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중국 소비 및 수출

[재테크]by 이철

Summary

- 2022년 9월 중국 소비·수출 및 실제 경제 상황 분석

- 중국 CPI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나 먹거리 물가 상승 비중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문

- 출고가 상승폭이 크지 않지만, 구매가 상승폭이 출고가보다 높아 중국 공업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

- 수출 실적을 물타기하는 것으로 보아 9월 경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가능성

 

© iStock

 

낮은 CPI 상승률, 의구심이 고개를 든다 20229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그중 도시가 2.7%, 농촌이 3.1%, 식품가가 8.8%, 비식량이 1.5%, 소비재가 4.3%, 서비스가 4.3% 올랐다.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0% 높아졌다.

지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물가 상승에 비하면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은 편이다. 실제로 countryeconomy.com에서 제공하는 2022년도 세계 각국의 물가 상승률을 보면 중국 수치가 가장 낮은 걸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8.2%이다. 영국 10.1%, 독일 10.0%, 프랑스 5.6% 등 유럽 각국은 러시아산 가스 공급 문제로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디플레이션으로 신음하던 일본이 3.0%, 한국이 5.6%, 러시아가 16.7%로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 (관련링크)

전월과 비교하면 중국 소비자물가가 0.3% 올랐다. 이 중 도시 가격은 0.3%, 농촌 지역은 0.4%, 식품 가격은 1.9% 상승했고 비식품 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

 

© http://www.stats.gov.cn/

 

중국에서 최근 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돼지고기 가격으로 무려 36.0%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수차례 비축 물량을 풀고 있음에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른 가축 및 육류 가격도 상승하여 16.0%에 다다랐다. 육류 물가만으로 이번 CPI 상승에 약 0.50%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생과일 가격도 17.8% 상승이라는 기록적인 숫자를 보였다. 중국 정부는 홍수와 한재의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실제 시장에선 전반적으로 식품 가격이 상승했다. 그것은 무어라 해도 작년, 금년 이어져온 자연재해가 중국 농업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다른 분류의 상품들도 아래와 같이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식품 정도가 특기할만하지만, 동기 대비로 보면 식품 외에 교통·통신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는 팬데믹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과 인적 이동 감소로 인한 교통비 상승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 http://www.stats.gov.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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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필자로서는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내고 있는 물가지수의 경우 음식 및 숙박, 주류 및 담배 부분을 제외한 식료품, 비주류 음료 부분의 가중치가 15.45%이다. 그리고 한국은 21년 만에 최고의 엥겔지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바로 13.3%이다. (관련링크)

 

 

그러면 중국의 엥겔 지수는 얼마나 될까? 작년 중국의 엥겔 지수는 29.2%였다.(관련링크)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두 배가 넘는다. 순리대로 하자면 중국의 물가에서 식품 등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15.45%)의 두 배 이상, 아무리 적어도 30%를 넘겨야 한다.

육류 물가가 16%, 과일 물가가 17.8% 상승했는데 CPI에 고작 0.5% 기여했다는 점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대충 계산하기 편하게 먹거리 물가 상승을 15%로 잡으면 15%의 30% = 4.5% 정도의 물가 상승 기여 비중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정책적으로 가중치를 조정한다 해도 차이가 너무 심하다. 그러니 CPI 상승에 약 0.50%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중국 국가통계국의 물가 추정 방식에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먹거리 중 거론하지 않은 곡물 가격의 하락 가능성을 따져 봐도 2년에 걸친 이상기후로 예년 소출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물가를 내려주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리 없다. 그래서 필자는 중국 국가 통계의 데이터 절대치에 큰 신뢰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그 경향, 전월 대비, 동기 대비의 비교는 많은 사람들의 체감과 거리가 커서는 안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뢰할만하다. 그렇기에 필자의 분석은 주로 이러한 경향에 기초하고 있다.

 

낮아지는 수익성에 밖으로 눈 돌리는 기업들 CPI와 달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다. 생산 출고 가격 기준으로 볼 때 동비 0.9%에 그쳤다. 이는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지난해 말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 상승분이 감소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7월부터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동비 기준으로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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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나 부품에 해당되는 공업 생산자 구매 물가도 지난 7월부터 전월 대비 감소하고 있다. 앞선 출고 가격과 비교해 보면 구매가의 상승폭이 언제나 출고가보다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적어도 1년 이상 중국 공업 기업들이 구매가 상승폭만큼을 출고가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는 그동안 필자가 관찰해 온 경험과도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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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중국 공업 기업들의 수익성은 낮아지고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수의 기업들이 공장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거나 축소 내지 폐업을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더얼후이(德尔惠), 파나소닉(Panasonic), 필립, 타이완의 야메이터 전기 등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돈다. 애플의 생산 기업으로 유명한 타이완의 폭스콘(Foxconn)이 시설을 인도로 이전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물타기’하는 걸 보니 수출 실적 별로인가 봐?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여부는 물론 다음 5년간 중국을 이끌 새로운 지도부를 결정하게 되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가 마무리 됐다. 그런데 당시 중국 국가통계국이 3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하지 않아서 외신들의 주의를 끌었다. 일본 산케이는 지난 17일 중국 국가 통계국이 18일로 예정되어 있던 2022년 7~9월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연기한다고 보도했다.(관련링크) 산케이는 시주석의 위신을 해칠 수 있는 저성장을 나타내는 수치의 공표를 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게다가 중국 세관총서도 지난 14일 예정했던 9월 무역통계 공표를 사전 통지 없이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당연히 중국의 GDP나 수출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나왔다.

