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IPO 투자자라면 몰라선 안되는 국내 상장 족집게 과외

[재테크]by 동상이몽회관

엑시트는 투자자와 창업자 공동의 목표라는 점에서 ‘동상동몽(同床同夢)’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IPO를 빼놓고 엑시트를 논할 수가 없겠죠. IPO 시장의 구조와 상장 절차에 대해 알아봅시다.

 

스타트업의 성장은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벤처캐피탈은 스타트업의 엑시트를 통해 기대 가능한 재무적 이익을 바탕으로 투자를 집행합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의 엑시트는 벤처캐피탈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연결 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엑시트가 활성화되어야 '창업 → 투자 → 엑시트 → 재창업 →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엑시트의 대표적인 형태로는 IPO(기업 공개) 또는 M&A(인수 합병)이 있습니다.

 

source: 중소벤처기업부, 미국벤처캐피털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note: 한국 2019년, 미국 2018년 기준


스타트업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IPO 만큼 M&A를 통한 엑시트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는 IPO 비중이 현저히 높고, M&A를 통한 투자금 회수 비중은 0.5%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IPO에 대한 엑시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발굴한 기업의 IPO 실현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은 심사역으로서 중요한 역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본 칼럼은 벤처캐피탈 심사역이 알아야 할 IPO 시장에 대한 구조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IPO를 통한 엑시트를 준비하는 창업자들도 본 칼럼에서 유용한 내용을 충분히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최근 정부 주도로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하는 등 IPO 외 회수 시장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향후 회수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올 1조원 규모 세컨더리 펀드 조성”

 

|IPO Terminology 101: IPO 용어 정리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IPO 시장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용어 몇 가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source: Getty Images (jargon), note: jargon이란 해당 업계에서만 쓰이는 전문용어를 의미합니다. 금융 산업에서의 불필요한 축약어나 외래어는 외부인의 혼란을 야기하기 쉽습니다.


IPO Initial Public Offering의 약어로 기업 공개를 의미합니다. 상장과 IPO라는 용어가 혼용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IPO는 상장의 방식 중 하나입니다. 상장이란 넓은 의미로 공개된 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는 종목으로 지정된다는 뜻입니다.

ECM Equity Capital Market의 약어로, 증권사 내 주식 발행 전담 부서를 의미합니다. 채권 발행 부서인 DCM(Debt Capital Market)와 함께 전통상품을 담당하고 있으며, IPO, 유상증자, 주식연계증권(CB, BW, EB 등) 발행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인수회사 기업이 발행하는 유가증권을 인수하여 이를 일반에 매출하는 증권사를 의미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상장주선인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source: Futurist
  • 상장주선인 인수회사 중 상장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제반 서류 작성 지원과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등 대관(對官) 업무를 수행하는 증권사를 의미합니다. 대표주관계약을 맺고 상장주선인을 선임했다는 것은 본격적인 IPO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주관회사 인수회사를 대표하여 유가증권의 인수 조건 등을 결정하고, 인수와 청약 업무를 통할하는 증권사를 의미합니다.
    • 대표주관회사 주관회사를 대표하는 증권사입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할하기 때문에 대표주관회사 지위를 따내기 위해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집니다.
  • (협의의)인수회사 상장주선인을 제외한 인수회사를 의미합니다.

 

RFP Request For Proposal의 약어로, 상장주선인을 선정하기 위한 제안서 작성을 요청하는 문서입니다. 발행사는 복수의 증권사에 RFP를 발송 후, 경쟁 심사를 거쳐 상장주선인단을 꾸리게 됩니다.

오버행(Overhang) 상장 직후 유통 물량 출회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심화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유통 물량이 많다면, 상장 직후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버행 이슈를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IPO 흥행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Big Picture of IPO: IPO 시장 개괄

source: 한국거래소(KRX)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살펴보기 전에 IPO 시장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 봅시다.

1년에 몇 개의 기업이 상장할까요? 1년 250영업일 풀가동한다 해도 연간 100개 이상의 기업이 상장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IPO 기업의 시가총액은 어느 정도일까요? 분포가 다양하겠지만, 언론 등에 노출되는 정보를 통해 1,000억원~5,000억원 사이에 많이 분포하고 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기업이 더 많이 상장할 것이므로 평균 값은 대략 2,000억원 언저리라고 가정합시다.

기업 당 공개모집(공모) 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규정 상 25% 이상의 주식 분산(일반투자자가 주식을 소유하는 것을 의미)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기업 당 공모 규모는 IPO 시가총액의 25%, 약 500억원으로 산출됩니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주식 분산 요건이 존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을 참고 부탁 드립니다.)

따라서 [연간 IPO 기업 수(약 100여개) * 기업 당 공모 규모(약 500억원)를 곱]하면 IPO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실제 데이터도 직관과 일치합니다. 2013년~2022년 IPO 공모 규모 중위값은 4.7조원(평균 7.2조원)이며, 동기간 매년 평균 99개의 회사가 새롭게 상장됐습니다.

 

|[연간 공모 금액 및 공모 건수 추이]

source: 한국거래소(KRX), note: SPAC 합병 상장·이전 상장 제외, 2023년 8월 누계 수치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범람했던 2021년~2022년 IPO 공모 규모는 각 20.0조원, 16.1조원을 기록하였습니다. 해당 시기에는 조 단위 공모 딜이 여러 건 상장했는데, 2022년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12.75조원을 모집함으로써 단일 IPO 최대 공모 규모를 갱신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발행 시장은 채권 발행 시장에 비하면 그 규모가 작습니다.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에도 IPO 공모 규모는 회사채 발행 규모 대비 4.7%에 그쳤습니다. 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원은 여전히 부채가 압도적입니다.

