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주’의 가장 큰 특징은 박공지붕이 여섯 개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익숙한 집이지만 스테이의 역할까지 수용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상업성이 필요했기 때문에, 단순한 외관 디자인 보다는 조금 더 유니크한 건축미가 돋보이도록 계획했기 때문이다. 이 여섯 개의 박공지붕의 나열은 입체적이면서도 다이나믹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마치 제주의 오름들을 연상케 한다. 또 실내에선 높은 천정고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개방감이 느껴지고, 다락 공간의 활용으로 풍부한 수직적 경험이 가능하다. 그리고 처마를 외벽선보다 길게 빼내어
김천의 동쪽, 운남산과 고성산 사이 도공촌. 산 깊숙이 자리해 고요하고 한적한 동네다. 대지 앞은 켜켜이 겹친 산세가 펼쳐져 있어 원경이 아름다우며, 대지 옆으로 공원이 있어 근경 또한 푸릇하다. 최근 많은 건물이 들어서면서 마을의 풍경보다는 산만한 분위기에 더 사로잡힌다. 원경, 근경의 자연과 관계를 가지면서 산 아래 박혀있는 돌처럼 크게 눈에 띄지도 않고 묵직하게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길 기대했다. 직장 발령으로 김천에 이사 온 건축주 부부는 두 번째 고향처럼 김천에 머물게 되었다. 평생 살 거 같지는 않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이
어린 자녀 둘을 두고 있는 젊은 건축주 부부는 건설업을 하고 있다. 여기저기 참 많이도 여행을 다니면서 산과 계곡에 둘러싸인 홍천에 대한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그래서 아예 홍천에 눌러살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을 위한 실내수영장과 부부를 위한 월풀, 카페 같은 테라스 등 풀빌라처럼 마치 여행지에서 만나는 휴식 같은 집을 짓기로 했다. 자신이 건설업을 하고 있으면서도 단감을 찾은 것은, 이러한 생각을 실현시킬 전문가는 따로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건축가에 대한 건축주의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통의 결과물은 잔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향인 대지는 북향이다. 남향으로는 높은 산자락을 맞이한다. 향으로만 이야기를 한다면 참 좋지 않은 대지임에 틀림없다. 그러한 조건이 좋지 않은 대지이지만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대지의 형태를 보자면 여우의 얼굴을 닮아 있었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삶을 잘 살기 위함인 거 같다는 게 설계자의 해석이다. 쫑긋한 두 귀 중에 하나는 완전히 남향으로 향한다. 재미있는 대지의 형태다. 또한 다양한 힘을 품고 있다. 관계성-지역성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는 것. 첫째 인근 산과 산책로 위치한 주택
“하늘과 땅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마치 자연 그 자체가 집 안으로 스며드는 듯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집.” 인천 강화에 최근 중목구조 목조주택으로 지어진 이 집의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이다. 넓은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와 공간을 밝고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그림 같은 풍경을 눈앞에 펼쳐놓는다. 자연과 조화로운 감성이 흐르는, 모든 계절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집이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외장재로 마감해 고급스러움과 안정감을 동시에 담았다. 삼나무보다 단단하고 선명한 목질과 밝은 색상, 촘촘한 나이테가 인상적인 레드파인 집성목을 써서 계절의
주방과 거실, 2층의 포치까지 모두를 하나로 연결하는 지붕형태가 산세와 어우러지는 이 집의 건축주는 현역 피아니스트다. 마치 연주홀처럼 구성된 거실 역시 피아노를 먼저 앉히고 그에 맞게 오픈천정을 적용한 결과다. 창밖 공간은 여유로운 쉼을 위해서 넓은 안마당을 배치했다. 집 뒤편에 주차장을 둠으로써 차량이 보이지 않게 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전체적인 인테리어 컨셉은 차분한 멋이 느껴지는 주택이다. 전반적으로 벽과 천장을 화이트 톤으로 마감해 깨끗하면서도 심플한 멋을 주었다. 또 바닥마감과 타일사용 공간에는 그레이 톤 마감재를 적용
‘^^_하하집’은 웃는 모습을 상징하는 ^^을 모티브로 했다. 집이 들어설 대지의 형상과 향, 공간의 특성을 고려한 매스형태를 서로 기댄 듯 혹은 고스란히 웃는 인상을 그려낸 결과다. 하지만 황혼의 어머니와 그녀의 건축주 가족들에게서 공통으로 보이는 웃음이 배어있는 얼굴을 보는 순간 ‘^^_하하집’의 형상은 이미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논 한가운데 위치한 평평한 대지는 남북으로 길게 형성돼어 있고 동측 방향으로는 인접대지와 계단식의 레벨차를 두고 있다. 인접한 건물이 없어서 집의 4면 모두가 사방에 노출되어 있다. 동측으로는 멀
강화도 단독주택 ‘기와의 추억’은 건축주의 아련한 기억이 깃든 작품이다. ‘어르신’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운 나이의 건축주 부부는 첫 상담에서부터 지붕 재료로 기와를 요구했다. 또 계단 대신 경사로를 계획해 달라는 것과 패시브 주택(PASSIVE HOUSE)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어르신’께서 말한 기와는 단순히 재료로써의 의미만은 아니다. 어릴 적 한옥에서의 기억이 나이가 지긋해질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선명한 알갱이 같은 그리움이다. 강화도 단독주택 ‘기와의 추억’은 이런 그리움을 담기 위한 집이다. 건축주와 이야기를 나누면
건축주의 첫 번째 요구사항은 210㎡의 대지에 건폐율 60%를 최대한 활용해 2층짜리 건물을 짓되, 세 가구가 살 수 있도록 설계해 달라는 것이었다. 은퇴한 부모님과 미혼인 아들, 자녀가 둘 있는 딸 부부 그리고 임대 세대까지 이렇게 세 가구를 위한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우리들의 숙제였다. 보통 은퇴한 부모님을 중심으로 3대가 모여 사는 집일 경우 하나의 주거 공간 속에서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며 가족들이 함께 살 공간들을 마련해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율현동 주택 건축주의 경우 부모님과 딸 부부가 완전히 분리된 세대가 되기
‘그레이와 우드 톤의 조화가 돋보이는 모던하우스’를 모티브로 경기 남양주의 이 주택은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또 녹지가 풍부한 주택단지의 끝자락을 차지하고 있다. 지하 주차장이 반영된 지하 1층과 지상 3층의 높이로 막힘없이 탁 트인 뷰를 자랑한다. 1층과 2층은 오픈 천정을 적용해 거실에서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이를 외관에도 반영해 지상 1층과 2층은 동일한 톤의 외장재를, 3층은 포인트 컬러로 강조한 외장재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주차장에서부터 4층 높이를 따라 위로 긴 건물이지만, 시선을 분산해 안정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