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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ESC] 성범수의 입는 사람

지드래곤이 쏘아 올린
검은 스니커즈

by한겨레

나이키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나이키 제공

가히 폭발적이었다.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으로 인해 컬래버레이션 스니커즈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다. 트래비스 스콧(미국 래퍼), 버질 아블로(미국의 패션디자이너·기업가·디제이), 사카이(일본 패션 브랜드), 클랏(홍콩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피어오브갓(패션 브랜드), 존 엘리엇(패션디자이너), 언더커버(일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등의 이름을 모를 수도, 들어본 적도 없을 수 있다. 문제될 건 전혀 없다. 패션이나 음악, 스니커즈에 관심이 없다면, 당연히 몰라도 되는 이름들이다. 위에 나열한 이름과 브랜드들은 그 자체로도 이미 명성이 자자하지만, 특정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스니커즈를 출시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드래곤은 알아도,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은 모를 수 있다. 피스마이너스원은 지드래곤이 만든 패션브랜드다. 얼마 전 나이키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소량의 스니커즈를 한국에서만 추첨 방식으로 판매했다. 지극히 소량이었고 한국에서만 판매한 터라 해당 컬래버레이션 스니커즈는 소유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당연히 재판매 가격은 폭등했다. 상상 이상의 재판매 가격에 대한 입소문이 사방으로 퍼졌다. 스니커즈에 전혀 관심이 없던 이들도 피스마이너스원이란 브랜드를 알게 되었고, ‘리셀’(Re-sell)이란 시장에 눈을 뜨게 됐다. 그리고 도전해보겠다며, 해당 브랜드 사이트에 가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당첨만 되면, 이문을 남길 수 있으니까.


이 스니커즈의 또 다른 버전이 이번 주 토요일(23일)에 추첨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정해진 2시간 동안 신청을 받고, 추첨을 통해 당락의 소식을 신청자들에게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추첨 방식은 알 수 없다. 해당 사이트에서 구매를 많이 했다고 해서 당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저 순전히 운이다.


필자는 두 번의 당첨 경험이 있다. 한 스니커즈는 경쟁률이 꽤 심했던 모델이었다. 당첨 된 후, 세상을 모두 가진 것 같은 기쁨에 젖었다. 갖고 싶었던 아이템이었기에 재판매는 하지 않았다. 단지 에스엔에스(SNS)와 사방에 자랑하고 다니며 당첨의 기쁨을 제대로 즐겼을 뿐이다. 솔직히 대단할 거 없는 운동화였다. 하지만 마니아들끼리 누렸던 문화는 이제 차츰차츰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대를 제대한 지드래곤이 신발 하나를 출시하면서 전에 없던 울림을 만들어 냈다. 이번 주 토요일, 해당 사이트에 접속이 가능할까? 과연 어떨지.


성범수 (<인디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