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CB) 투자, 악재/호재를 구분하는 기준은?

[재테크]by 정에스텔

Summary

코로나19가 찾아오기 전, 여러분의 취미생활은 무엇이었나요? 이전에는 영화 관람과 해외여행을 자주 즐겼지만 코로나19로 그만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관련 기업 매출도 크게 줄었고, 채무를 갚기 위해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이 눈에 띕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CJ CGV는 4,000억 원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에어부산도 100억 원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습니다.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기업들은 빚을 갚을 수 있는데요. 이는 시장에 좋은 영향을 끼칠까요? 아니면 반대일까요? 무조건 악재라고 볼 수도, 호재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평균적으로 악재인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진짜 이유와 개인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합니다!

 

© iStock

 

전환사채, 주식의 성격을 띤 채권 기업이 유지되려면 당연히 자본이 필요합니다. 이 자본을 구하려면 창업자가 직접 자본금을 대거나,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야 하죠. 이때 다른 곳에서 돈을 빌리는 방법으로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은행에서 빌리기, 주식 발행하기, 채권 발행하기입니다. 이 중 채권의 경우, 크게 회사채와 주식연계채권이 있는데요. 주식연계채권 중 하나가 바로 전환사채(Convertible Bond·CB)입니다.

전환사채는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가진 채권으로, 채권 혹은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전환사채를 기업에서 처음 발행하면 이는 보통의 회사채와 같지만, 시간이 지나 주식 전환권이 생기면 투자자가 원할 때 주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전환사채를 산 투자자는 주식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확정된 이자 소득을 얻을 수 있고요. 주식으로 바꿀 경우 전환사채의 채권 기능은 사라지지만, 주가 상승, 배당 등 이익을 얻는 것이 가능합니다. 보통 기업들이 전환사채의 비율을 정해 두고 발행하므로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훗날 이득이 되는 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가 하락 막기 위한 장치, 리픽싱 조항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었을 때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산 주주들입니다. 주식으로 전환되기 전에는 회사채에 속하니 빚이 되지만, 주식으로 전환되면 회사 자본이 되어 재무제표는 건전해집니다. 다만, 주식으로 전환되면 주식 수가 크게 늘고, 이는 주당 가격이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와 주주들에겐 손해입니다.

만약 전환사채 발행 후 기업 주가가 계속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해당 주주들이 큰 손해를 입게 되겠죠. 이를 막기 위해 전환사채에는 리픽싱 조항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리픽싱이란 해당 기업의 주가에 따라 전환가액을 조정해 주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조정 한도를 정해 얼마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게 안전장치를 두는 것입니다.

리픽싱(전환에 관한 사항)을 살펴보려면, DART 공시 통합검색에서 공시유형에 ‘주요사항보고’, 보고 서명에 ‘전환사채발행결정’으로 반드시 체크한 후 검색해야 합니다.

 

전환사채 투자, 어떻게 이득 볼까? 전환사채 투자자는 어떤 방식으로 이득을 얻는지 살펴봅시다. 전환사채 투자자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습니다. 하나는 일반 채권처럼 만기까지 그대로 갖고 있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일정 기간 후 주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만기까지 그대로 갖고 있는 경우,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기에 기업 경영이 부실해지면 원금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해당 주식 가격이 전환가격보다 높다면, 주식으로 바꾸어 차익을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정리해 보면, 전환사채는 ‘기존 회사채 투자’와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갖고 있습니다.

 

* 콜옵션: 옵션 거래에서 특정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주가가 전환가격 이하라면 채권 상태로 갖고 있는 것이 유리합니다. 주가가 전환가격 이상으로 오른다면 주가 상승분만큼 전환사채의 가치도 오르게 됩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전환사채 가격도 오릅니다. 이때 전환사채를 팔 수도 있고,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팔 수도 있습니다.

전환사채 투자는 발행시장에서 사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사모시장과 공모시장으로 나뉩니다. 보통 전환사채는 사모로 발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공모로 발행되기도 합니다. 이때 사모시장은 특정 투자자만 살 수 있지만, 공모시장은 누구나 살 수 있습니다. 공모시장 참여를 원한다면 주관회사에 증거금을 내고 청약신청을 하면 됩니다. 만약 청약을 놓쳤다면, 유통시장을 통해서 사는 것도 가능합니다.

