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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60년후 별의 폭발을 맨눈으로 볼 수 있다

by한겨레

화살자리의 쌍성 ‘브이 사지태’ 관측 결과

2083년 신성 폭발 예상…금성처럼 빛날 수도

화살자리의 쌍성계 별 ‘브이 사지태’. 루이지애나주립대 제공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천문학자들이 이번 세기 안에 신성(nova) 폭발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는 별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찾아낸 별은 지구에서 1100광년 거리의 화살자리에 있는 쌍성계 별 `브이 사지태'(V Sagittae)다. 화살자리는 북쪽 하늘에 떠 있는 9.6등급의 아주 희미한 별자리다. 백조자리 바로 아래쪽에 있다. 연구진은 최근 하와이에서 열린 235회 미국천문학회 발표를 통해,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이 별이 60여년 후인 2083년 무렵에 폭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별이 발견된 것은 1902년. 당시엔 단순한 변광성으로 인식했지만 천문학자들은 1963년 이 별이 쌍성임을 확인했다. 천문학에서 `격변 변광성'(Cataclysmic Variables=CVs)으로 분류되는 이 별은 동반별(2차별, 기증자 별)과 백색 왜성(기본별)으로 구성돼 있다. 동반별이 백색 왜성을 도는 형태로 짝을 이룬다. 보통은 동반별이 더 작지만, `브이 사지태'는 동반별이 백색 왜성보다 3.9배 더 큰 독특한 형태다. 두 별의 거리는 백색 왜성의 중력이 동반별의 모양을 일그러뜨릴 정도로 아주 가깝다고 한다. 이 중력의 힘으로 동반별의 물질이 강력한 자외선과 엑스선을 방출하면서 백색 왜성 표면으로 떨어진다. 표면에 충분한 양이 쌓이면 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면서 별이 매우 환한 빛을 내게 된다. 이 현상이 신성(nova)이다. 일종의 폭발 현상이다.

‘브이 사지태’는 견우성, 직녀성, 데네브가 형성하는 여름철 밤하늘의 대삼각형 가장자리에 있다. 루이지애나주립대 제공

연구진은 2083년이 바로 핵융합 반응이 정점을 맞는 시기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브이 사지태는 지금은 중형 망원경에서도 거의 보이지 않지만 2083년 무렵엔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만큼 밝게 빛날 것"이라고 밝혔다. 잘 하면 금성(샛별)처럼 빛날지도 모른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조사 결과 이 별은 이미 1890년대 이후 2010년대까지 10배(겉보기등급 기준 2.5) 밝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동반별의 물질을 흡수한 셈이다. 정점을 지난 백색왜성은 그 이후 기증자 별과 점점 가까와지면서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연구진은 신성 폭발 예측의 오차 범위를 16년으로 봤다. 적어도 2067년에서 2099년 사이에는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금의 중년 세대는 살아서 이 흔치 않은 우주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연구를 이끈 에메리투스 브래들리 섀퍼 교수는 "브이 사지태는 1604년 관측된 케플러 초신성보다는 못하지만, 지난 1세기 동안 목격한 신성 폭발 가운데 가장 밝은 것보다 더 밝게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