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섰다 하면 건물값 뛴다는 스타벅스 효과, 정말일까?

[자동차]by 직썰
들어섰다 하면 건물값 뛴다는 스타벅스

ⓒpixabay

스타벅스 효과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스타벅스가 입점한 건물과 주변 지역의 가치가 스타벅스의 집객 효과 때문에 엄청나게 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물주들은 너도나도 스타벅스 입점을 유치하려고 경쟁이 치열하다. 정리하자면, 스타벅스가 일종의 키 테넌트(Key Tenant, 핵심점포)가 되어서 건물과 지역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스타벅스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스타벅스의 입점 전략에 있다. 스타벅스의 입점 전략은 속칭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로서 핵심 상권이나 주요 상권에 점포를 집중시켜 해당 지역을 장악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스타벅스는 애초에 될만한 곳에만 들어간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일상재를 파는 공간이다. 스타벅스가 없었을 땐 그 지역에 구매력을 뿌리지 않는 사람들이 스타벅스가 생겼다고 갑자기 주변 지역에 구매력을 뿌리고 다닐까?

 

그렇다면 스타벅스가 입점한 곳의 건물과 주변 지역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1) 스타벅스가 장사를 매우 잘해서 더 많은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이 상가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알려져 있다시피 스타벅스의 임대계약에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지불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어서 스타벅스가 영업을 잘 하면 할수록 수입으로 거두는 임대료도 올라가게 되어 있다. 스타벅스의 점포당 평균 매출은 연 10억으로 경쟁사의 2~4배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스타벅스를 유치할 경우 더 높은 임대료를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상업 부동산 건물의 가치평가에는 임대료 수입이 핵심적 요소로 쓰인다. 그렇기에 임대료 수입이 상승할수록 건물의 가치 또한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이런 임대계약 구조와 다른 곳보다 뛰어난 영업 능력 때문에 더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게 되어 있고 이는 결국 스타벅스가 임차해 있는 건물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상승은 그저 스타벅스가 장사를 잘 한 덕분이며 해당 건물로만 한정되어야지 스타벅스의 주변지역이 스타벅스의 입점으로 인해 동반 상승의 혜택을 본다는 부수적 효과에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들어섰다 하면 건물값 뛴다는 스타벅스

ⓒsnopes

2) 스타벅스가 입점한 지역의 가치평가가 잘못되어 있는 경우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스타벅스의 입점 전략은 구매력과 소비력이 좋은 곳의 중심지에 입점해 해당 지역을 장악하는 데에 있다. 그렇기에 스타벅스가 입점하는 곳은 애초에 좋은 지역이거나 잠재력이 뛰어난 곳이라 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낙후된 곳에 들어가지 않는다.

 

특정 지역이 스타벅스가 입점하는 것으로 인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그 지역의 가치평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중심지와 핵심지의 가격 상승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스타벅스가 입점하는 지역이 바로 그런 지역이므로 다른 방향에서 보자면 많이 오르는 지역에 들어가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아마 현실상으론 두 가지 경우가 혼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리고 두 케이스 다 기존의 가치평가에 의문을 제기할만한 현상이다.

 

그저 스타벅스가 장사를 잘하는 것이라면 주변 지역이 오를 이유는 없다. 스타벅스의 점포 수가 1000개 이상인 현재 상황에서 스타벅스는 전혀 새롭지 않다. 이러한 스타벅스가 주변 지역의 상점 매출을 끌어올려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다소 어렵다.

 

그리고 스타벅스의 입점 전에 가치평가가 잘못된 케이스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또한 번화한 지역에 입점한 효과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더 잘 오르는 경우를 가지고 스타벅스 효과라 판단한다면 그것은 그 지역 당사자들의 밸류에이션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증빙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이 되었건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건물과 지역의 가치가 오를 거라고 하는 기대는 잘못된 기대다. 스타벅스는 자신의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번화가 중심지에 들어서며 그러한 곳은 주변보다 상승률이 좋을 뿐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과관계를 착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스타벅스 효과를 유령이라고 여긴다. 스타벅스 효과를 믿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상업 부동산이라는 시장에 얼마나 잘못된 밸류에이션이 넘쳐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이 시장은 유령이 돌아다니는 시장인지도 모르겠다.

 

글. 김바비

2018.02.0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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