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란?] 생태학적 접근

[재테크]by 팟캐김(김유성)
왜 호황과 불황은 반복될까..자연의 순리

 

첫번째 시간입니다. 경제위기 혹은 경제 하강은 왜 올 수 밖에 없는지 생태학적으로 접근해볼게요. 

여러분들 실험실 속에서 세균을 배양한다고 봅시다. 보통 세균은 샬렛이라고 하나요, 여기 배지에서 물과 공기 영양분을 공급해서 키웁니다. 

 

 

처음 한 마리가 배지 위에 올라왔을 때는 물과 공기, 영양분이 충분합니다. 이 세균은 거의 제곱의 숫자로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이걸 성장률로  보면 가나다에서 '기역'을 좌우를 반대로 놓았을 때처럼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물과 영양분, 공기가 충분하니까요. 그러나 배지 위의 세균들이 점차 늘면서 이들이 내뱉는 배설물도 넘칠테고, 무엇보다도 영양분이 부족하게 됩니다. 세균들이 무한증식하려고 하지만 이를 충족시킬만큼의 공간과 영양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지요. 

더이상 증식이 어렵게 되면 세균들의 증가 속도는 급속도로 둔화됩니다. 그러다 영양분이 부족하게 되면 그 숫자가 줄어들게 됩니다. 외부에서 새로운 영양분이 주입되지 않는다면 이 세균들의 숫자는 줄게되고 어쩌면 제로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계속 폐쇄된 환경에 있다면 제로가 되겠죠. 아메바와 같은 생물은 스스로 죽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인간 사회로 치면 질병이 돌거나 전쟁과 같은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천재 자본주의 VS 야수자본주의’를 쓴 하워드 블룸은 이를 놓고 ‘붐과 붕괴’가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인류사에 있어서 이런 일은 너무나 비일비재해왔습니다. 비단 식량 부족과 안락한 삶의 공간이 협소해지는 것 뿐만 아니더라도 기존 것에 실증을 느낀다거나 혹은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한 모험심이 발휘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붐과 붕괴가 일어나곤 합니다. 

만약 이 세균들의 세계에 햇볕이나 공기처럼 꾸준하게 공급되는 에너지원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리고 이들이 배출한 노폐물을 걸러내거나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고 봅시다. 그러면 이 세균들은 유지되는 영양분에 맞춰 그 숫자를 유지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별다른 변수가 생기지 않는한 유지되겠죠. 이를 두고 항상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태학적으로 우리는 이 항상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항상성을 맞출 수도 있지만 자연에서는 부족할 때와 넘칠 때를 오가며 이 중간 수준에 수렴하게 됩니다. 우리 인간의 사회도 크게 보면 이런 항상성이라는 자연의 법칙 아래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행을 보면 알 수 있죠. 복고로 갔다가 모더니즘으로 갔다가. 대조되는 것들이 몇 년을 주기로 반복적으로 유행을 합니다. 

우리의 체온이 유지되고 있고, 우리의 생활과 일상도 이 항상성이라는 테두리에서 돌아갑니다. 우리가 먹는 만큼 배설을 하고 땀을 흘리고 활동을 하기 때문에 우리의 몸이 무한하게 커지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구가 태양빛을 24시간 항상 받고 있어도 무한대로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 것도 받는 태양빛만큼 복사열로 우주에 방출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경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족함과 넘침의 중간에서 우리 경제도 움직이고 그 안에서 항상성을 찾아갑니다. 어떻게 보면 파동의 모양과도 닮아 있습니다. 

다시 배지 위의 세균을 놓고 생각해보겠습니다. x축을 시간으로 놓고 y축을 세균의 수로 놓고, 영양분과 물, 공기가 일정하게 공급된다고 봅시다. 

세균들은 무한히 느는듯 증가 곡선을 그리다가 한계에 부딪힙니다. 그러면 이 숫자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다 세균이 줄어들게 되면 영양분이 남게 됩니다. 세균들이 증식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다시 증가 곡선을 그리게 되겠죠. 이 숫자는 평균을 중심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것입니다. 이 모양은 마치 파동과도 비슷한 모습입니다.  

만약 세균들이 그 안에서 기술 혁명을 일으켜서 새로운 에너지원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인간이 주는 영양분 외에 샬레 안에 있는 공기를 또다른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고 가정합는 것입니다. 

세균들이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은 늘어나게 되고 그에 따라 세균들의 숫자는 또 늘어날 수 있게 됩니다. 세균들의 평균 수는 점차 늘어나겠죠. 물론 그 안에서도 세균들이 막 늘었다가 부족함을 느끼고 빡빡하게 되면 증식을 중단하고 죽거나 수면상태에 들어갔다가, 다시 상황이 나아지면 숫자가 늘어나는 파동운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숫자는 우상향을 향할 것입니다. 

