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파킹(Asset Parking) 선호 이유와 부동산 인사이트

[재테크]by 서정렬

SUMMARY

- 불확실한 경제 여건 가운데 안전한 곳에 자산을 보관하는 '에셋 파킹'

- 리스크 회피를 위해 파킹형 금융 상품들이 인기

- 부동산시장의 여건 변화에 따라 부동산으로 에셋 파킹이 쏠릴지 눈길

 

© istock

 

에셋 파킹’, 대체 왜 뜨는 건데?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은 ‘리스크(risk)’가 있다는 이야기다. 경제활동과 관련해 불안하다고 느끼는 배경은 무엇일까? 실제로 현재 불안을 느끼게 하는 요인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미 연준의 ‘금리’도 불안하다. 여전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도 그렇다. 실리콘밸리은행(이하 SVB)의 파산 여파 역시 불안 요인이다. 이러한 대외적인 여건 변화가 만들어내는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것도 문제다. 더욱이 대외적 변화는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배가 된다. 수출로 살아야 하는 우리나라 경제 상황과 대외여건 변화 사이가 밀접하기 때문에 불안감은 고조된다.

불안감이 커질수록 ‘자본(capital)’은 리스크를 회피할 방법이나 방안을 찾기 마련이다. ‘자본(자산)’이 힘이 센(강한) 이유다. ‘자산’은 조금이라도 덜 위험한 곳, 즉 안전한 곳을 찾는다. ‘에셋 파킹(Asset Parking)’이 선호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셋 파킹 조건 갖춘 단지 ‘라피아노 스위첸 양주옥정’ 관심 © 이코노믹리슈(2023.03.15.)

 

에셋 파킹’은 말 그대로 자산을 뜻하는 ‘에셋(asset)’과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안전한 곳에 세워두는 의미의 ‘파킹(parking)’이 결합된 신조어다. ‘자산’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에 저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내에 소개된 것은 이미 몇 년 전인 2018년경이다. 에셋 파킹은 부동산 업계에서 처음 사용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에 소개된 에셋 파킹의 개념은 ‘정치적 또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개발도상국의 부호들이 자국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진국에 자금을 보관하는 것’을 의미한다.

에셋 파킹이 이슈로 떠오른 이유는 다름 아닌 부동산 가격 급등 때문이다. 에셋 파킹으로 유명한 나라는 캐나다 밴쿠버가 대표적이다. 캐나다 밴쿠버는 중국의 부호들이 앞다퉈 부동산 매입에 나선 도시이기도 하다. 캐나다에서 발표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밴쿠버는 지난 2015년 전체 주택 거래액의 33%를 중국인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당시 중국인들이 구입한 주택 금액은 약 127억 캐나다달러에 달한다. 이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1조 원 수준의 금액이다. 만약 최근까지 구입한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시세 수준이 더 상승했을 것은 불문가지다.

 

전 세계 부동산 급등 원인은 ‘에셋 파킹’? 에셋 파킹이 뭔데요? © KB부동산(2019.04.16)

 

2015년 당시 중국인들이 사들인 밴쿠버 주택들은 주택 가격이 전년 대비 약 30%가량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2016년 기준). 그 결과 스위스 은행 UBS가 발표한 부동산 버블 지수에서 주택 가격이 비싸기로 소문난 런던, 시드니, 홍콩 등을 제치고 당시 부동산 거품이 가장 심각한 도시로 밴쿠버가 선정되기도 했다. 에셋 파킹으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 사례였던 셈이다.

 

파킹’형 ‘금융 상품’으로 이미 변화 중 에셋 파킹은 부동산 쪽에서 시작됐다지만 정작 ‘자산(asset)’은 그 분야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자산’의 속성이기도 하다. 최근 대내외의 경제 여건 변화는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이런 때일수록 ‘피해 가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SVB 사태에 불안한 증시…"이자만 받자" 파킹형 ETF에 몰리는 개미 © 머니투데이(2023.03.15)

 

최근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의 여진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증시가 안정적이지 않자 '파킹형 ETF(상장지수펀드)'에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증시의 변동성과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큰 폭의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났다는 의미다. 파킹형 ETF는 초단기나 단기 채권에 투자한다. 따라서 원금 손해 가능성을 없앨 수 있다. 그러면서 예금통장처럼 이자가 쌓이는 것이 특징이다. 변동성이 심한 현재와 같은 ‘장(場)’에서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런 이유로 파킹형 ETF는 그동안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역시 증가 추세다.

