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장거리 주행능력, 가속감까지…‘팔방미인’ 모델X

[테크]by 헤럴드경제

심심한 디자인은 ‘호불호’ 요인이지만…‘팔콘 도어’ 덕에 특별함 가미

직관적인 디스플레이 UI는 ‘엄지 척’…걸렸는지 모를 시동 방식은 ‘옥의 티’

긴 주행거리에 충전 스트레스↓…뛰어난 가속감에 운전하기 편한 조향도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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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X

날렵한 차체에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보였던 테슬라의 고성능 전기차 모델S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탈을 쓰고 돌아왔다. 다름아닌 모델X다.


기자가 최근 접한 테슬라의 고성능 SUV 전기차 모델X는 배터리 완충 시 400㎞를 훌쩍 넘는 장거리 주행 능력과 4.9초에 불과한 ‘제로백’ 성능을 갖춰, 패밀리카를 찾지만 ‘달리기’ 역시 포기할 수 없는 운전자에게 좋은 옵션이 될 차였다.


최근 테슬라 모델X 100D의 운전대를 잡고 서울과 경기도 일대를 오가며 차량 성능을 확인해봤다.


모델X의 외관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확실하다. ‘투박하다’, ‘심심하다’ 혹은 ‘세단을 늘려놓은 듯 어색하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날렵하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주는 이들도 있다. 기자의 경우엔 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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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X의 팔콘 도어를 펼친 모습. 박혜림/rim@

다소 심심해보이는 디자인은 새가 날개짓 하듯 하늘을 향해 열리는 스윙도어를 만나며 특별함이 부여된다. 테슬라는 이 스윙도어를 ‘팔콘 도어(Falcon door)’라고 명명했다. 매(Falcon)의 날개처럼 길고 웅장한 스윙도어는 자동으로 개폐되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선 ‘자칫 부딪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차량 곳곳에 센서가 부착돼 장애물을 인식하면 그 즉시 동작을 멈춰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차량의 키만 지니고 있으면 별도의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열리는 문은 테슬라의 혁신이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녹아있음을 느끼게 해줬다.


내부 공간은 17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다는 면에서 모델S와 큰 차이가 없었다. 비상깜빡이 버튼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기능을 터치 하나만으로 실현할 수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내부 온도 조절이나 내비게이션 작동은 물론 핸들 감도 조절이라든지 사소하게는 차의 모든 문까지 터치 한 번으로 여닫을 수 있어 편리했다. 특히 터치스크린 UI가 직관적으로 잘 설계돼 있어 처음 모델X를 접하더라도 무리 없이 필요한 기능을 찾을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었다. 다만 브레이크를 밟아 시동을 거는 방식은 다소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전기차 특성상 시동을 걸어도 소음이 없어 시동이 걸렸는지 몇 번이나 브레이크를 밟는 일이 반복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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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X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모습. 박혜림/rim@

2열 공간도 널찍해 성인 남성이 앉기에도 안락했다. 모델X의 전장은 5050㎜, 전폭 2000㎜, 전고 1684㎜, 휠베이스 2965㎜로 팰리세이드보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70㎜, 25㎜ 더 길 정도로 넓다. 그 덕에 2열 탑승자도 앞뒤좌우 공간이 충분히 확보돼 마치 항공기 비즈니스석에 탄 느낌이었다. 트렁크 공간은 일견 작아 보이지만 3열을 접을 경우 일반 SUV와 비교해 부족함 없었다.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내외관 디자인 만큼이나 가속 성능 역시 인상적이었다. 모델X 100D는 차량의 퍼포먼스보다 주행거리에 초점을 둔 SUV다. 완충시 주행거리는 468㎞(국내 인증 기준)에 달해 어지간한 내연기관차 못지 않다. 서울 시내는 물론 경기도 남양주를 누볐음에도 60% 이상의 배터리가 남아 충전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모델S에서 느꼈던 가속감이 모델X에서도 상당부분 구현됐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았을 뿐인데 순식간에 시속 100㎞에 도달했고, 오르막길에서도 힘든 기색 없이 쑥쑥 달렸다. 실제 전륜과 후륜에 듀얼 모터가 배치된 모델X 100D의 출력은 480마력, 90㎏·m 수준이다. 특히 토크 만큼은 여느 슈퍼카 못지 않다. 이러한 출력 덕분에 모델X가 시속 0㎞에서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초가 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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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열에서 본 테슬라 모델X의 2열 공간. 박혜림/rim@

크고 무거운 차체를 가졌음에도 그에 따른 운전 부담감은 그리 크지 않다. 스티어링 휠이 여성 운전자에게도 그리 무겁지 않은 점도 이유지만, 조향에 대한 차량 반응이 즉각적인 점도 한 몫 했다. 모델S 이상은 아니어도 그에 준하는 충분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였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가 자랑하는 반자율주행 기능도 무척 잘 작동했다. 다른 오토파일럿 기능이 탑재된 차들처럼 차량 간격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하며 따라가는 것은 물론, 방향지시등을 켜면 자동으로 차선까지 이동해 기자를 놀라게 했다.


모델X 100D의 판매가는 1억3190만원이다.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없이는 다소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가격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모델이라는 판단이다.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2019.10.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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