 

 

성장의 정점과 하락의 정점은 마치 진자가 움직이듯 왔다갔다 합니다. 그 평균점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죠. 

만약 공급되는 외부 영양분이 계속 많아진다면 세균들의 증가 폭은 더 커질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외부 영양분이 준다거나 어느정도 늘다가 규모가 일정하게 되면 세균들의 증가와 감소 편차는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이 부분을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으로 대치시켜봅시다. 개발도상국은 잠재 성장률이 큰 만큼 높은 성장을 구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빠르게 올라가는 만큼 외부 위기에 취약해서 빠르게 하락할 수 있죠. 그래서 이들 경제를 역동적이라고 합니다. 1990년대까지의 한국 경제도 이랬습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성장의 한계에 온 선진국 경제는 어떤가요? 성장 폭이 적은 만큼 하락 폭도 적습니다. 더이상 경제성장에 활용할 수 있게 할 만큼, 혹은 내부 인구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큼의 잠재력이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 나라는 0% 성장이란 것을 갖고 그 안에서 항상성을 갖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 선진국에서는 정치 체제, 즉 내부 경제 성과물을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는 안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줄 수 있는 것은 한정돼 있는데 인간의 욕구는 무한대이기 때문에, 이들의 욕구를 자제시키고 납득시킬 만한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만약 이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을 하지 않으면 그 나라는 공멸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민주주의는 약 5000년의 인류 역사에서 각 이익집단 혹은 구성원들의 불만을 그나마 덜 폭력적으로 잠재우고 납득시킬만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중세시대나 왕정시대처럼 소수가 부를 독점하고 다수를 가난하게 하면서 억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것도 그 사회를 유지시켜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다만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각 구성원들은 교육받은 시민들로 성장해 있습니다. 이런 과거 방식을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죠. 물론 중국처럼 고도성장을 하는 나라에는 콩고물도 적지 않은 양이기 때문에, 그 동안만큼은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죽음을 피할 수 없듯이 인간 사회도 항상성의 원칙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항상성이랑 무한히 성장하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극적인 단어가 되겠지만 성장하지 않는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태학적으로 봤을 때 ‘성장하지 않는 사회’가 나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지구적으로 봤을 때 지극히 일반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십억년 지구의 역사에서 한 개체가 무한히 성장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급격히 그 개체수를 늘렸다고 해도 결국은 정점에 이르게 되고 그 이후부터는 그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었습니다. 항상성의 원리가 작용한 것이죠. 

어떻게 보면 전 인류사로 봤을 때 최근 세계 경제의 급속 성장은 일반적인 사례에서 벗어나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카이사르가 이집트 원정을 떠나던 기원전 세계만 해도 전 세계 인구는 1억명이 안됐고 당시의 추정 경제성장률은 0.1% 정도였습니다. 농경 중심의 사회이다보니 그 안에서 나오는 자원에 맞춰 인구도 경제 규모도 항상성을 띄었던 것입니다. 

 

 

인간의 생산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 다양하게 된 최근 몇백년 동안 인류는 급속히 성장했습니다. 이를 좁히면 20세기 들어서 최근 150년 동안 인류가 몇 세대를 더하면서 ‘성장’에 익숙해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평균 7% 성장을 했던 1980~1990년대를 살아왔던 세대가 조선시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21세기 들어 인터넷을 토대로 한 정보화 혁명이 일어났고 그에 따라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몇 % 대의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성장에 대한 정의와 가치관도 바뀌어야할 때가 왔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 사회는 무한하게 성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에 맞춰 사회 구조가 변화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불만을 자제시키고 납득할만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큰 소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세균들이 증식을 멈추고 죽거나 다른 개체를 몰아내듯, 전쟁과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게임 참가자들이 서로를 죽이는 것처럼 말이지요.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줄고 저출산으로 가는 것은 이런 바뀐 사회상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먹을 게 줄어든 세균이 스스로 증식을 멈추는 것처럼,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선진국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처럼요.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자연은 어떤 개체이든 무한히 성장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성장에 필요한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이는 항상성의 원리로 귀결된다.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이고 우리 경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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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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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이데일리 기자 (국제경제/IT/금융 출입) 現) 『금리는 답을 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챗GPT』, 『금융초보자가 가장알고싶은 질문 TOP80'』 도서 저자 現) 팟캐스트·포스트 '경제유캐스트' 운영자 경제매체에서 10년 넘게 경제기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출입처로는 국제경제, IT, 금융 등이 있습니다. 팟캐스트와 네이버포스트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보는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https://www.facebook.com/kys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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