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78세' H5, 꽃보다 사랑스러운 할배들

[컬처]by YTN
'평균 나이 78세' H5, 꽃보다

'평균 나이 78.8세' 할배들의 여행이 이토록 사랑스러울 줄이야.


3년 만에 돌아온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 리턴즈'가 이번에도 역시 시청자를 꽉 사로잡았다. 맏형 이순재부터 새로운 막내 김용건까지, 꽃보다 사랑스러운 H5의 매력이 브라운관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일 터.


첫 시즌이 방영됐던 2013년 7월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때로는 진짜 우리 할아버지 같아 마음 짠하고, 때로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어른이라 감사한 '꽃할배' H5의 5인 5색 매력을 짚어봤다.

① H1 맏형 이순재(84) | 직진 본능마저 감탄스럽다

'평균 나이 78세' H5, 꽃보다

독일 베를린과 체코, 오스트리아로 떠난 이번 '꽃할배' 동유럽 편에서도 '직진 순재' 이순재의 걸음은 누구보다 빨랐다.


젊은 사람도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유럽 배낭여행임에도 84세의 나이에 다시 유럽으로 떠난 그는 여전히 기운에 찬 모습. '꽃할배'가 돌아오기까지 걸린 3년의 세월 동안 얼마나 철저한 자기 관리로 체력과 건강을 유지했을지 감히 상상하며 금요일 밤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맏형이다.


가장 어른이지만, 누구보다 정정하게 H5를 이끌다가도 동물들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국 관광객들 앞에서 무장해제되는 모습은 이순재의 반전 매력이다. '꽃할배' 시즌 내내 유독 동물 사랑을 보여줬던 이순재는 '꽃할배' 동유럽 편의 첫 목적지 베를린 숙소에 사는 강아지들과 교감하며 다정한 할아버지로 따뜻함을 더했다.


또 "나를 알아주고 좋아해 준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라며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인 관광객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고, 진짜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대화하는 이순재의 모습은 존경심이 절로 들게 하는 63년 차 배우의 매력이다.

② H2 둘째 신구(83) | 구야형만의 방식대로 하는 여행

'평균 나이 78세' H5, 꽃보다

H5의 둘째 신구는 나영석 PD가 2013년 '꽃할배' 제작을 밀고 나갈 수 있었던 이유였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당시,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위해 신구의 연극 공연장으로 찾아간 나 PD에게 '고마워. 당신들 덕분에 순재 형이랑 50년 만에 여행을 가게 생겼네' 하던 신구의 진심은 지금까지 '꽃할배'가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꽃할배'를 통해 유럽을 여행하는 신구는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자기만의 속도와 방식대로 눈에 담고, 생각을 곱씹고, 여행하는 신구의 모습은 보는 이들도 함께 여행하는 듯 행복해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번 베를린 여행에서도 신구의 이러한 매력은 돋보였다. 베를린 한복판, 유대인 학살의 아픔과 반성이 깃든 추모공원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에 들어선 신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대신 혼자 콘크리트 비 사이를 걷고 걸었던 '구야형'.


신구는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학살 현장의 가스실을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인류 사상 유례없는 대학살의 현장을, '아... 사람이 이렇게 모질 수도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했다"며 본인의 느낀 바를 털어놓았다. 83세로 이 땅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바람도 덧붙이며.


"그래도 그 독일 사람들은 전 세계를 상대로 사죄를 했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그런 과정이 한 번 있었으면 좋지 않나 아쉬움이 들어요."

③ H3 셋째 박근형(79) | 어디서나 배려 넘치는 로맨티시스트

'평균 나이 78세' H5, 꽃보다

손주들과 함께 여행 가방을 싸고, 베를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아내에게 전화를 거는 로맨티시스트. H5의 중심 박근형은 '꽃할배'에서 '워너비 할배'를 맡고 있다.


