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속의 그리스?

[컬처]by 유별남
파키스탄 속의 그리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국경지역에는 칼라샤 계곡이 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칼랴시들이 살고 있다. 검은 옷을 입고 여성들은 고동껍질로 장식한 코파니라는 모자를 쓰고 다니며 얼굴에는 우리나라 전통의 연지처럼 볼에 문신을 했다.


이슬람 국가에 살면서 비무슬림으로서 그들만의 전통신앙을 고수하며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파키스탄 내 소수 민족이다. 

파키스탄 속의 그리스?

혹자는 이들이 알렉산더 대왕이 동방정벌을 치르러 오는 여정에서 남겨진 일행의 후손이라고 한다. 많은 연구가 있었고 그들의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그리스인의 유전자 배열과 일치함도 있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인도-아리안계의 후손이라고도 한다. 그들의 정령신앙과 쓰는 언어가 인도의 힌두교와 같은 뿌리를 가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이다. 중앙 아시아에서 흘러 내려온 민족의 후예라는 설도 있다. 1975년에 만들어진 영화 왕이 될 남자(the man who would be king)라는 영화에도 등장하며, 2004년에 발표된 알렉산더(Alexander)라는 영화에서는 알렉산더가 대장정 중 결혼하는 토착민으로 우리에게 비춰지기도 했다. 그런면을 보면 그리스인의 후예라는 설이 그리 얼토당토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파키스탄 속의 그리스?

영화같은 대중 문화에 등장하고  세상에 이들의 독특한 모습과 풍습이 알려지면서 이들에게도 많은 변화와 충격도 있었다. 정령신앙을 전통적으로 고수해왔으나 많은 칼라시들이-특히 남성 무슬림으로 개종을 했으며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탈레반으로부터 이교도라는 이유로 공격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서구문물의 유입으로 그들의 고유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파키스탄 정부의 보호 정책으로 인구유지와 공동체 또한 보호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파키스탄 속의 그리스?

이들이 문득 생각이 난 건 사실 미얀마의 로힝야족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이다. 칼라샤처럼 극소수 민족은 아니지만 미얀마에서는 박해 받는 소수 민족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근대 제국주의국가였던 영국의 악랄한 미얀마 지배수단의 도구로서 강제이주한  슬픈 역사가 있다. 미얀마 토착민에게는 제국주의자들과 함께 물리쳐야할 “적” 이었고 영국이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후 시민권을 박탈 당한채 지금은 그들의 동포가 있는 방글라데시로부터도 거절 당하는 박해 받는 소수 민족으로 전락해 버렸다.  미얀마인들이 미워해야 할 이들은 그들의 조상일진대 그 후손들이 박해를 받고 있다. 분노의 오랜 역사이다.


칼라샤와 로힝야인들의 이야기는 그 역사적 배경과 상황이 무척 다르지만 이 밤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아직도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박해 받는 이들이 있다는 것과 그 대부분의 이유가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제국주의가 남긴 뿌리 깊은 민족간의 분노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과 북의 갈등 또한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칼라샤 소녀의 사진을 보면서 박해와 갈등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줄은 몰랐다.

파키스탄 속의 그리스?

그런 단어들은 어떻게 해야 사라질 수 있을까?


가을이 깊어가는 요즈음 세상의 한조각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상산( 常山)유 별 남


201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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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에서 세상의 조각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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