 

<전환사채 투자 예시>

A 기업이 1주당 10,000원 주식 전환의 조건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개인투자자 B 씨는 A 기업의 전환사채에 100만 원을 투자하였고, 나중에 100주(1주당 10000원)로 전환 가능합니다. 훗날 A사의 주가가 50000원이 되었을 경우, B 씨는 1주당 1만 원에 주식을 사서 1주당 50000원에 팔 수도 있게 됩니다.

 

기업이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진짜 이유 기업은 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걸까요? 돈이 없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되는 것 아닐까요? 이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전환사채 발행을 하면 주식전환옵션(콜옵션)으로 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때, 기업이 내야 할 이자와 원금 상환의 부담이 덜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환사채의 이자 수준은 일반 채권보다 낮습니다.) 기업은 이자를 덜 내서 좋고, 투자자는 전환사채 투자를 통해 기존보다 낮은 금액에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으세요? 이렇게나 장점이 많은데, 기업의 전환사채 발행 소식이 뜨면 대부분은 악재라고 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게 되면 주식 수가 늘어나는데요. 이로 인해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주주 손해가 발생합니다.

다만, 무조건 전환사채 = 악재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목적이 기업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곳에 썼다면 이는 주가에 큰 악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현재 재무 상태가 좋지 않지만 연구개발 등으로 성장하려는 기업이거나, 자금조달 조건은 나쁘지만 미래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이 전환사채를 발행했다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업이 당장 돈이 없어 이를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발행한 것이라면, 전환사채 투자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합니다. 전환사채의 특성상, 전환사채를 샀을 때 해당 기업의 주가가 전환사채 전환가액보다 높다면, 주식으로 팔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해당 기업의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전환사채 발행기업 전망: CJ CGV 지난 5월 31일 CJ CGV가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요. 이는 해당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봅시다. CGV는 작년에 이어 올해 4,000억 원의 ‘무보증 후순위 전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후순위 전환사채는 말 그대로 회사가 파산이나 회생했을 때 일반 채권보다 돈을 갚는 순서가 뒤로 밀친 채권으로, 회사가 어려워지면 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일반 채권보다는 위험률이 높은 편입니다. CGV는 왜 후순위 전환사채를 발행했을까요? 영화 배급사에 밀린 돈과 기존에 발행한 기업어음과 회사채 등을 갚기 위해서입니다. 즉, 빚을 갚기 위해 발행한 것이므로 CGV 주가에 그리 좋은 영향은 주지 못합니다.

또한 해당 전환사채는 표면이자율(연 이자율을 3개월마다 지급하는 것)이 0.5%로, 만기 이자율은 없기 때문에 이자로 수익을 얻기보다는 주식 전환으로 수익을 얻는 것이 낫습니다. 만약 CGV 전환사채에 투자했다면, 발행일 한 달 뒤인 8월 21일부터 주당 22,000원에 CGV 주식으로 바꿀 수 있게 됩니다. 이는 현재 CGV 주가가 21,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비싼 가격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자도 적고 주식도 비싸니 차라리 CGV 주식을 직접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향후 CGV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지금 사 두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즉, 이번 전환사채는 CGV 주가 상승을 놓고 배팅하는 채권인 셈입니다. 또한 해당 사채의 만기일은 2052년 7월로, 향후 30년간 채권 보유가 가능합니다. 만기가 긴 만큼 중간에 CGV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CGV 전환사채 발행은 CGV 주가에 향후 악영향을 미칠까요? CGV 주주들에게는 안타깝지만, 악재의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전환사채로 주식 수가 늘게 되면 주식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작년에 CGV가 후순위 전환사채를 발행했을 때, 당시 발행물량은 약 1,127만 8,195주였고, CGV 총 발행주식 수는 올해 들어 570만 6,712주 늘었습니다. 이번 전환사채도 주식 전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식 수가 크게 늘어나 기존 주주들은 손해를 보게 되었는데요. 지금과 환경이 달라진다면 CGV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겠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번 전환사채의 기존 주주 청약 참여율은 약 3.64%로, 총 4천억 원 중 145억 4,400만 원에 그쳤습니다. (참여율이 3%대라는 것은 청약 실패라고 봐야 합니다.) 남은 3,688억 원의 물량은 미래에셋과 기타 인수단이 비율에 따라 나누어 갖게 되었습니다.

