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을 수출하는 미국, 미국경제 이야기

[재테크]by 뉴히어로

|미국 경제 현황

미국의 경제 규모는 실로 대단합니다.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GDP의 약 23.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1960년대 40%를 점유하던 시기나 2000년대 초반까지 25% 이상을 꾸준히 점유하던 때에 비하면 오히려 하락한 것입니다.

한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중국이 미국 경제를 앞지를 것이라는 주장을 했지만, 중국은 결코 미국을 앞설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중국이 비록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사회주의 정치체제입니다. 사회주의 체제가 민주주의 사회를 앞서기는 어렵습니다. 또 하나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입니다. 철저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에 따른 창의성은 결코 중국이 미국을 앞설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루겠지만, 어쨌든, 지금처럼 세계 경제가 서로 복잡하고 긴밀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미국처럼 경제력이 큰 국가의 경제 상황은 곧바로 다른 나라의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미국 경제의 상황 전개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의 현재 경제 상황은 최근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2022년 8월)』라는 보고서에 비교적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이 보고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미국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가운데 개인소비 증가세가 둔화되고 산업 생산도 감소하면서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소비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폭 늘어났으나 서비스 소비가 부진해졌으며, 산업 생산은 제조업 생산이 부진해지면서 감소로 전환했다. 하지만 고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고, 실업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낮아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주택시장은 차입 여건 악화 등으로 거래량이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주택착공 건수 부진, 가격 상승폭 축소 등 둔화 조짐이 확연하며, 물가는 민간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소폭 낮아졌으나 각종 물가지표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광범위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금리(국채 10년)는 GDP 등 경제지표 부진 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하락하였으나 8월 들어 고용지표 호조 등으로 하락폭이 축소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소비와 투자 증가율의 하락 추세 그리고 소비자신뢰지수와 기업 이윤의 감소 추세는 미국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도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이러한 내수 감소 추세와 불리한 외적 환경은 미국 경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경제는 물론 이에 영향을 받는 전 세계 경제도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각 나라의 정책 당국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나라마다 양상이 다르게 전개될 수는 있겠지요.

 

 

|인플레이션 수출하는 미국

미국은 지금 전 세계로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중국은 저임금으로 만든 값싼 공산품으로 전 세계에 디플레이션을 수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강한 달러로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각 나라는 고물가와 함께 달러 강세까지 겹쳐 상품 수입에 많은 돈을 쓰고 있습니다. 즉 강달러로 수입 물가가 오르고 다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져있습니다.

반대로 강달러는 미국 내 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미국은 같은 달러를 주고도 살 수 있는 해외 물건이 늘어나며, 이는 그만큼 미국 내 물가가 떨어지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 잡기에 전력투구하는 미국은 사실상 강달러 현상을 내심 즐기고 있습니다.

​강한 달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잡기에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나라들은 강 달러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수입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를 방어하려면 미국처럼 금리를 인상하는 것 외엔 별다른 방안이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고금리는 경기를 망가뜨리고 잘못하면 부채 위기를 불러올 위험이 있어 무작정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뜩이나 침체 우려가 큰데도 미국의 금리 인상을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하지만 침체 불안이 퍼지면서 한때 1유로=1달러 선이 깨졌고, 유로화는 20년 만에 최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 체력이 약한 나라들은 강달러 현상으로 국가 경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미 스리랑카, 파키스탄, 이집트는 IMF에 도움을 요청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세계 경제에 불안감이 커지면 안전자산인 달러는 오히려 더 강해집니다. 달러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어 수요가 더 늘어나기 때문이죠. 결국 세계 경제에서는 호황일 때나 위기일 때나 모두 강달러 현상이 나타납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금리 차가 너무 커지지 않는 수준에서 금리를 올리는 한편, 투기 세력의 타깃이 되지 않게 경제 기초 체력을 키워야 할 것입니다.

 

 

|비난받는 파월 의장

미국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8월 26일, 잭슨홀 연설에서 지금은 인플레이션 억제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기업과 가정에 약간의 고통을 가져올 수 있지만,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높은 수준의 기준 금리를 유지하겠다"라고 예고했습니다.

​이처럼 파월 의장이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고라도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겠다고 선언하자 연준의 역할에 대한 비난과 회의론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권은 연준이 경기 침체를 부추긴다고 공격했고, 금융 및 학계 관계자들은 파월의 전달 방식에 대한 비난과 함께 연준이 눈앞에 어려움을 피하려고 본질을 회피한다는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미국 정치권에서는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를 침체에 몰아넣고 있다며 비난합니다. 즉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고, 대규모 실업 사태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죠. 이런 비난은 다분히 정치적인 것이지만, 사실 파월 의장이 비난받아 마땅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1년 전의 잭슨홀 연설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표현했으며, 경제 전망과 정책 대응에 소홀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파월 의장은 지난해부터 잘못된 상황 판단으로 세계 경제를 연착륙시킬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리고 이제 뒤늦게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그의 잘못이며,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물론 지금의 위기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규모로 풀린 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그동안 저금리 정책으로 턱없이 낮아진 시장 금리를 정상적인 이자율에 맞춰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금 미국 연준에서 시행하는 물가잡기는 시기와 방법에 있어 문제점이 많습니다. 이미 '적절한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모두가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모든 경제주체는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당장은 달콤하지만, 후폭풍은 혹독합니다.

더욱이 지금 진행 중인 금리 인상에 따른 고통은 어쩌면 시작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망가진 구조를 바로잡는 일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미국의 인구는 3억 3,480만 명으로 세계 3위이며, 부존자원도 많고 무엇보다 기축통화국입니다. 거기다 업무 생산성도 높습니다. 경제력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미국의 중앙은행 수장이 경제 상황 판단을 잘못하여 세계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기업과 가정에 '약간의 고통'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지만, 아마도 매우 큰 고통을 가져올 것입니다.

이처럼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클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역시 매우 크므로, 좋든 싫든 미국 경제에 대한 관심을 늘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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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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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D대학 경영정보학과 겸임교수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현상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가는 뉴히어로입니다. 특히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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