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5G 칩 개발에 성공했을까?

[재테크]by 이철

화웨이가 몇 년 만에 미국의 제재를 해결하고 5G 스마트폰을 출시하였다. 중국인들은 화웨이의 귀환을 기뻐했고 중국 정부 또한 이를 축하했다. 서방 세계는 충격을 받았다. 블룸버그는 화웨이의 미스터리한 스마트폰이 애플만큼이나 빠른 통신 속도를 보였다며 놀라워했다.(관련링크) 중국 환구망은 "기린의 귀환"이라는 말을 써가며 메이트 60 프로의 출시는 많은 중국 네티즌들에게 "미국의 탄압에 맞서 고개를 높이 들고 있다"는 더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며 감격해했다. 여기서 기린은 화웨이의 5G 칩 Kirin9000S를 빗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의아스러운 것은 화웨이 자신의 태도이다. 이번 새 스마트 폰의 출시도 조용히, 아주 조용히 진행했다. 그리고 도입한 기술에 대한 소개나 홍보도 일절 하지 않았다. 채택한 반도체는 화웨이 계열사인 하이실리콘에서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고 제조 업체는 TSMC라고 처음에는 알려졌다. 하지만 그 외 어떤 정보도 발표하지 않았다. 자체 기술인지 외부 기술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일절 대답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제조 업체는 곧바로 중국의 SMIC인 것으로 밝혀져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상황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번 신제품 MATE 60의 규격을 살펴보면 우선 5G라는 점이 가장 큰 중요 사항이다. OS도 미국의 제재를 받아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어 리묵스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홍몽, 영어명 HarmonyOS 4.0를 채택하였다. 문제의 칩은 화웨이 그룹의 자체 개발 칩인 Kirin 9000S (5 nm)이다. 5nm는 5 나노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부분적으로 5 나노에 근접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5 나노라고 표기한 것 같은데 공정 기술은 일반적으로 7 나노로 여겨지고 있다. CPU는 Octa-core, GPU는 Maleoon 910 GPU이다. 센서류는 안면 인식, 지문 인식, 기타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센서를 모두 탑재하고 있다. (관련링크)


아무튼 많은 전문가들이 화웨이가 이번 제품에서 채택한 칩을 분석하고 있으며 하나 둘 자신들의 의견을 발표하고 있는 중이다. 이중 첫 번째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이번 화웨이 5G 스마트폰의 산열판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화웨이가 채택했던 산열판 중 가장 커서 휴대폰 후면을 완전히 덮고 있다. 이는 화웨이의 기린 칩의 발열이 크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고 따라서 기린 5G 칩의 설계 수준이 아직 경쟁 제품에 미치지 못한다는 추측하게 하고 있다. 혹자는 새 화웨이 폰이 사용 중 매우 뜨거워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화웨이의 기린 칩을 누가 어떻게 만들었나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추측이 난무하였고 TSMC에서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는데 이는 5G 칩의 경우 적어도 7 나노 이상의 정밀도가 아니면 구현이 어렵고 지금까지 중국에서 7 나노 가공 공정이 가능한 것은 TSMC가 유일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중국의 대표적인 파운드리 기업인 SMIC에서 제조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관련링크)  그리고 이 화웨이 칩의 통신 성능이 아이폰에 필적한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결국 화웨이의 이번 5G 칩은 중국의 SMIC가 제조한 것으로 결론이 나왔다. (관련링크)

 

TechInsights는 화웨이의 이번 칩을 직접 열고 가공 정밀도를 분석한 결과 가장 조밀하게 가공된 부분은 7 나노였고 특히 일부분에서는 삼성 방식의 5 나노와 유사하거나 근접한 정밀도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삼성 주가 하락을 보였다는 것이다. TechInsights가 실시한 속도 및 성능 테스트에 따르면 Mate60 Pro의 속도는 Apple Inc의 iPhone과 동등한 초당 350MB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SMIC는 이미 DUV(심자외선) 리소그래피를 사용하여 고에너지 7nm 칩을 만드는 N+2 처리 노하우를 개발했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화웨이의 새 기술이 7 나노임은 물론 성능 또한 애플과 유사한 수준에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관련링크)

 

부분적으로 삼성의 5 나노 기술을 사용한 것 같다는 것은 각사의 기술 특징이 반도체 가공 시 나타나는 현상을 기반으로 삼성의 5 나노 가공 기술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데서 기반한 것이다. 그리고 이 점은 과거 삼성의 5 나노 기술을 개발한 TSMC 출신인 양멍송(梁孟松)이 SMIC의 기술 개발에 기여한 결과일 것이라는 추측으로 이어졌다. 

