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용어 정리 -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재테크]by The DUDE

 

이번 장에서는 중앙은행의 정책 중 하나인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커버하고자 한다. 단어에서 느낌이 팍 오겠지만 Forward Guidance는 "미리(Forward)" "가이드(Guide)"한다의 의미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은 "무엇"을 미리 가이드하는가?

지금까지 커버했던 양적완화, 질적완화, 일드 커브 컨트롤(YCC)에 비하면 포워드 가이던스는 매우 단순하고 명료하다. 하지만 포워드 가이던스를 굳이 표현하자면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로 묘사할 수 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양적완화와는 다르게 실질적인 액션이 없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포워드 가이던스가 무엇인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 "포워드 가이던스는 무엇인가?"

포워드 가이던스란 중앙은행이 통화 정책의 방향성과 메커니즘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중에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뜻한다. 대표적인 포워드 가이던스의 예로 이번 2020년 잭슨홀 미팅에서 나온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언급할 수 있다. 8.27일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기존 타깃인 2%을 상회하더라도 경제 성장과 고용을 위해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연준의 통화정책의 큰 방향성은 매 5년마다 재검토된다. 즉 향후 5년 동안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매우 낮음을 뜻한다.

파월 의장의 발언의 포워드 가이던스의 매우 좋은 예다. 왜냐면 구체적인 (1) 액션과 (2) 기간 그리고 (3) 배경이 모두 언급됐기 때문이다.

 

(1) 액션: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

(2) 기간: 향후 5년 간으로 예상

(3) 배경(정책의 이유): 인플레이션이 2%를 상회하더라도 경제 성장과 고용을 더 중시하겠다

 

잭슨홀 이전에도 포워드 가이던스는 여러 번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가령 2020년 6월 파월 의장은 기준 금리를 인상에 대해 생각하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다는 발언을 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과 함께 2022년까지 연준이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는 명확한 시그널이 나타난 것이다. 물론 2022년의 유예 기간은 이번 잭슨홀 미팅을 기점으로 이후의 미래로 넘어가게 됐다.

"We’re not thinking about raising rates, we’re not even thinking about thinking about raising rates,"

-Fed Chairman Jerome Powell told reporters during Wednesday's press conference.-

 

가장 완벽한 포워드 가이던스의 예시는 2012년 EU 중앙은행인 ECB의 총재 마리오 드라기가 한 발언이다. 당시 남유럽 국가들을 위주로 발생한 신용위기로 인해 EU가 쪼개질 위험에 처하자 드라기 총재는 다음과 같이 발언을 했다.

"Whatever It Takes"

 

해당 발언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유로존 신용위기의 확산을 막고 경제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분열 직전인 유로를 지키겠다는 드라기 총재의 강한 의지를 내포한다. 실제로 중앙은행의 수장이 한 강력한 발언은 유로존 분열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 "포워드 가이던스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연준을 위시한 중앙은행들의 행보는 인플레이션을 2% 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하거나 혹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 중앙은행은 선제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시켜 과열을 방지했다. 그렇기에 시장의 관점에서는 인플레이션이 2%에서 아른거리면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을 염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금리 인상은 시장에 그리 좋은 뉴스는 아니다. 금리가 오른 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기업 입장에서 조달 비용이 비싸짐을 의미한다. 즉 같은 돈을 빌리더라도 갚아야 할 이자가 더 많아지기에 그만큼 부담이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내기 위해선 해당 기업이 돈을 잘 벌어야 한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기업의 이자 부담을 키운다. 주식 투자 관점에서 금리가 오르는 것은 결코 달갑지 않다. 이는 채권도 마찬가지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므로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즉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매우 중대한 이슈다.

하지만 연준이 명확한 정책의 방향성과 정책이 결정되는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은 제거된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성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이는 곧 금융 시장의 투자자와 기업들이 미래 계획을 세우는 데 안정적인 토대를 제공해 준다.

즉 거시 경제의 기준이 되는 기준 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해 경제 참여자들이 보다 효율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바로 포워드 가이던스의 목적이다. 결국 경기 회복 촉진을 위한 정책의 일환인 것이다.

 

"신뢰가 관건이다"

중앙은행 입장에선 포워드 가이던스만큼 효율적인 방식이 없다. 이유는 포워드 가이던스에는 실질적인 중앙은행의 액션이 동반되지 않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로 원하는 방향으로 시장 참여자들을 유도할 수 있다. 가령 양적완화나 질적완화 같은 정책에는 중앙은행이 정부 국채를 매입하는 실질적인 액션이 동반된다.

하지만 그만큼 신뢰가 관건이다. 가령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하고 실제로 금리를 올려버리면 시장에는 어마 어마한 파급력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기에 중앙은행이 견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신뢰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아무도 중앙은행의 말을 믿지 않게 된다. 중앙은행이 양치기 소년이 되는 순간 경제의 근간이 되는 금리의 불확실성은 당연히 증폭되고 이는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포워드 가이던스란 선진국 주요 중앙은행들의 전유물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중앙은행, 특히 미국 연준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에 대한 이해가 투자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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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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