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23년 1월 PMI 해설

[재테크]by 이철

SUMMARY

- 2023년 1월 중국의 제조·비제조 PMI가 임계치를 상회하며 경기 호전 경향을 보임

- 하지만 제조업 경기가 크게 상승했다는 정부의 판단에는 의아한 구석이 있음

- 비제조업 서비스 영역 지수는 춘절 기간 내 보복 소비 덕분에 큰 폭으로 상승

- 경기 회복 증거가 나타나고 있지만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

 

© istock

 

제조업 경기 상승은 "글쎄" 중국의 2023년 1월 제조 PMI가 임계치 50%를 가까스로 넘었다. 중국 정부는 제조업 경기가 크게 상승했다고 표현하는데 글쎄다. 50.1%이면 이번 달보다 다음 달이 0.1% 정도 나아질 것 같다는 것인데 이걸 반등이라고 볼 수 있을까?


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방역 완화가 시행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서둘러 춘절 휴가를 실시했다. 심지어 12월에 1월 말까지 춘절 휴가를 준 기업도 있었다. 필자가 오늘 만난 중국 분은 친구가 회사에서 춘절 휴가 기간은 무급이라며 가능한 오래 고향에 머물다가 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만큼 중국 기업들이 어려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로 50.1%가 나왔다면 어떤 의미로는 너무나 훌륭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마찬가지로 중국 통계는 제시하는 데이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기에 우리는 이번에도 고개를 기웃거리며 지표를 해석해야 한다.(관련링크)

독자적으로 조사·발표하는 차이신(CAIXIN) 1월 제조 PMI는 49.2%로 집계됐다. 정부 지표와는 0.9% 차이를 보인 것이다. 임계치 상회 혹은 하회 여부는 해석자에게 있어서 엄청난 차이다. 차이신 PMI는 조사 대상이 주로 민간 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 발표와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아마도 차이신 PMI 쪽이 체감 경기와 더 부합할 것이다.

 

중국 통계국과 차이신 제조 PMI 지수 비교 © Caixin

 

필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우리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유사한 지표를 조사하고 있다. 우리 기업인들이 체감하는 중국 현지의 경기 예상은 1월 64.3%로 기대가 매우 높았다. 특히 12월의 기대치가 27%에 불과했던 것에 비교하면 천양지차가 아닐 수 없다.

 

© 재중 한인 경기 체감 지표(Korean in China Index)

 

하지만 기업 규모별로 제조 PMI를 나누어 보면 대형 기업만 52.3%로 임계치를 넘었고, 중형 기업과 소형 기업은 각 48.6%, 47.2%를 기록하며 임계치를 하회했다. 이는 2월 전망이 어둡다는 의미이다. 다만 중소형 기업들의 제조 PMI가 전월보다 높다는 것은 위안 삼을 수 있겠다.

중국 통계국은 조사 대상이었던 21개 산업 중 18 개 산업이 이전보다 높았다고 한다. 사실 필자는 통계국이 입계치를 넘은 업종들이 어떤 분야인지 언젠가 한 번쯤은 발표해 주지 않을까 4년째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18개 산업이 50% 임계치를 넘은 모양이네’라고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다만 첨단 제조, 장비 제조, 소비재 및 고에너지 소비 산업의 PMI가 높았다고 하니 여러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중국 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 PMI 구성 하부 지표를 보면 통계국의 18개 산업 이야기와는 달리 뭔가 이상하다. 제조 PMI는 50.1%이지만 신규 오더 지수만 50.9%일 뿐 생산 지수(49.8%), 원자재 재고 지수(49.6%), 필자가 언제나 강조하는 종업원 지수(47.7%), 그리고 협력업체 배송 시간 지수(47.6%) 모두 임계치보다 아래였다.

하위 지수에 어떤 가중치를 적용하여 PMI 지수를 계산하는지 우리는 모른다. 아무튼 이런 하부 지수에서 50.1%가 나오려면 신규 오더 지수의 가중치가 높은 편이거나 종업원 지수나 협력업체 배송 시간 지수의 가중치가 낮아야 한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종업원 지수의 가중치가 낮을 순 없을 것이다. 다만 생산 지수가 임계치 아래이긴 하지만 전월 대비 5.2% 상승했고, 신규 오더 지수는 무려 7.0% 상승했다고 하니 절대 수준이 어떻든 방향성, 즉 경향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중국 정부가 춘절 기간과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 덕분에 자국 경제가 회복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제조 PMI 기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그리고 그것은 사실일 수도 있다. 위의 중국 제조 PMI 기타 지표를 보면 원자재 구매 가격이 52.2%로 전월대비 올랐다. 중국이라고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을 피할 순 없을 테니 자연스럽다. 관건은 구매량 지수(50.4%)가 증가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출고 가격 지수가 48.7%, 온핸드 오더 지수가 44.5%에 불과한데 구매량이 증가했다는 부분은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수입 지수가 46.7%로 구매량 지수와 방향이 어긋나 있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여기에 지수 조정용으로 사용되는 것처럼 생각되는 생산경영 활동 예상 지수가 55.6%인데 이 지표는 무시하시길 권한다.

