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테크 ]

당산부터 여의도까지 핸들 안 잡고 갈 수 있다고?

by지디넷코리아

KBS ‘정형돈의 도니스쿨’, 잘못된 ADAS 설명 논란


서울 시내에서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고 운전해도 된다는 KBS 프로그램 방송 내용이 논란이다. 미디어의 잘못된 ADAS(주행보조) 기술 설명이 이어지면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BS는 최근 TV와 유튜브 등에서 방송된 ‘정형돈의 도니스쿨’에서 테슬라의 ADAS 구현 범위 등을 직접 설명했다.


진행자 정형돈씨는 영상에서 “당산에서 여의도까지 온다, 핸들(스티어링 휠) 한번도 안 잡고 올 수 있나”라고 물었다. 옆에 있던 방송 게스트 이독실 칼럼니스트는 “지금요? 너무나 당연히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이 방송에서는 최근 자동차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차량이 눈치를 봐서 알아서 끼어들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이독실 칼럼니스트가 테슬라가 이같은 기술을 구현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모습까지 방송에 그대로 소개했다.


테슬라는 현재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이라는 ADAS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간선도로급 이상 급 도로에서 쓸 수 있다.

지디넷코리아

제네시스 GV80 헤드업디스플레이 화면, 자동차선변경 가능한 HDA2 실행화면 등이 담겨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사용자가 설정한 목적지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만약 주행 도중에 차선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차량 스스로 안전 유무를 파악하고 자동 차선 변경을 진행한다. 사용자 설정에 따라 운전자의 승인이 떨어진 후 자동 차선 변경을 진행할 수 있다. 운전자의 승인 없이 차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차선 변경을 할 수도 있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테슬라 차량에 쓸 수 있다. 900만원대가 넘는 ‘풀 셀프 드라이빙’ 옵션을 선택해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을 활용할 수 있다. 아직 이 기능이 순차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기 때문에 운전자는 항상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서 안전한 ADAS 운전을 해야 한다.


현대차는 올해 초부터 출시한 제네시스 GV80, 3세대 G80 등에 ‘머신러닝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적용시켰다. 게다가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을 지원하는 2세대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술을 넣었다.


머신러닝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의 운전 성향에 따라서 앞차와의 간격 조절을 도와주는 기능이다. 자동 차선 변경 용도로 쓰이는 기술이 아니다. 게다가 2세대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술의 경우, 운전자가 직접 정교한 방향지시등 레버 조절을 해주고, 스티어링 휠까지 잡아야 자동 차선변경이 가능하다. 실질적으로 테슬라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과 차이점이 크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넥쏘 수소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로 고속도로 주행을 성공했다. 하지만 이 후 3년간 현재 출시된 양산차량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자율주행차 도입 성과는 구체적으로 소개되지 않았다.

지디넷코리아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이 실행중인 테슬라 모델 3 15인치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

결론적으로 2세대 고속도로 주행보조와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아직까지 운전자의 전방주시와 스티어링 휠 조작이 요구되는 자율주행 2단계 수준의 기술이다. 완벽한 자율주행 기능이 아닌, 단순한 주행보조 수준의 기술인 것이다. 두 시스템 모두 운전자가 오랫동안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는 것이 감지가 되면 경고를 울린다. 테슬라의 경우, 경고를 오랫동안 무시하게 되면 목적지에 도착할 때 까지 주행보조 기술들을 재활성화 시킬 수 없다.


이 때문에 당산부터 여의도까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KBS ‘정형돈의 도니스쿨’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잘못된 ADAS 설명이 앞으로 다른 방송에서도 반복될 경우, 차량을 구매할 예정인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형돈의 도니스쿨’은 “아직까지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은 없다”라고 소개했다. 완전한 자율주행까지 구현이 되려면 모든 자동차가 사고 가능성을 감지해 소통할 수 있는 V2X 기술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도로 인프라 정비도 필요한 상황이다.


조재환 기자(jaehwan.cho@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