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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숲속 엘리베이터라니…수도권 ‘타운하우스’ 막개발 몸살

by한겨레

급경사지 깎고 엘리베이터까지

용인 이어 양평·가평·강화도…

환경평가 피하려 ‘쪼개기 분양’

“탈·편법 규제 조례제정 등 시급”

한겨레

수도권의 전원주택 바람을 타고 경기 용인에 이어 양평과 가평, 인천 강화도까지 ‘단지형 단독주택’(타운하우스)에 따른 막개발이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종 환경규제를 피하려고 필지당 29가구 이하로 ‘쪼개기’ 분양을 하는 과정에서 막개발과 환경파괴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태조사와 함께 관련 조례 제정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경기녹색환경지원센터와 경기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19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에서 개최한 ‘경기도 난개발 방지 포럼’에서 최병성 전 ‘용인시 난개발 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단지형 단독주택이 수도권 전체로 퍼지며 막개발이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지형 단독주택이 몰리는 곳은 남한강과 북한강을 낀 경기 양평과 가평, 남양주와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인천 강화도다. 실제 거주자 위주로 분양되는 용인의 타운하우스와 달리 이들 지역은 서울에서 1시간 이내로 가깝고 전망이 좋아 별장형으로 뜨고 있는 곳이다.


양평군 양평읍 인근의 경우 능선까지 주택단지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경사도가 너무 심해 도로를 낼 수 없자 높이 10m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강화도 길상면 동검도는 섬이 연결되면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산기슭에 단지형 단독주택이 마구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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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개발업자들은 30가구 미만의 개발은 단독주택 용도로 환경영향평가와 같은 모든 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의 법의 허점을 이용해 능선까지도 개발하면서 막개발 논란을 낳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이날 “단지형 단독주택의 탈법·편법 조성을 이대로 방치하면 수도권에 산림과 경관이 좋은 곳 중 남아날 곳이 없다”며 △경기도와 시군이 협력체계를 구축해 실태조사 △경사도 기준 강화와 환경영향평가 적용 등 지방정부 차원의 조례 제정을 제안했다. 현행 산지관리법상 산지 면적에 관한 허가 기준이나 그 밖의 사업별 규모별 세부 기준을 해당 지자체의 조례로 정한 만큼 이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용인시의 경우 2015년 경사도 20~25도까지 개발이 가능했던 것을 올해 조례를 바꿔 17.5~20도로 규정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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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4~5년간 정부가 규제 완화 위주로 국토정책을 수립해오다 보니 ‘쪼개기 개발’ 같은 막개발이 심각한 상태”라며 “지자체가 목소리를 내고 개발행위 허가에서 주민 의견을 청취하거나 지자체가 성장관리방안을 도입해 경사도 등 세부적인 규정을 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용인 환경정의 사무국장은 “타운하우스를 지은 곳 위 산 쪽으로 남은 녹지에 또다시 타운하우스를 짓겠다고 하자 주민들이 서로 철조망을 치고 통행을 가로막는 바람에 사람은 고사하고 동물도 갇혀 있다는 탄식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며 “쪼개기 개발 관련 전수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최병성 전 위원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