"내가 보는 것들을 가족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며 여행마다 무거운 카메라를 목에 건 채, 아름다운 풍경을 담던 박근형. 3년이 지나 다시 돌아온 그는 여전히 카메라와 함께였다. 팔순을 앞둔 할아버지라고는 믿기지 않는 패션 센스와 신사 비주얼은 3년 전보다 오히려 회춘한 듯한 분위기다.


무엇보다 박근형은 앞선 네 번의 여행에서 몸이 여의치 않은 동생 백일섭의 단짝 여행 메이트였다. 짐을 대신 들어주기도 하고, 발걸음을 맞춰 걷기도 하고. 때론 백일섭이 부담을 느낄까 일찌감치 앞서가기도 한다.


그런 박근형의 배려는 '꽃할배 리턴즈'에서도 여전했다. 백일섭의 여행 가방이 무거울까 먼저 걱정하는 이도, 옆자리에 앉아 살뜰히 그를 챙기는 것도 박근형이었다. 이번 동유럽 편에서는 이들과 절친한 사이인 김용건이 새로운 막내로 합류해 더욱 화기애애한 '동생 라인'이 완성됐다.

④ H4 막내 아니고 넷째 백일섭(75) | 30분 먼저 출발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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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꽃할배'가 다시 돌아온다고 했을 때, 제작진이나 시청자나 걱정은 하나였다. 바로 백일섭의 건강. 다른 할배들에 비해 좋지 않은 무릎과 허리로 매 여행마다 어려움을 호소했던 그였기 때문이다.


'꽃할배'가 쉬는 지난 3년 동안 세 차례의 큰 수술을 받았던 그는 오랜 고민 끝에 이번 동유럽 여행에 동참했고, 지난 6일 방송분에서 그가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왔는지 알게 했다.


여행 3일 차 아침, 백일섭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멤버들에게 "오늘은 내가 30분 먼저 출발하겠다"고 알렸다. 맨날 멤버들을 뒤따라 가며 다른 멤버들을 기다리게 했던 그가 "찬찬히 걸어가면서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역까지 먼저 가 있겠다"고 한 것.


6년 전 첫 여행 때나 지금이나 가장 느린 걸음으로 맨 뒤에서 따라가야 했던 백일섭은 여행에 임하는 달라진 태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30분 먼저 출발하더라도 함께 여행하고 싶었던 백일섭의 여행이 끝까지 행복하길.


"6명이 합심해서 다니려면 호흡이 잘 맞아야죠. 저도 최선을 다해야 해요. 나 자신한테도 지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이에요."

⑤ H5 新막내 김용건(73) | 형님들 녹인 '건건이 매직'

'평균 나이 78세' H5, 꽃보다

역시 나영석 PD의 선택은 탁월했다. '꽃할배 리턴즈'의 새로운 얼굴이자 H5의 新막내 김용건이 '건건이 매직'으로 '꽃할배'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는 것.


김용건은 사전모임 식사 자리에서부터 하드캐리했다. 형님들과의 젊은 시절 일화부터 막내로서 다부진 각오까지 내비치며 여행을 앞둔 설렘을 고스란히 나타냈고, 여행 내내 짐꾼 이서진을 도와 형님들과 여행을 즐기고 있다.


오랜 세월 인연을 간직한 다른 형님들이 폭로한 김용건의 별명은 '건건이'. 대한민국 배우 중 싱거운 농담 잘하기로 둘째라면 서러운 김용건은 그 별명답게 시종일관 유쾌한 농담, 때로는 싱거운 장난으로 '꽃할배' 분위기를 띄우는 일등공신이다.


'건건이 매직'은 형님들뿐만 아니라 여행하며 만난 다른 이들에게도 통했다. 한인 민박집에서 아침식사를 함께 하게 된 옆자리 유학생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며 웃음꽃을 피운 이도 역시 김용건이었다. 이제라도 '꽃할배'를 통해 '건건이' 김용건의 매력을 엿볼 수 있어 즐거운 요즘이다.


YTN Star 김아연 기자 (withaykim@ytnplus.co.kr)

2018.07.1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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