 

비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보복 소비로 기지개 켜는 비제조업 PMI 비제조업 PMI는 무려 ‘전월 대비 12.8 %’ 급등한 54.4%로 임계치를 상회했다. (CAIXIN은 비제조업 PMI가 아닌 서비스 PMI라고 부르고 있으나 필자는 반만 맞는다고 생각하여 비제조업 PMI라는 중국 국가 통계국의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겠다.) 통계국보다 뒤늦게 발표하는 CAIXIN의 서비스 PMI도 지난달 48%에서 1월 52.9%로 상승했다. 이는 국가 통계국의 발표 데이터보다 약간 낮지만 호전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 Caixin

 

비제조업 PMI는 작년 41.9%(4월)에서 54.7%(6월)로 올라갈 때 두 달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작 한 달 만에 12.8%가 상승했다.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건축 토목 영역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서비스 영역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정부가 경기 진작을 위해 투자하는 건설 토목 분야는 56.4%를 기록했고, 1월에도 임계치를 상회한 바 있다. 전월대비 2% 상승했으니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간 워낙 정책적으로 만들어 온 부분이라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긴 어렵다. 

그러나 민간이 주도하는 서비스가 54.0%를 보인 것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에 39.4%였던 것과 비교하면 14.6%가 급상승한 것이다. 서비스 영역의 이런 엄청난 변화엔 춘절 기간 동안 이른바 ‘보복 소비’가 나타난 영향이 있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춘절 연휴 때 수많은 중국인들이 명승지 및 관광지에서 소비를 했다. 오대산의 절에서는 관광객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사태까지 있었다. 하지만 하이난 같은 곳의 현지 상인들은 면세품 등 소비는 급증했지만, 구매 품질은 과거처럼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판매도 프리미엄 모델에서 중저가 제품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관련링크)

 

중국 비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하지만 전반적으로 소비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전술한 하이난의 경우도 양적 회복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고가품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비제조업 PMI 하부 지표에서도 신규 오더 지수와 투입품 가격 지수가 모두 임계치 50%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은 양적 증가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고 판매 가격지수가 48.3%로 하회한 것은 하이난처럼 소비 품질이 하락하고 있는, 다시 말해 중저가쪽 구매 경향이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언제나 강조하는 종업원 지수 역시 46.7%로 임계치보다 낮았다. 필자가 중국 현지에서 체감하는 현상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춘절 영향으로 매년 1월의 종업원 수는 임계치 아래였으니 특별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중국 비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수출입 쪽을 보면 모든 지수가 임계치보다 낮았다. 신규 수출 오더 지수는 45.9%, 온핸드 오더 지수도 43.3%로 최근 수개월의 추세와 차이가 없었다. 재고 지수는 임계치 아래에서 약간 증가한 47.7%이며, 공급업체 배송 시간 지수가 49.7%를 기록하며 현상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오랜만에 소매, 숙박, 요식업 등 업종의 기업활동지수가 모두 전월보다 24.0 % 이상 높아져 확장 영역, 즉 임계치 초과 영역대에 복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다분히 춘절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그래서 중국의 1월 종합 PMI는 52.9%이다. 전월 대비 무려 10.3%가 증가한 수치다. 중국 정부는 경기가 완전히 회복된 모습을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CAIXIN도 종합 PMI를 51.1%로 발표했다. CAIXIN 기준으로는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종합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국가 통계국은 발표문 마지막에 “1월에 여전히 많은 제조 및 서비스 회사들이 시장 수요가 부족하다고 보고했다. 시장 수요 부족은 여전히 ​​기업의 생산 및 운영이 직면한 주요 문제입니다. 중국 경제 회복과 발전의 기초가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라고 썼다. 필자는 오히려 이렇게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나온 것이 경기가 호전된 증거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엄중할 때에는 문제를 시사하거나 암시하는 말도 잘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호전의 경향이 나타난 것일 뿐 아직 안심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리커창 총리도 국무원 회의에서 여러 문제가 엄중하다고 지적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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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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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중국 전문가 現) 『중국의 선택』, 『중국 주식 투자 비결』, 『이미 시작된 전쟁』 중국 전문 도서 저자 現) '이박사중국뉴스해설' youtube, 중국 뉴스 사이트 '이박사 중국 뉴스' 운영자 前) , , , , , , 출연 중국에서 20년 넘게 거주하며 활동하고 이제 중국 사회, 경제 등 전반에 걸쳐 관찰하고 분석하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거시적 안목에서 중국과 우리를 이해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북경이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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