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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지금 당장 주거래 은행에 대한 환상을 깨야 하는 이유

by도서출판 길벗

당신은 작은 물고기일 뿐

‘주거래은행이니까 더 잘해주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얼마나 많은 직장인들이 속아 왔는지 모를 일이다. 환상을 깨자. 당신이 주거래은행으로 지정한 곳에 대해 당신 입장에서는 ‘당신은 나의 주거래은행이니까, 나한테 잘해주시겠죠?’ 라고 생각하지만 은행은 ‘당신은 작은 물고기일 뿐입니다’라는 입장이다. 주거래은행에 보내는 일방적인 기대와 짝사랑은 우리를 실망시키곤 한다.

주거래 은행이란?

주거래은행. 표현은 거창하지만 실제로는 ‘급여통장’이 있는 은행을 가리킨다. 대단한 절차나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거래은행에 기대하는 것은 예금이자는 두 배, 대출이자는 절반, 은행 직원들에게 90도 인사 받으며 거래하는 것일 텐데, 현실은? ‘띵동! 다음 고객님!’ 이다.

 

‘어머, 저희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지정해놓으셨네요. 반갑습니다’ 이런 거 없다. 자, 다음은 주거래은행을 지정하면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다. 과연 당신의 심장을 울릴 만한 것들인지 판단해보자.

 

1. 환전 수수료

각 은행에서 자신들의 주거래은행 고객에 대해 환전수수료를 할인해준다. 환전 마진을 일반 고객에게는 50% 붙이는 것을 주거래은행 고객에게는 25%만 붙인다든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10%만 붙인다든가 하는 식이다. 여기까지 하면 ‘역시 주거래은행. 나이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여행 시즌에는 각 은행에서 이벤트성으로 ‘우리 OO은행 앱 설치하시면 환전수수료 무료!’처럼 더욱 큰 폭으로 할인해주는 경우가 많다.

 

2. 예금이자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거래은행 고객에게 대략 0.5~1.5% 내외로 이자를 후하게 지급하는 경우가있다. 예를 들어 ‘W은행의 OO첫거래감사적금’의 경우 일반 고객에게 적용되는 이자율이 연 1.6%인데, 주거래은행이면 여기에 과감하게 1.4%를 더 붙여서 연 3.0%의 금리를 적용시켜준다. 다만 한 달 20만원 한도가 있다. 주거래은행이면 우대금리를 적용 받아 이자를 조금 더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감동적이거나 어깨 으쓱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차라리 다른 은행의 예·적금금리와 비교해서 가장 높은 곳에 가입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3. 대출이자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대출이자는 주거래 고객님이라고 해서 마구 할인해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신용대출 이자율이 기본 연 10% 이상인데, ‘고객님은 주거래은행으로 지정해준 고마우신 분이니 부동산 담보 대출 이자율인 연3% 적용해드리겠습니다’ 라고 하지 않는다. 마이너스통장 이자에서 약간 혜택을 얻는 것이 전부다. 대출은 당신이 주거래은행 고객인지, 일반 고객인지 구분하지 않는다. ‘빚 못 갚으면 뭘로 갚으실 수 있나요?’의 담보가 중요할 뿐이다.

다른 은행과 견적 비교는 필수다

어느 날 필자의 오랜 친구가 오랜만에 연락했다. 참고로 필자의 지인들은 도움이 필요할 때엔 갑자기 내 안부를 궁금해하는 것 같다. 어쨌든, 그 친구도 여느 친구들과 다름없이 간단하게 안부를 묻고 바로 도움을 요청했다.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주거래은행을 이용해야 하는지, 금리를 비교해보고 다른 곳을 선택해야 하는지 의견을 물었다.

 

결론은 은행별로 비교 견적을 내서 가장 이자율이 낮은 곳을 고르는 것이 낫다는 것이었다. 이것저것 우대받아도 다른 곳에서 대출받는 것이 이자 부담이 더 적었으니 말이다. 정리해보자. 당신이 주거래은행으로 지정하고 거래하는 곳이라 해서 당신에게 무한한 혜택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은행 간 비교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혜택을 제공하는 은행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낫다.

 

모바일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직접 은행에 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많이 줄어든 시대라 더욱 그렇다. 은행에서 주거래은행 우수 고객님으로 인정받고 PB센터에 자유롭게 출입하고 싶다면 통장 잔고가 적어도 10억원은 넘어야 한다. 냉정하지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