다만, 앞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영화 관람객 수가 늘어난다면 CGV 주가 기대감이 상승하여 전환사채 청약 참여도는 지금보다 훨씬 높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들에게도 이익이겠죠.

 

CJ CGV 주요사항보고서(전환사채권 발행결정)

CJ CGV 전환사채권 발행결정

사채의 종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 전환사채

사채의 권면(전자등록) 총액

4,000억 원

정관상 잔여발행한도

5,000억 원

자금조달의 목적

운영자금

2,400억 원

채무상환자금

1,600억 원

사채의 이율

표면이자율

0.5%

만기이자율

-

사채만기일

2052년 7월 21일

이자지급방법

발행일부터 원금상환날짜까지 매 3개월마다 연간 이자의 1/4씩 분할지급, 매년 10월 21일, 1월 21일, 4월 21일 및 7월 21일 이자지급

원금상환방법

원금은 만기일 2052년 7월 21일 일시 상환

사채발행방법

공모주

전환비율

100%

전환가액

27,400원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CJ CGV 기명식 보통주식

발행할 주식 수

1,459만 8,540주

주식총수 대비 비율

26.33%

전환청구기간

2022년 8월 21일~2052년 6월 21일

옵션에 관한 사항

발행회사 중도상환권(콜옵션)에 관한 사항

: 발행회사는 본 사채발행일로부터 5년이 되는 날(2027년 7월 21일) 및 그 이후 각 이자지급기일에 본 사채 전부(기 전환된 사채 제외)에 대해 중도상환권 행사 가능

청약일

2022년 7월 12일

납입일

2022년 7월 21일

대표주관회사

미래에셋

 

전환사채 투자 시 유의사항 전환사채 투자를 하려면 어떤 점을 염두 해야 할까요? 다음 여섯 가지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첫째, 전환사채는 주식이 아니라 채권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주식으로 전환 가능하더라도 본질은 채권이기 때문에, 채권의 부도 위험이 어느 정도 있는지 봐야 합니다. 아무리 해당 기업의 주가가 높더라도, 부도 위험이 높다면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둘째, 해당 전환사채의 권리행사 기간이 언제까지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공모로 발행된 전환사채는 발행이 1개월 후부터 만기 1개월 전까지 권리행사를 할 수 있지만, 이 기간이 끝나면 회사채가 되어 주가가 올라도 차익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행사기간을 처음부터 꼭 체크해 두세요.

셋째, 전환사채에 발행기업의 콜옵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주가가 연속해서 14일(영업일 기준) 전환가보다 일정 비율 이상 오르면, 콜옵션이 가능해지는데요. 이때는 콜옵션일까지 약정된 이자만 지급되므로 주가 상승으로 인한 차익을 볼 수 없게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넷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에 관한 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식으로 전환 시 행사가액은 발행 시 정해져 있지만, 바뀌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행사가액이 줄어들면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은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해당 기업의 전환가액 조정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읽어보아야 합니다.

다섯째, 아직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전환사채 물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전환사채는 잠재적인 매도 물량으로 볼 수 있으므로, 전환하지 않은 물량이 얼마인지 확인하려면 DART 공시 통합검색에서 공시유형에 ‘정기공시’, ‘주요사항보고’를 체크한 후 검색하는 것을 권합니다.

 

INSIGHT 기업이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해당 주식의 가치는 떨어질 수도 있고, 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사채 발행의 목적이 기존에 있던 빚을 갚기 위한 것인지, 새로운 사업 추진을 위해서인지에 따라 주주들과 신규 투자자들의 희비가 갈리게 됩니다.

 

전환사채 공모 투자, 

주식 아닌 채권의 성격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출처>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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