또 다른 형태의 에셋 파킹 사례 또한 최근의 변화된 투자 패턴의 발 빠른 변화 양상을 보여 준다. 시중은행의 소위 ‘파킹통장 금리’가 하락하자 증권사 발행 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대한 투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 한계는 있지만 대형 증권사가 운용한다는 점에서 고금리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모양새다. CMA는 증권사를 통해 만들어지는 ‘수시입출금용’ 통장을 말한다. 증권사는 통장 잔액을 활용해 주식과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한다. 발행어음형 CMA의 경우 증권사가 잔고를 자체 발행어음에 투자하기도 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이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선정된 4개 증권사만이 발행 가능하다.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 가능하며 만기는 1년 이내인 단기 어음이다. 발행어음의 매력은 높은 금리에 자리한다. 증권 업계에서도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금리 하향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속도 역시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CMA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부동산’으로, 에셋 파킹 쏠릴까? 인플레이션 시대 속 다시 부동산으로 ‘에셋 파킹’이 쏠릴까? 그 여부는 전적으로 부동산시장의 여건 변화에 달렸다. 여건 변화란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과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 추가 완화 등과 연관된다. 다시 부동산으로의 에셋 파킹이 가능하거나 선호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설명 가능할까? 부자들 중에서도 20~40대 젊은 부자를 지칭하는 ‘영리치’들의 투자 선호 여부를 분석해 보면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022년 4월에 발표한 '2022 코리안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영리치들의 자산 형성 과정에서 수익률에 가장 긍정적 영향을 미친 자산은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포트 조사 결과, 영리치들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실제 부동산을 매입했거나 매입 계획을 세웠다고 답했다. 영리치가 아니더라도 자산의 약 80%를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자산 보유 특성상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2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 절반 이상이 직거래(종합) © 연합뉴스(2023.04.04)

 

2023년 2월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건수가 전월 대비 48% 늘어난 가운데, 그중 절반 이상은 공인중개사를 통한 중개거래가 아니라 매도자와 매수자 간 직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중개 보수 절감 또는 절세를 위한 거래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월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 건수는 1월(2천771건) 대비 48% 늘어난 4천111건(수도권 2천32건, 지방 2천79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숙박시설의 직거래 비중이 87.2%(721건 중 629건)로 다른 부동산 상품에 비해 현저히 높게 조사됐다. 직거래된 숙박시설 평균 전용면적이 58㎡로 크지 않다는 점에 비춰 거래된 대부분이 생활형숙박시설(이하 ‘생숙’)인 것으로 추정된다. 생활형숙박시설의 경우 주택에 포함되지 않으며 청약통장도 필요 없이 취득이 가능해 집값이 상승하던 시기 업계에서도 많이 공급했고 이를 찾는 소비자 또한 많아 공급량과 거래량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본인이 거주하는 등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되면서 숙박시설로 이용되지 않아 불법 사용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2023년 10월 14일까지 주거 용도 생활형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는 점 때문에 업계에서도 증여나 직거래에 나선 이들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매매수급지수 7주 연속 상승…'분양시장 봄바람 부나' © 이데일리(2023.04.03)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7주 연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수세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급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100이하면 집을 구하려는 사람보다 팔고자 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기 때문에 회복세가 반전됐다고까지는 말하기 이르다. 즉, 팔겠다는 사람이 아직도 많지만 매수 심리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이해일 듯싶다.

기대 섞인 매수심리 개선과 함께 부동산시장에는 여전히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불안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브릿지론(Bridge Loan)’ 구조조정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다. 브릿지론 부실 문제가 전체 부동산 PF 부실로 확대될 위기감 때문이다. 브릿지론은 부동산개발 사업 초기 단계에 토지매입 잔금이나 토지 구입 계약금을 치르기 위해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 대출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만기도래하고 있는 부동산 PF 금액 가운데 절반 이상이 브릿지론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더욱 관심 있게 상황을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금리상승 및 미분양 증가 등으로 인해 브릿지론에서 본 PF로 전환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출 연장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브릿지론의 경우 부동산시장이 한참 좋았던 3~4년 전 이미 집행된 부동산개발 프로젝트들이다. 이렇듯 부동산 개발은 현재 시점의 시장 상황과 최소 2~4년 정도의 시간 지체가 존재한다. 그만큼 앞날의 시장 여건 변화를 충분히 예측하고 감안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부동산개발은 여전히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고위험 고수익’ 사업 특성을 갖는다. 최근 부동산 금융시장 경색으로 PF가 사실상 멈춰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차주들의 부실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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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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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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