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파이어니어 인수로 석유 사업 강화 나선 엑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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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이 미국 1위 셰일오일 시추업체인 파이어니어를 주당 253달러, 총 59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수 발표 시점으로는 7%, 인수 공식화 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양사 논의에 대해 최초 보도했던 때에 비해서는 18%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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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수는 지난 1999년 엑손이 753억달러에 모빌을 인수한 후 최대 규모의 인수입니다. 파이어니어 주주들은 파이어니어 1주당 엑손 주식 2.32주를 받게 됩니다. 엑손은 인수가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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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은 파이어니어 인수 후 미국 최대 셰일오일 생산지 중 하나인 서부 텍사스와 뉴멕시코에 걸쳐 있는 퍼미안 분지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엑손은 자사 독점 기술을 활용해 퍼미안 분지에 있는 파이어니어의 유정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석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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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댈러스 기반의 파이어니어는 퇴적암층에 섞여 있는 원유나 가스를 채굴하는 셰일업체 중에서도 뛰어난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퍼미안 분지에서는 시추량 3위를 차지합니다. 엑손은 5위를 기록하고요.

 

과거에 미국은 에너지 순수입국이었습니다. 그러나 파이어니어와 같은 독립 셰일시추 업체 덕분에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2005년 800만배럴에서 2015년 1500만배럴로 증가했고 2016년부터 원유 수출을 시작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 추산치에 따르면 미국에서 석유 탐사와 생산에 사용되는 각 달러당 석유 생산량은 현재 2014년에 비해 두 배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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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퍼미안 분지는 미국 석유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유전 지역입니다. 석유수출국기구(오펙)의 주요 멤버인 이라크보다 생산량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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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엑손과 같은 석유 공룡들은 퍼미안 분지가 충분한 양의 석유를 생산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퍼미안의 셰일 유정에서 적은 비용을 들여 생산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며 대형 석유업체들도 해상 유전에서 퍼미안 분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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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은 석유 공룡 중에서도 가장 먼저인 지난 2017년에 60억달러를 들여 퍼미안 분지 시추권을 매입했습니다. 그 후 쉐브론, 쉘, BP 등도 퍼미안 분지에 진출했습니다. 그러나 메이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전체 생산량의 15%에 불과하며 1000여개의 시추 업체들이 퍼미안 분지에서 석유를 생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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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엑손과 파이어니어의 결합은 메이저 석유 기업이 퍼미안 분지에 진출하려는 가장 큰 노력”이라며 “지금까지는 생산이 파편화되고 독립적인 생산자들이 주로 있었던 영역이 통합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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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15년 전 작고 민첩한 석유회사들이 업계 거물들을 제치고 셰일 시추에 뛰어들었으며 분석가들이 이미 바닥났다고 생각했던 지역에서 신기술을 활용해서 석유를 생산했지만 오늘 날에는 대형업체들이 앞서가고 있으며 미국 내 셰일오일 시추의 다음 시대를 지배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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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엑손은 몇 년 동안 퍼미안 분지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인수 기회를 노렸지만 자금력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특히 2020년 초 에너지 가격이 폭락하면서 엑손 주가는 30달러 수준까지 폭락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유가가 폭등하면서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작년 9월에 엑손 주가는 사상 최고치인 120달러까지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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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엑손 주가는 80% 가량 폭등했고 한 해 동안 557억달러의 이익을 거둬서 인수에 필요한 자본력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이익이 450억달러를 넘었던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지난해 엑손의 잉여현금흐름은 모빌과 합병하던 1999년 대비 20배에 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