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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양미르 기자의 영화영수증

'나의 특별한 형제' 또 장애인 나오는 인간승리 드라마라고?

by알려줌

<나의 특별한 형제> (Inseparable Bros, 2018)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NEW

'장애 코드'를 활용한 영화들은 묘한 딜레마가 있다. 가장 큰 딜레마라면, 장애인들이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처럼 전시되는 강박적인 모습을 제공해, 비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찾아준다는 점이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의 힐링을 위해 소비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담론이 형성된 후 도착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최근 3년 사이에 등장한 다른 한국 영화들인 <형>(2016년), <그것만이 내 세상>(2017년)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인상을 준다.

 

<형>이 시각장애인 유도 선수 동생과 사기 전과가 있던 형의 우애를 소재로 했고, <그것만이 내 세상>은 서번트증후군이 있어도 피아노는 정말 잘 치는 동생과 한물간 전직 복서 형의 우애를 소재로 한 것처럼, <나의 특별한 형제>도 한 핏줄은 아니어도 사실상 '형제'라 할 수 있는 이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 다만, 그 형제가 한 명이 비장애인, 한 명이 장애인이 아닌, 두 명 모두 장애인이라는 점은 <나의 특별한 형제>의 특색이다.

'세하'(신하균)는 지체 장애인이라 자기 마음대로 휠체어조차 움직일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런 '세하'의 단짝은 지적 장애인 '동구'(이광수)로, 기본적인 글쓰기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인물이다. 두 인물의 조화는 그래서 의미 있었다. 장애가 있는 두 사람이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약자는 함께할 수 있기에 오히려 강자보다 더 강하다'라는 영화가 주고 싶은 메시지를 더욱 살렸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지체 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데, 최승규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박종렬 씨는 그런 최승규 씨가 수업을 온전히 들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이 이야기는 외국인 노동자를 소재로 하며, 세상의 아웃사이더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낸 코미디 영화 <방가? 방가!>(2010년)을 연출한 육상효 감독에게는 좋은 아이디어가 됐다. 제작진은 실존 인물들을 만나면서 "장애인도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일원"이라는 메시지를 지닌 영화를 만들라는 당부를 받아들이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덕분에 이 영화는 장애인에게 '단순한 도움'이 아니라, '자립의 손길'을 제시하고자 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실화와는 반대로 지체 장애인 '세하'가 지적 장애인 '동구'의 '수영 실력'을 보고난 후, '일반인 수영 대회'에 출전시키기 위해 구청 수영장에서 아르바이트일을 하는 취업준비생 '미현'(이솜)을 수영 코치로 불러들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그렇기 때문에 수영은 작품에서 필수 요소가 됐는데, 4개월 동안 이광수와 이솜은 수영을 배우면서 촬영에 알맞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한편, 그저 장애인들을 희화하거나, 타자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동시에 상업영화의 미덕을 만들어내는 것은 도통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걸 가능케 하는 가장 큰 힘은 배우들의 연기인데, 특히 <좋은 친구들>(2014년), <돌연변이>(2015년), <탐정: 리턴즈>(2018년)를 넘어서 이광수는 본인의 커리어 하이 연기를 선보였다. 대사보다는 행동이 중점으로 묘사된 이광수의 연기는 클로즈업되어서 나오는 그의 표정을 통해서 극대화됐는데, 아마도 이 영화를 통해서 이광수가 올해 연말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을 것 같은 예감도 들었다.

나의 특별한 형제

 

감독 : 육상효
출연 : 신하균, 이광수, 이솜
개봉 : 2019.05.01.

2019/05/02 CGV 목동

글 : 양미르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