 

양멍송 박사는 오랜 기간 TSMC에서 재직하며 TSMC의 기술 개발에 엄청난 기여를 한 인물이다. 그러나 TSMC의 창업자인 장중모가 은퇴하면서 후임 경영진이 들어서자 그들은 양멍송을 배제했다고 한다. 그에게 부하 직원 한 사람 없이 빈 사무실에 책상 하나만 주었고 그의 측근들도 모두 해고하거나 한직에 배치하는 등 사실상 양멍송이 사직을 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결국 양멍송은 TSMC를 떠났다. 

 

양멍송 같은 인재를 모셔갈 기업은 많았다. 양멍송은 부인이 한국 사람인 인연으로 성균관 대학교에 교수로 갔는데 그를 다시 삼성이 채용한 것이다. 당시 삼성은 양멍송을 데려다가 파운드리에 상당한 기술적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양멍송은 삼성전자 CTO의 자리에 올랐다. 삼성이 급격한 기술 발전을 하자 타이완에서는 양멍송이 TSMC 기술을 훔쳐다 삼성에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결국 TSMC는 타이완에서 양멍송을 재판에 회부하는 결과를 낳았고 양멍송은 매국노라는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재판은 수년을 끈 후에 타이완 법원은 2015년 삼성 근무를 불허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양멍송이 삼성을 떠난 후였다.

 

듣기로는 삼성 역시 양멍송을 견제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고 결국 양멍송은 삼성에서 왕따를 당하던 끝에 삼성을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방출된 양멍송을 극진한 대접을 해가며 모셔간 곳이 SMIC다. SMIC는 그를 공동 CEO로까지 임명하며 예의를 갖추었다. 양정송은 지금 중국의 반도체 기술에 기여했다 해서 일부에서는 그를 매국노로 비난하고 있지만 필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필자가 볼 때는 글로벌 지정학에 변화를 가져올 정도로 대단한 인물을 왕따하고 내쳐버리고서는 이제와서는 그를 비난하는 이들이야말로 현재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다.

 

양멍송은 SMIC에서도 내부의 관료주의와 낮은 기술 수준으로 무척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미국의 기술 제재를 받아 SMIC가 발주했던 설비도 확보할 수 없게 되자 무척이나 곤경에 처했다고 한다. 한국 회사 같았으면 당장 비싼 연봉받는 외국인 기술 인력을 해고했겠지만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황 전개에 불안감을 느끼고 떠나는 타이완 및 외국 기술 인력들을 머물게 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한다. 결국 중장기간에 걸친 중국 당국의 인재 유치와 인재 활용이 이제 하나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천인 계획이나 거국 기술 개발 전략 등을 우습게 볼 일이 아닌 것이다.

 

SMIC가 화웨이의 이번 칩을 제조했다는 것은 또 다른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SMIC는 7 나노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해왔으나 업계에서는 아직 14 나노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리고 7 나노 제조 공정은 TSMC의 지원을 받아 일부 생산 라인에 구현되었을 뿐으로 SMIC 자체 기술력으로는 생산 라인 구축이 불가능하다고 평가되어 왔다. 또한 SMIC의 7 나노는 진정한 7 나노 기술이라기보다는 14 나노 노광을 한번 더 중첩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종의 편법이라는 지적들이 있어 왔다. 

 

SMIC가 14 나노 설비의 중첩 노광 방식으로 7 나노를 구현하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왜냐하면 SMIC의 생산 라인이 14 나노, 경우에 따라 7 나노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 것이 2, 3년 전인데 지금까지 생산 라인 확대를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체 생산기술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화웨이 5G 칩을 SMIC가 7 나노 기술로 제조했으니 결국 SMIC의 7 나노 기술 확보가 증명된 셈이다.

 

지금까지 SMIC의 제조 정밀도가 부각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SMIC에서 7 나노 제품이 일부 테스트 제품 외에 본격적으로 생산된 바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업계의 추측은 SMIC가 미국의 제재로 EUV 노광 정비를 갖추지 못하자 14 나노급 이상의 DUV 장비에 복수 노광을 하여 일부 실험 수준의 7 나노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복수 노광에 따른 수율 저하, 그리고 비용 상승으로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화웨이 Mate60의 발표는 상업적 경쟁력을 갖춘 중국 자체 개발 7 나노 칩의 적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시장의 반향은 물론 미 정계의 반응이 심상치 않은 것이다. 