그 후 중국 인민망은 최근 금년 8월까지 중국의 서비스 무역 수출이 39375.6억 위안으로 동비 20.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관련링크) 서비스 수출이 19082.4억 위안, 수입은 20293.2억 위안, 노동 서비스 무역 적자는 29.5% 감소한 1210.8억 위안이었다. 8월 전국 서비스 수출 총액은 5437.9억 위안으로 동비 17.6% 증가했다. 지식밀집형 서비스 무역도 수출 16432.7억 위안으로 11.45% 증가했고 이중 수출은 9297.9억 위안으로 15.7% 늘었다. 여행 서비스는 5426.6억 위안으로 7.1% 높아졌다. 한마디로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필자가 볼 때 이 보도는 중국 정부가 자주 사용하는 부끄러움은 가리고 자랑스러운 것은 내보이는 방법에 속한다. 먼저 9월 데이터를 발표해야 하는 시점에 8월까지의 데이터를 발표했다. 그리고 8월 데이터를 발표한 것이 아니라 1~8월까지의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것은 최근의 데이터가 아름답지 않은 경우 자주 쓰는 ‘물타기’ 수법이다. 가장 중요한 ‘수출 실적’을 발표하지 않고 ‘서비스 무역 수출 실적’을 발표한 것이다. ‘서비스’만을 떼내어 발표한 것은 ‘상품 무역’ 부분의 데이터가 아름답지 않았기 때문일 터다. 그러니 우리는 중국의 9월 경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뉴욕 타임즈는 “중국이 올해 GDP 목표를 ‘약 5.5%’로 설정했지만 서구 경제학자들은 3분기 성장률이 3%를 조금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관련링크) 더불어 데이터 생성 방법에 대한 중국의 설명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데이터의 불일치가 점점 더 명백해지기 시작했다고 단언했다. 뉴욕 타임즈는 데이터 공개가 늦어지면 공식 경제 데이터에 대한 신뢰와 중국 관료주의 전문성이 손상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전했다. 이는 중국 정부에 대한 압박 내지 비아냥과 다름없다.

 

비관적인 ‘재중 한인 경기 체감 지표(KICI)’ 아직은 일천하지만 필자가 최근 중국 내에서 기업 활동이나 상공업을 하시는 몇몇 분들에게 부탁하여 중국 내 한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설문을 통한 조사인데 이번 10월에는 열한 분이 중국 각 지역에서 참가해 주셨다. 그래도 이름만은 거창하게 ‘재중 한인 경기 체감 지표(Korean in China Index)’라고 지어 보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필자는 소중하게 지표로서 키워 나가려 한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중국 내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분이 계시다면 연락 주시기 바란다. 댓글로 참가 의사를 밝히시고 메일 주소를 주시면 다음 설문부터 참가해 주십사 요청드리도록 하겠다.

각설하고 이번 설문 결과를 여러분들께 소개하겠다. 먼저 다음 달인 11월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비관적 응답 비중이 컸다.

 

 

물가 전망을 묻는 질문에도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대답이 과반 이상이었다. 더구나 물가가 내려갈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중국 경기 안에서도 한국 상품들의 판매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비관적 견해가 많았다. 사실 중국 내에서 한국 상품들이 판매 부진에 빠진 것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분들이 현지에서 체감하는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정서를 묻는 질문에도 역시 비관적 견해가 다수였다. 낙관하는 전망은 10%에 불과하였다.

 

 

이번 설문 응답자는 열한 명에 불과하여 여하의 통계적 유의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필자가 설문을 요청한 이분들은 모두 중국에서 10년 이상 거주하면서 경제 활동을 해오셔서 견해의 깊이와 넓이가 남다른 분들이다. 충분히 통찰을 갖춘 결과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거주 지역도 다음 그림처럼 화북, 화동, 화남에 잘 분산되어 있어 무리한 감은 있지만 감히 중국 전역의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고 강변하고 싶다.

 

 

중국은 이번 20대 이후 더욱 강경한 정치 노선을 탈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만약 정말로 한국이 중국과 경제를 분리하면 어떻게 될까? 일본의 니케이는 일본이 중국 경제와 분리될 경우를 추정해 보도했는데 매우 충격적이다.(관련링크) 중국이 대일 부품 등 수입의 80%를 두 달간(약 1조 4000억 엔) 중단하면 일본은 가전, 자동차, 수지뿐만 아니라 의류와 식품도 생산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약 53조엔(현재 환율로 약 2조 5623억 위안)에 달하는 생산액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와세다대학의 도도 야스유키 교수 등이 슈퍼컴퓨터 '후다케'로 계산해 영향을 분석해 보니 일본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날아간다고 한다. 우리 한국은 일본보다 훨씬 더 중국과 경제가 엮여 있다. 일본이 GDP의 10%를 날릴 것이라면 아마 우리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영향을 받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니 지금 말로만 떠들 때가 아니다. 구체적인 대책과 대안, 그리고 비상 계획을 세워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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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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