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을 준비하는 건 간단할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 몇 년 전 내가 세계여행을 할 때 가진 거라고는 배낭 하나와 그 안에 채워진 게 전부였다. 낯선 곳에서 머물다가 어느 날 문득 떠나야겠다 싶을 때는 넣고 빼고 할 것도 없이 가지고 온 걸 몽땅 배낭에 넣고 걷기만 했다. 내가 가고자 했던 곳은 대부분 만년설이 있는 고산이었기 때문에 여름에도 동계 장비를 챙겼다. 그 짐을 메고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 1시간씩 기다리기도 했고 지나가는 차가 있으면 히치 하이킹으로 이동했다. 3일에서 길게는 12일 동안 산 위에 머물렀다. 혼자였기 때
청정갯벌에서 나는 ‘섬초’와 ‘천일염’의 고장 신안군 비금도는 목포항에서 54km 거리에 있는 유인도 3개와 무인도 79개로 이루어진 섬이다. 우리나라 섬 중 면적 순위로는 19번째로 여의도의 5.5배 크기다. 현재의 모습은 대대적인 간척지 사업으로 만들어졌다. 서쪽 해안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해안 남동쪽으로 그림산(226m), 북서쪽으로 선왕산(255m)이 길게 뻗어 있다. 그림산은 단일 화강암 봉으로 이루어진 바위 전시장이다. 선왕산은 노년기 산으로 다양한 암질의 모양이 인상적이
울트라 도보 여행가 이헌준 코리아둘레길 5,800km 224일 백패킹 완주, 유럽 5,500km 250일 도보 완주 울트라 도보 여행가, 백패킹 도사, 자유인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우리 땅 5,800km를 224일간 25kg 배낭을 메고 완주한 이헌준(58)씨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경북 안동을 출발해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부산으로 가서, 해파랑길을 따라 동해안을 거쳐 강원도 고성에 이르렀다. 여기서 평화누리길을 따라 강화도 통일전망대까지 횡단했으며, 다시 해남 땅끝까지 서해랑길을 따라 걸었다. 이후 해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과 횡성군 안흥면, 영월군 수주면의 경계에 있는 이 산은 주변에 시야를 가릴 만한 높은 산이 거의 없어 강원 내륙 산군 조망이 실로 장쾌하다. 산행은 북쪽 평창군 방면과 남쪽 영월군 방면 어느 곳에서 시작해도 무방한데 영월군 방면에서는 적멸보궁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 가운데 한 곳인 법흥사를 기점으로 한다. 약 2시간이면 정상에 설 수 있다. 겨울에는 문재門峙(830m)를 출발점으로 한다. 문재에서 당재~작은당재를 경유해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주로 능선을 타고 진행하는데 산행 내내 광활하게 펼쳐지는
폭설로 포기해야 했던 4,850m 고개, 6개월 만에 다시 찾아 히말라야 트레킹을 자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실패하거나 포기하는 곳이 생기기 마련이다. 폭설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나문 라Namun La(4,850m)도 그중 하나였다. 봄에 갔던 곳을 6개월 만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 단순히 점을 찍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궁금해서였다.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폭설로 넘을 수 없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네팔은 대부분 혼자 다녔지만 무리하게 포터들을 줄이지 않았다. 인건비 역시 깎지 않았다. 싼 인력을 쓰면 전문
겨울엔 한라산이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한라산 겨울 설경은 사계절의 한라산 중에서도 최고다. 수십 센티미터씩 폭설이 내린 겨울왕국 한라산은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가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라산의 눈은 늘 그리움을 품게 된다. 며칠 전 한라산에 폭설이 내리고 등산로가 폐쇄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에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탐방로가 열리면 누구보다 먼저 순수한 한라산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다. 무서운 강추위 속에서 한라산 설산을 등반하는 것도 쉽지
전남 보성 일림산은 조망이 뛰어난 바닷가 명산이다. 호남정맥 산 중에서 가장 남쪽 산으로 전남 보성군 웅치면과 회천면, 전남 장흥군 안양면에 걸쳐 있다. 제암산, 사자산과 더불어 철쭉으로도 알려졌다. 이 세 산들의 철쭉 능선은 12.4km에 이르는데 군락지의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이 일림산이다. 100ha 이상으로 전국 최대로 알려져 있다. 일림산은 밋밋할 정도로 산세가 부드럽다. 기암괴석은 물론 낙락장송 한 그루 없고 계곡미가 빼어난 것도 아니다. 철쭉 철이 아니면 사람들 눈길을 끌 만한 구석이 없다. 하지만 산세가 무척 부드럽다
지도 위를 걷다 수리산 병풍바위를 올라서는 등산객 너머로 군사시설을 머리에 인 슬기봉에서 수암봉을 잇는 주릉이 뻗어 있다. 우측 병목안에 불끈 솟은 산은 태양산이다. 수리산修理山(489.2m)은 맹금류인 독수리를 닮은 산이다. <세종실록지리지> ‘안산군’편에 “진산을 취산鎭山曰鷲山”이라 했다. 취산이란 그 형세가 수리산의 상징적 봉우리인 수암봉을 칭하고, 취鷲란 수리를 뜻한다. 독수리의 머리처럼 치켜든 거대한 수암봉의 모습이다. 김정호가 편찬한 <대동지지>의 안산 산천 항목에는 “태을산太乙山이라고도 하고 견불산見佛山이라고도 한다.
신안군(박우량 군수)은 큰 섬과 주변에 딸린 섬으로 이루어진 2개 읍, 12개면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딸린 유인도가 없는 섬이 자은도다. 자은慈恩이란 섬이름은 임진왜란 때 지원군으로 온 명나라 장수 두사춘이 피란와 목숨을 구해 섬사람들 은혜를 잊지 못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가장 높은 두봉산이 섬을 동서로 나누어 동쪽에는 산을 중심으로 마을이 들어앉았고 서쪽에는 평지가 펼쳐진다. 특히 섬 서쪽은 해송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경관이 좋다. 지난 2019년 천사대교가 개통된 후 이웃 섬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와 함께 자은
[영월 명소 BEST 4] 별마로 천문대, 선돌, 영월관광센터, 섶다리 눈꽃 핀 설산도, 무연한 바다도 진부하다면 이채로운 풍광이 있는 영월로 눈을 돌려보자. 눈길 닿는 곳마다 강줄기 휘감아 굽이치고 병풍 선 산등성이 따라 별빛 담뿍 쏟아지는 곳. 고즈넉이 색다른 정취를 자아내는 풍경부터 즐길 거리 가득한 실내 공간까지, 올겨울 가볼 만한 영월의 최고 여행 명소 4곳을 소개한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에는 이색적인 풍광의 볼거리가 있다. 이름도 생소한 ‘섶다리’는 말 그대로 ‘섶으로 만든 다리’다. ‘섶’이란 장작을 비롯해 잔가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