 

사실 14 나노 DUV는 이미 2년 전 SMEE(上海微电子)가 개발 완료를 발표했고 다시 작년에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개발 성공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14 나노 중국산 DUV가 설치되어 생산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었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EUV 장비 그 자체는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으나 해당 EUV가 생산 라인에 설치되기 위해서는 연관된 부속 장비들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하며 이들 중국산 부속 장비들이 14 나노급 기술을 지원하지 못하여 주 장비인 중국산 EUV 장비를 도입 못한다고 한다. 

 

이런 식이면 반도체 생산 라인 설비 전체를 중국에서 만들기 전에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자립은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부분적 기술적 돌파를 한 것은 틀림없다. SMEE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20 나노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개발 전망에 낙관적이라고 한다. 문제 극복 방법이 14 나노가 아닌 20 나노인 것을 보면 연관된 부속 장비들의 수준을 20 나노까지 올리는 노선을 채택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제 화웨이의 기린 칩이 14 나노 정밀도인 것을 보면 DUV 이외의 부대 장비 문제도 해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타이완의 기술 기업 CEO인 린이징(林宜敬)은 이번 기린 칩의 수율을 20~50%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동일 정밀도의 TSMC의 수율은 100%에 가까우므로 가격 경쟁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SMIC의 원가가 TSMC의 2~5배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관련링크)

 

대만 반도체 전문가이자 산업 기술 연구소 산업 과학 기술 국제 전략 개발 연구소의 연구 책임자인 양루이린(杨瑞临)은 SMIC가 14 나노에서 7 나노까지 오는데 2년이 걸렸다며 여기서부터 더 나아가기는 쉽지 않다고 의견을 내었다. 오히려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양자컴퓨터의 경우 가공 정밀도가 40~65 나노라는 점을 지적했다. 필자 역시 중국이 국가 전략적으로 가공 정밀도를 크게 요구하지 않으면서 국가 전략 상으로 중요한 제3세대 반도체에 주력할 것임을 누누이 주장해 온 바 있다.

 

피터 베니크(Peter Wennink) ASML CEO는 우리는 여전히 DUV를 중국 본토로 배송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베니크는 중국이 장비를 구할 수 없으면 스스로 개발할 것이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은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압박을 가하면 할수록 노력이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재가 미국이 막으려는 것, 즉 독립적인 중국 반도체 산업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링크)

 

아직 분명하지 않은 것은 이번 기린 칩이 과연 상업성을 충분히 확보했는가 하는 것이다. 타이완의 관건시각은 수율이 낮으며 원가가 높고 생산량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첨단 EUV 장비가 아닌 DUV 방식은 제조 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복수 중첩 노광 방식은 수율이 높을 수 없다. 그리고 생산 라인이 제한되어 있으니 생산량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은 합리적이다. (관련링크)

 

특히 생산량의 경우 이번 신제품인 Mate60와 Mate 60 Pro가 일찍 절판이 되었기 때문에 심지어 과거에 생산해 놓았던 칩을 사용한 것이라는 추측을 하는 사람들마저 있었다. 하지만 이틀 후 화웨이는 다시 Mate60 Pro+라는 또 다른 모델의 판매를 재개했고 Mate X5라는 또 다른 신제품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 Mate X5 또한 Kirin9000S 칩을 채택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생산량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은 무색해져 버렸다.

 

수율이나 원가에 대한 의혹은 여전하며 아직 해명되지 않고 있다. 화웨이 또한 설명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SMIC에 보조금을 주어 반도체 가격을 낮춘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사실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이런 방법으로 자국 반도체를 지원해 온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이런 방식이면 화웨이는 아무런 구속이나 의혹을 받지 않고 스마트폰 사업을 할 수 있다. 물론 화웨이의 판매량이 증가하면 중국 정부, 그리고 어쩌면 SMIC의 경제적 부담은 커질 것이다. 실제로 SMIC의 경영 성과는 그렇게 좋은 편이 못되는데 중국 정부의 방침에 의한 가격 통제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리고 보조금에 의존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지켜봐야 알 일이지만 화웨이 폰의 판매량은 제한적일 것이다.

