파출소 새내기 순경, 경찰 '넘버2'와 함께 도둑 잡았다

[이슈]by 연합뉴스

도주 경로 찍힌 서울경찰청장 관사 CCTV 확인 요청…이용표 청장 흔쾌히 허락

윤성호 순경 "오래도록 기억 남을 것…경찰 된 보람 느껴"

연합뉴스

윤성호 순경 [윤성호 순경 제공]

서울 종로경찰서 통의파출소 소속 윤성호(37·중앙경찰학교 301기) 순경은 9일 오전 8시께 절도범을 쫓고 있었다.


그는 빌라 앞에 쌓아둔 건축 자재를 도둑이 차량에 싣고 달아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지난달 30일 임용된 새내기 순경은 "나름대로 한번 잡아보겠다는 마음을 먹고" 주변 폐쇄회로TV(CCTV)와 주차돼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화면을 확인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절도범의 이동 경로로 추정되는 곳 주변에는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관사가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계급은 치안정감으로, 경찰 조직을 대표하는 경찰청장(치안총감) 다음으로 높다. 경찰에서는 경찰청 차장과 경찰대학장, 서울·경기남부·부산·인천지방경찰청장만 달고 있고 이 중 서울청장은 사실상 경찰 '넘버2'로 불린다.


윤 순경은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같이 도둑을 쫓던 선배에게 '청장님께 말씀드려 CCTV 내용을 확인해보는 게 어떻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선배는 '그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윤 순경의 건의를 받아들인 선배는 파출소장에게 이런 상황을 보고했고 파출소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 비서실에 CCTV 확인을 요청했다.


비서실 보고를 받은 이 청장은 후배 경찰관들의 관사 CCTV 확인을 흔쾌히 허락했다고 한다.


당시 이 청장은 출근한 상태여서 관사 관리 직원이 현관문을 열어줬다.


윤 순경은 "청장님 관사 CCTV 화면에는 절도범이 탄 차량의 번호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면서 "결정적 단서를 근거로 4시간 만에 절도범을 붙잡을 수 있었다"며 웃었다.


윤 순경은 경찰 내부 게시판에 '절도범 검거에 도움을 주신 서울청장님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내 첫 절도범 검거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청장님, 화이팅!"이라고 적었다.


선배 경찰관들은 '흐뭇한 웃음이 나온다. 초심 잃지 않기 바란다', '시민들로부터 칭찬받는 경찰이 되리라고 믿는다' 등의 댓글로 그를 칭찬했다.


다른 직장을 다니다가 뒤늦게 전직했다는 윤 순경은 "이번 사건으로 경찰이 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ksw08@yna.co.kr

2020.07.1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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