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냥이 다이어트, ‘식단조절+α’가 필요해

[라이프]by 한겨레

하루 스무번 먹이 사냥 야생 본능 여전해, ‘푸드 퍼즐’ 등 행동 풍부화 필요

뚱냥이 다이어트, ‘식단조절+α’가

반려 고양이가 비만에서 벗어나려면 일상의 지루함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 비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반려인과 수의사를 중심으로 크다. 미국에선 비만 고양이 비율이 60%에 가깝다. 비만은 고양이에게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당뇨, 관절염, 방광염 등의 원인이 되고, 그루밍을 잘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커지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정상 체중의 고양이가 오래 산다.


‘고양이 다이어트’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가 반려인 사이에 공유된다(▶관련 기사: ‘뚱냥이 다이어트’ 비법을 알려주마). 안전하게 체지방을 줄이면서 근육량은 유지하는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도 인기다(▶관련 기사: 개인주의자 ‘뚱냥이’, 채식을 시작하다).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중요한 건 사람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식단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게 동물 행동의 이해다.


미국 고양이수의사협회(AAFP)는 2004년 ‘고양이 행동 지침’을 발간했는데, “고양이의 비만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는 오늘날 고양이의 생활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며 고양이다운 행동 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뚱냥이 다이어트, ‘식단조절+α’가

쥐를 사냥한 고양이. 가축이 됐지만 고양이는 아직 사냥꾼의 본능을 간직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고양이의 야생 친척 또는 야생화한 고양이는 작은 먹이를 수시로 사냥하면서 살아간다. 하루 사냥 횟수는 10∼20차례에 이른다. 먹이의 40%는 생쥐인데, 한 마리의 영양분은 30㎉로 하루 필요 열량의 8%에 지나지 않는다. 사냥을 계속 이어가야 살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는 언제나 아무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고열량의 먹이가 공급되는 환경에서 산다. 비만 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지침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방법도 자연적인 먹이행동과 비슷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료를 숨기거나, 퍼즐 큐브 속에 넣고, 던져 주어 추격하게 하거나 행동의 보상으로 주는 방식이 고양이의 운동량을 늘리고 지루함을 덜며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동물원에서 많이 채용하는 ‘행동 풍부화’가 그런 내용이다. 서울동물원에서는 사자나 반달가슴곰에게 먹이를 줄 때 공중에 매달거나 나무 속에 숨긴다. 같은 먹이이지만 그저 던져 주었을 때보다 동물은 훨씬 생기 넘치는 반응을 보인다.

뚱냥이 다이어트, ‘식단조절+α’가

직접 만들거나 구입한 다양한 고양이 푸드 퍼즐. 레티샤 MS 단타스 외 (2016) ‘고양이 의학 및 진료’ 제공.

고양이를 위해서도 빈 페트병에 작은 구멍을 뚫고 사료를 넣는 등 직접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난이도의 ‘푸드 퍼즐’이 나와 있다. 고양이 다이어트가 성공하려면 식이 조절과 함께 지루함과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행동 풍부화가 필요하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2019.02.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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