 

아무튼 화웨이의 5G 스마트폰의 출시에 중국 인민들은 열광했다. 러먼도 미 상무부 장관을 화웨이 광고에 끼워 넣은 합성 이미지를 인터넷에 올리며 미국을 조롱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은 발칵 뒤집혔다. 특히 미 정계의 반응은 컸다.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바이든 행정부가 화웨이의 새 휴대폰 칩 기술을 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미국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분야에서 기술 제한을 계속 강화할 것임을 천명했다. (관련링크)


미 하원 중국위원회 위원장 마이크 갤러거(Mike Gallagher)는 미 상무부가 화웨이 휴대폰에서 무역 제한을 위반할 수 있는 새로운 칩이 발견된 이후 화웨이와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에 대한 모든 기술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6일 말했다. 마이크 갤러거는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고 미 의회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미 하원 중국위원회 위원장 Mike Gallagher


마이크 갤러거는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에 사용되는 칩은 미국 기술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고 미 상무부에 화웨이와 SMIC에 대한 수출 허가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화웨이에 7 나노 칩을 공급한 사실로 급등했던 SMIC 주가는 이 소식이 나오자 급락했다. (관련링크)


실제로 화웨이의 5G 폰이 앞으로 상업적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을지라도 중국이 군사적 기술 한계를 상징하는 7 나노 정밀도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유의하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중국이 군사적 목적의 반도체 제작은 가능하다고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을 것은 미국의 경우 군용 반도체의 경우 미군의 조건에 따른 자격을 가진 업체만이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SK는 미군과의 협력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반면 타이완의 TSMC는 협력 자격이 있다. 따라서 미군이 새로운 반도체의 수요가 있어서 이를 개발하고자 할 경우 타이완의 TSMC에는 접촉하겠지만 삼성이나 SK에 접촉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반면 중국의 경우 군용 기술에 대한 문호를 개방했다. 어떤 중국 민간 기업이라도 이론상으로는 군의 기술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실제로는 상당한 영업적인 장벽이 있지만 말이다. 현재 미군이 채택하고 있는 군사용 반도체의 경우 대부분 14 나노에서 7 나노 사이의 정밀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나노 정밀도 기술이면 드론용 칩을 제조할 수 있고 7 나노 정밀도 기술이면 5G, 6G 등 통신 칩을 제조할 수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캐서린 힉스 미 국방부 차관이 발표한 수천 개의 지능 무인 무기의 배치 계획은 곧바로 드론 등과 이어지며 따라서 목표물 식별 AI, 군집 비행 통신, 위성 통신 등과 연계된다. 그리고 이들 기술들은 고정밀도 반도체 칩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응용에 있어 아무리 낮아도 7 나노 정밀도가 하한선이라고 알려져 있다. 즉 7 나노 이상의 정밀도와 집적도를 구현할 수 있어야 이러한 기술을 실제 무기 위에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7 나노 기술이라는 것이 가지는 군사적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한다. 

 

정리하면 이번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발표는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간 여러 방면으로 중국이 노력해 오던 결과가 이미 성과를 내고 있었고 단지 주변 기술이 미흡했던 것을 보완했을 따름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중국이 어디선가 기술을 훔쳐왔거나 미국의 기술 제재에 어딘가 구멍이 있어서 중국으로 7 나노 기술이 유입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상업적 경쟁력에 대해서는 TSMC와 3년 이상의 격차가 있어 보인다고 한다. 

 

 

위 도표에서 보듯이 7~10 나노 대의 매출을 보면 TSMC와 삼성간의 격차가 거의 7배에 가깝다. 지금 SMIC의 기술 수준은 삼성만 못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므로 삼성의 매출 대비 격차가 상당히 있을 것으로 본다면 사실 SMIC의 매출에 폭발적 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 물론 중국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의심의 눈으로 본다면 중국은 이런 방식으로 이미 7 나노 기술을 확보하고 있음을 부각해 미국으로 하여금 7 나노 기술을 공식적으로 풀어주게 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겠다. 중국이 공공 부문 직원들의 아이폰에 대한 사용 제한 발표도 공교롭게 일치하지 않는가 말이다.

 

종합한다면 화웨이 Mate 60은 중국의 7 나노 기술 확보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비록 수율이나 원가 등에 대한 의혹은 있지만 중국이 결심하면 대량의 7 나노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은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미국의 기술 제재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국이 지금 그 자리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비현실적이다. 필자는 중국의 기술 확보 가능성을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향해야 할 방향은 중국에 대한 기술 제재를 보며 안심할 것이 아니라 중국의 반도체 기술 개발 속도가 정체되어 있는 지금 우리는 열심히 앞을 향해 기술 개발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과학 기술 예산을 줄이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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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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