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놈이 왔다…샵(#) 검색

[테크]by 유재석

오늘이죠. 다음카카오가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검색 기능을 붙였습니다.

 

이름하여 샵(#) 검색입니다.

샵 검색은 이용자가 카카오톡에서 대화하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채팅방에서 바로 검색, 공유하는 서비스다. 카카오톡 대화 입력창의 ‘#’ 버튼을 누른 뒤 키워드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기존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에서의 검색과는 다른 개념이라는 게 다음카카오 검색팀의 주장이다. 검색팀의 설명에 따르면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Short-head), 보통(Middle), 빈도가 낮은(Long-tail) 순으로 보여주는 형태가 다르다. — 카톡이 다음 검색을 만났을 때…’샵(#) 검색’

자세한 사용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마소‘샵(#)검색이 뭔데’ 기사를 참고하세요~

 

오늘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왔죠.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바로, 포털과 검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 열풍이 몰아치며 인터넷 환경은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해왔습니다. 페이스북이 모바일 영역에서 네이티브 광고 시장을 확대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PC와 모바일의 비중이 뒤집히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포털, 모바일 앞에서 길 잃다’라는 포스팅을 적은 적이 있는데요. 지금 다시 읽어보니 틀린 것도 많네요. 특히, 검색이 없어질 것이라고 썼던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포털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넘어갔습니다. 트위터가 저무는 것 같더니 페이스북이 뜹니다. 페이스북으로 피로감을 느낄 때쯤 되니 빙글이나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이 보입니다. 네이버와 다음, 다음과 네이버가 PC시절 누렸던 파워를 계속해서 가져갈 수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PC 이용자가 있기에 과거의 영광을 계속해서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너무도 늦었습니다. — 포털, 모바일 앞에서 길 잃다

네이버 역시 이에 대한 대안으로 검색 시스템 개편을 강행했습니다. 더 많은 문서를 모바일 네이버 환경에서 보여줄 수 있게 한 것이 골자였습니다.

페이스북에 뺏긴 사람들은 마음아프지만 잊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보자. 우리가 뭘 잘하지? 검색을 잘하지! 그렇다면 문서 생산자들과 소통 창구를 만들고, 이제는 네이버 카페, 블로그 말고도 외부에서 좋은 문서들을 모아보자. 그러면 문서 생산자들이 네이버를 통해 양질의 글들을 올릴 수 있겠지? 가락시장 도매상들처럼 네이버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을 거야. 워드프레스? 미디엄? 다 괜찮아 검색창에 띄워줄게. 스팸성 글들은 퀵드롭 방식으로 구분하고, 라스트 클릭 방식을 이용해 좋은 글들을 발굴할 수 있겠지. — 네이버는 왜 검색 시스템을 개편했을까?

하 지 만

포털의 모바일 검색 개편에는 PC 시절의 색깔이 듬뿍 담겨 있었습니다. 포털 초기 미디어들과 제휴해 더 많은 뉴스를 메인에 보여주는 방식을 모바일에도 유사하게 적용한 셈이죠.

 

“검색의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분명한 핵심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던 변화였습니다.

 

마침내 다음카카오가 이를 실천했습니다. 오늘 ‘프레스톡’이라는 타이틀로 기자들에게 샵 검색을 설명하는 행사를 가졌는데요. 박창희 카카오톡 팀장이 아래와 같이 말하더군요.

샵 검색의 또 다른 특징은 ‘검색’을 중심으로 이용자를 연결한다는 점입니다. PC 시절처럼 정보를 찾기 위한 검색이 아니며, 카카오톡 대화를 끊기게 하는 빈틈을 검색이 채워준다는 의미죠. — 간담회 중 박창희 카카오톡 팀장의 멘트 갈무리

카카오의 샵 검색은 이용자의 화두를 메신저라는 플랫폼 위에 묶습니다.

무서운 놈이 왔다…샵(#) 검색

위의 사진과 같이 두 사람의 대화 중 빈틈을 검색이 채워줍니다. 샵 검색의 철학은 정보의 습득뿐만 아니라 대화 연결도 포함하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내에 콘텐츠 유통 플랫폼까지 올립니다. ‘채널’이 등장했죠.

구성을 볼까요? 카카오톡 채널에는 뉴스 콘텐츠도 있긴 하지만, 이들이 내세우는 것은 피키캐스트와 같은 연성 콘텐츠입니다. ‘심쿵해’ 사랑에 빠진 여자의 마음, 빌보드가 극찬한 그 뮤비 ‘엑소 럭비부 변신’, 돌아온 남성돌 ‘여전한 섹시 퍼포먼스’ 등. 예전 미디어다음이나 네이버 뉴스의 콘텐츠와는 사뭇 다른 게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곳은 미디어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 피키캐스트, 너 떨고 있니?

다음카카오는 합병 후 모바일 메신저에서 이용자들의 필요를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지를 철저히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돈을 벌 수 있는 요소도 생각했겠죠.

저는 아직 배가 고픕니다. 오늘 발표된 샵 검색은 저희가 생각하는 모습의 일부입니다. 특히, 쇼핑 검색 부분은 탐나는군요. 서비스로 가시화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간담회 중 박창희 카카오톡 팀장 멘트 갈무리

샵 검색, 채널의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카카오톡과 연동한 서비스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검색과 뉴스 콘텐츠 유통의 철학을 모바일 메신저에 완전히 이식하도록 고민한 흔적이 담겨 있다는 점이 무서운 거죠. 

2015.07.0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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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비스·이커머스 취재하나, 개그맨 유재석에 묻혀 기사 검색 잘안되는 슬픈(?) 기자
채널명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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