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에는 주로 ‘스노맨’처럼 생긴 눈이 내린다

[테크]by 한겨레

[이근영의 기상 이야기]


강릉원주대·기상과학원 스마트폰으로 촬영

기온 내려갈 때 나뭇가지 모양으로 부착돼

인공으로 만들 때는 크기 작아지며 뭉쳐져

한겨레

북극지방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이 수백 가지 낱말로 눈을 표현한다고 알려진 것은 그들이 쓰는 언어 구조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눈 모양이 여럿인 것은 사실이다. 우리말에도 함박눈, 싸락눈, 진눈깨비 등이 있고, 한자로는 분설, 건설, 습설 등이 있다. 물리적으로 눈 결정은 온도와 과포화도에 따라 나뭇가지, 바늘, 기둥, 육각판 등 다양한 모양이 만들어진다. 최근 겨울철 찬구름의 발달과 강설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눈 결정 종류를 구분하고 눈 결정 크기나 낙하속도 등을 분석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강릉원주대는 2014년부터 겨울마다 영동지역 강설 집중관측 캠페인(ESSAY)을 벌이고 있다. 연구팀은 국립기상과학원과 함께 2017년과 2018년 겨울철에 확대경을 부착한 스마트폰으로 공중에서 낙하하는 눈 결정을 자동으로 촬영하는 ‘다각도 눈송이 카메라’(마스크)로 눈 결정을 촬영했다. 마스크는 눈 결정이 땅에 다다르기 전에 공중에서 바로 촬영할 수 있고 낙하속도를 산정할 수 있다. 눈이 마스크 틀 속으로 낙하하면 적외선 센서가 이를 감지해 스마트폰으로 눈 결정을 세 방향에서 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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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결정은 빙정(0도 이하에서 빙정핵 위에 형성되는 얼음결정)에 과냉각 수적(0도 이하에서 얼지 않은 상태의 물방울)이 ‘결착’되거나 빙정끼리의 ‘부착’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연구팀은 최근 기상분야 학술지 <대기>에 게재한 논문에서 “영동지역에서 눈이 올 때 온도가 점차 내려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오는 눈은 결착형 입자들이 점차 나뭇가지 부착형 입자로 바뀌면서 크기가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뇌전을 동반한 단기간에 폭설이 내릴 때는 주로 결착형 입자들과 싸락눈이 관측됐다.


또 기상청의 대관령 구름물리선도센터에서 요오드화은 시딩으로 인공강설 실험을 했을 때의 눈 결정을 분석해보니, 시딩 이후 눈 결정 크기는 줄면서 작은 결착형 입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2019.12.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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