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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영화 팬질] 비평 & 리뷰

'양자물리학' 클럽 사장이 마약 수사? 실제도 그랬다면...

by알려줌

<양자물리학> (By Quantum Physics: A Nightlife Venture, 2019)

영화 <양자물리학>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메리크리스마스

한 영화의 제목이나 포스터는 관객이 극장에서 작품을 관람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요소이며, 더 나아가 흥행의 성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역할까지 한다. 두 글자 영화(<명량>이나, <암살>처럼)가 '흥행'한다는 속설이 있으며, 때론 포스터 문구를 '가족 판타지'처럼 했다가, 아이들이 관람 중 울고 갔다는 'R등급 영화'도 있었다. 독창적인 이름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영화와 애니메이션 모두 나온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다. 제목만 들으면 공포영화 같지만,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청춘 로맨스' 작품이다.

 

<양자물리학>도 이런 '독특한 제목'에서 출발한 '범죄 영화'다. 덕분에 리뷰는 온통 '양자물리학'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굳이 여기서 또 언급한다면, '양자물리학'은 과학 이론일 뿐 아니라, 철학이나 문학, 예술 등 여러 방면에서 사용되는 입자에 관한 이론이다. 작품의 주인공 '이찬우'(박해수)가 "생각이 현실이 된다"라는 개념으로 이 '양자물리학'을 해석해 자신의 인생 모토로 삼고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제목이 됐다.

그래서 이 영화는 파동과 에너지 등 단어들을 계속해서 나열하는 클럽 사장, '이찬우'의 대사가 초반을 구성한다. 이성태 감독은 "단순히 '이찬우'의 신념으로만 양자물리학 개념을 쓰지 않고, 플롯 안에 그 개념을 자연스럽게 개입시키려 노력했다. 그리고 캐릭터의 색을 입히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었고, 그것을 플롯 안에 자연스럽게 녹이고자 했다"라고 언론시사회 당시 밝힌 바 있다. 이를테면, '이찬우'가 운영하는 클럽 매니저로 합류하는 '성은영'(서예지)에게 귀에 못이 박이도록 '양자물리학'의 모토를 설명하는 방법들이다.

 

물론, 영화는 '상투적인 범죄물'을 '특이한 이름을 이용해' 관객의 반응을 이끌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봐도 <양자물리학>은 올해 가장 큰 키워드 중 하나인 '버닝썬 사건'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많다. 심지어 실제 버닝썬에서 촬영이 이뤄지기까지도 했었다. 그러다 보니 이 영화의 런칭 포스터 문구인 "약은 약사에게, 마약 수사는 클럽 사장에게"가 심히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장르 범죄물에서 마약 수사를 다룰 수 있으며, 그것이 실제 클럽에서 촬영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양자물리학'을 전파하는 것을 좋아하는 '클럽 사장'이 '마약 사건'의 해결사로 나서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 "'파동'이 맞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에너지장'으로 인해 부패한 권력을 잡아내야 한다"라는 '이찬우'의 뜬구름 잡는 주장보다는 좀 더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이 영화는 '이름만 좋고' 상투적인 '해피 엔딩'의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갈등은 쉽게 나오고, 쉽게 풀린다. 예를 들어, '클럽 사장'을 '이찬우'를 기점으로, '클럽 매니저'인 '성은영', 정권 교체 때문에 눈 밖에 난 청렴 형사 '박기헌'(김상호), "폭발력 있는 것"을 원하지만 그래도 공익을 위해 펜을 잡은 '한빛일보 김국장'(손종학)까지. 갑자기 '정의로워진' 인물들이 정치, 경제의 실세들을 혼쭐낸다는 내용이 전체적인 작품의 구조다. 결국, 실제에도 제발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이 등장해서 요즈음 발생 중인 비리 문제들을 완결 냈으면 하는 바람만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날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성 이론'처럼, 이런 장르 영화를 싫어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상영 시간인 2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질 것이며, 그렇지 않은 관객이라면, 무난한 오락 영화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래도 가장 큰 이 영화의 무기는 배우들의 연기였다. 박해수는 자신의 첫 '영화 주연'을 맡아, '확실한 의도'가 있는 캐릭터를 통해 성공적으로 연기를 완수했다. 주연을 뒷받침시켜주는 탄탄한 중견 배우 3인방(김상호, 김응수, 변희봉)의 활약과 호연 덕분에 이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기엔' 나쁘지 않았다. 조·단역으로 주로 활동했던 이창훈도 '양윤식' 검사를 통해 앞으로 눈여겨봐야 할 배우임을 증명했다.

 

한편, 팬들은 <양자물리학>의 명대사를 최근 이슈의 원인을 본인도 잘 모르겠다고 말한 배우, '김응수'의 전작 <타짜>(2006년)의 캐릭터 '곽철용'의 명대사를 패러디한 것들로 가득 채웠다. "내가 '이과' 생활을 17살부터 시작했다"라던지, "어이 젊은 친구, '이과'답게 행동해"라던지, "양자야, 나도 순정이 있다" 등이 그 예다. 이게 통했는지, "마포대교는 무너졌냐?"라는 김응수의 애드립 대사를 패러디한 "상대성 이론은 무너졌냐? 이 자식아?"를 김응수가 직접 즉흥연기를 펼쳤고, 이게 홍보 아이템으로 사용되고 있다.

양자물리학

 

감독 : 이성태
출연 : 박해수, 서예지, 김상호, 김응수, 변희봉, 김영재, 이창훈
개봉 : 2019.09.25.

2019/09/11 CGV 용산아이파크몰

글 : 양미르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