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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단독] 방정오 지인 “방정오, 장자연씨와 자주 통화하고 만났다”

by한겨레

‘예비 오너들’ 모임서 만난 사업가, 대검 진상조사단에 진술


“다른 사람이 접대받은 것으로 꾸며 사건 잘 마무리됐다고 말해”


방씨 쪽 “전혀 사실 아니다” 반박


한겨레

방정오 전 티브이조선 대표가 고 장자연씨와 자주 통화하고 만났다는 새로운 진술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이 확보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특히 이번 진술은 방 전 대표의 지인에게 확보한 것으로 장씨가 유력 인사를 상대로 술시중 등을 강요받은 정황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상조사단은 여러 진술을 종합해 장씨의 문건에 등장하는 ‘방 사장 아들’을 방 전 대표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의 취재를 종합하면, 방 전 대표의 지인인 ㅇ업체 김아무개 대표는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2014년께 방 전 대표가 ‘2008년인가 2009년쯤 잠시 동안 자주 만나고 연락을 하던 여자가 있었는데 자살을 했다. (이 사건을)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무마했다’고 한 말을 들었다. 나중에 방 전 대표에게 들어보니 그 여자가 장씨였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진상조사단은 또 “방 전 대표가 ‘(측근인) ㅎ씨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접대를 받은 것으로 꾸며줘서 사건이 잘 마무리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김 대표의 진술도 함께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ㅎ씨는 <조선일보> 사주 가족들과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사업가다.


앞서 방 전 대표는 “2008년 10월28일 밤 지인의 전화를 받고 뒤늦게 모임에 참석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자리에 장씨가 있었다고 한다. 나는 한 시간 정도 있다가 먼저 자리를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며 “그날 이전이나 이후에 장씨와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힌 바 있다. 김 대표의 진술은 장씨를 모른다는 방 전 대표의 말과 정면으로 어긋난다.


방 전 대표와 김 대표는 2014년 한 대기업 회장 아들이 주최한 ‘예비 오너들’ 모임에서 만난 뒤 종종 어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대표는 2015년 방 전 대표가 운영하는 한 프리미엄 영어유치원 운영사에 2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매출 규모를 부풀려 240억여원을 투자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사기)로 지난해 징역 9년이 확정돼 현재 수감 중이다.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방 전 대표 쪽에게 장씨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힌 것은 김 대표만이 아니다. 방 전 대표와 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ㅇ씨 역시 진상조사단에 “최근에 ‘방 전 대표가 장씨와 통화를 한 적이 있다’는 말을 방 전 대표의 측근 ㅎ씨에게 전해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비슷한 증언은 장씨 쪽에서도 나왔다. 장씨의 친한 친구 가운데 한명인 이아무개씨는 진상조사단에 “장씨가 숨진 뒤 장씨의 다이어리에서 방 전 대표의 이름을 여러 차례 발견했다”고 말했다. 장씨의 다이어리에 ‘방정오 ○○시 미팅’이라고 적힌 것을 봤다는 얘기다. 이씨는 진상조사단에 “과거 장씨에게 ‘방 전 대표가 자꾸 접근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증언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상조사단은 여러 관계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방 사장’의 잠자리 요구가 있었던 2008년 9월) 그 후 몇개월 후 김성훈(장씨의 당시 기획사 대표 김종승씨의 가명) 사장이 조선일보 방 사장님 아들인 스포츠조선 사장님과 술자리를 만들어 저에게 룸싸롱에서 술접대를 시켰다”는 내용의 ‘장자연 문건’ 속 ‘방 사장님 아들’이 방 전 대표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방 전 대표는 스포츠조선 사장이 아니었지만, 이는 장씨가 단순히 직함을 오해한 것이라고 진상조사단은 보고 있다. 장씨의 친구 이씨 역시 “장씨는 방 전 대표를 조선일보 사장 아들이라고 불렀다”고 진술했다.


방 전 대표도 참석 사실을 인정하는 2008년 10월28일 청담동 라나이 룸살롱 술자리에는 ㅎ씨, 장씨와 장씨의 당시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 등이 참석했다. 진상조사단 조사에 응한 여러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날 이후 방 전 대표가 장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진상조사단은 방 전 대표에게 술접대 강요 등 범죄 혐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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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진상조사단은 장씨 사망 직후 방 전 대표에 대한 수사가 부실했던 건 아닌지도 살펴보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특히 방 전 대표가 장씨에게 자주 연락한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지만 실제 두 사람의 통화내역이 발견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장씨가 숨진 2009년 당시 수사기록에는 장씨의 1년치 통화내역과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자료 등이 누락되어 있었다. 당시 경찰과 검찰은 방 전 대표의 통화내역에서 장씨와의 술자리가 이어졌던 2008년 10월29일과 같은해 11월4일 이틀치만 확인했다. 진상조사단이 당시 담당 검사가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장씨의 통화내역 사본을 제출받았지만, 해당 자료 역시 수정 흔적이 있어 원본과 동일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진상조사단은 장씨의 통화내역이 의도적으로 삭제 또는 누락되었는지, 이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한겨레>는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방 전 대표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 다만 방 전 대표의 법률대리인은 <한겨레>에 “이미 (장씨와의 통화 등은 사실무근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으며 수사 무마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추측성 허위보도가 계속될 경우 법적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정환봉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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