 

|[회사채 발행 금액 및 IPO 공모 금액 비중]

source: 한국거래소(KRX), 한국증권전산원(KOSCOM)


|Road to IPO: IPO 절차

IPO 절차는 1) 대표주관계약 체결, 2) 상장 심사, 3) 수요예측 및 청약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대표주관계약 체결부터 상장까지 일반적으로 약 10~12개월 가량 소요됩니다.

 

source: Futurist


1) 대표주관계약 체결

IPO의 공식 절차는 발행사의 RFP(제안요청서) 발송을 통해 시작됩니다. RFP를 수령한 증권사는 기한 내에 제안서를 제출 후, 경쟁 PT를 거쳐 상장주선인으로 선임될 수 있습니다. 물론, 발행사가 특정 증권사에 연줄이 있다면 제안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상장주선인을 선임할 수도 있습니다.

발행사와 상장주선인 간 맺는 계약을 대표주관계약이라고 부릅니다. 해당 계약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발행사는 언제든 상장주선인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대표주관계약을 맺으면 상장주선인은 본격적으로 발행사에 대한 실사를 진행합니다. 실사에서는 외형 요건과 질적 요건을 검토하는데, 보통 외형 요건을 갖추고 IPO에 본격 돌입하기 때문에 질적 요건을 주의 깊게 검토합니다.

 

source: 한국거래소(KRX), note: 질적 심사 기준


질적 요건은 기업의 계속성·경영의 투명성·경영의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봅니다. 특히, 내부 통제에 있어 절차 또는 결과의 하자가 있는 경우, 이를 치유하기 위해 누락된 서류를 구비하거나 사규를 정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대표주관계약 체결 후 외형 요건 및 질적 요건 충족까지 보통 6개월 가량 소요되나, 발행사의 사정에 따라 무기한 연기될 수 있습니다. 만약 치유 불가능한 이슈가 발견된 경우 IPO를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2) 상장 심사

상장 심사는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두 정부 기관의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상장주선인의 실사를 충분히 거친 후, 발행사는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작성하여 한국거래소에 제출합니다. 규정 상 45영업일 내에 심사가 마무리되어야 하나, 한국거래소 사정에 따라 연장될 수 있습니다. 심사 대응은 상장주선인 주도로 진행하며, 외형 요건이나 질적 요건에 이슈가 있을 경우,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한 해명 혹은 치유를 요청합니다.

상장예비심사 승인 후에는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지분)을 제출합니다. 증권신고서부터 일반 대중에게도 공시되는 자료로,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접속하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습니다.

 

증권신고서에서 어떤 내용을 확인해야 할까?

source: 전자공시시스템(DART), note: 최근(8/7) 상장한 파두의 증권신고서 내용 발췌. 'IV. 인수인의 의견' 하단에 파두의 적정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PER 계산 방법론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한편, 증권신고서는 15영업일 간 금융감독원 조사역의 심사를 거치게 됩니다. 무사히 15영업일이 지났다면 '효력이 발생'됩니다. 효력발생이란 증권신고서에 근거하여 신주 모집·구주 매출을 적정하게 수행할 수 있고, 투자자의 청약에 대해 승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조사역의 판단 하에 증권신고서 수정이 필요한 경우 정정 요청을 받게 됩니다. 증권신고서의 중대한 수정이 불가피한 경우, '[정정] 증권신고서' 제출일로부터 효력발생일을 재기산합니다. 이는 잠재적으로 IPO 일정을 지연시키는 요소이기 때문에 중대한 수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증권신고서를 자세히 작성해야 합니다.

 

3) 수요예측 및 청약

증권신고서 효력발생 후, 공모가 결정을 위해 기관투자자로부터 매입희망 수량과 가격을 제시 받는 수요예측 절차에 돌입합니다. 수요예측은 관행적으로 이틀 간 진행되며, 효력발생일 당일 혹은 익일에 마무리됩니다.

단, 최근 수요예측을 5영업일 이상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대표주관업무 등 모범기준이 개정되었기에, 업무 관행에도 다소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Market Watch]‘5영업일 수요예측’ 일정지연 피했지만 실효성 ‘글쎄’

???? 공모 물량의 최소 55%, 최대 75%를 기관투자자에 배정하기 때문에,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결과가 IPO 흥행에 직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요예측 흥행에 미치는 요인은 다양한데, 그 중 상장 직후 유통 물량 비중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데이터 상으로도 상장 직후 유통 물량 비중이 커질 수록 수요예측 경쟁률은 선형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

 

[상장 직후 유통 물량(%)과 수요예측 경쟁률(##:1) 간 관계]

source: 전자공시시스템(DART), note: 2019~2022 일반 기업(SPAC, REITs 제외) IPO 기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가 결정되면, 발행사는 '[발행조건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일반투자자, 기관투자자,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합니다. 청약은 이틀 간 진행되며, 청약이 마무리되면 한국거래소와 협의한 날짜에 매매가 개시됨으로써 모든 과정이 마무리 됩니다.

 

???? 정리하자면, 증권신고서는 최초 발행 후, 최소 1번 이상 수정 발행됩니다.

증권신고서: 최초 발행
[정정] 증권신고서: 필요시 자진 정정 혹은 금융감독원 요청에 따른 수정 발행
[발행조건확정] 증권신고서: 공모가 확정 후 수정 발행

 

한편, 상장예비심사에 통과한 이후, 6개월 내에 주식의 납입까지 모든 IPO 절차를 끝내야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상장예비심사 통과 직후 상장할만한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약간의 텀을 두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Outro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IPO는 착수부터 완결까지 최소 1년 가량 소요되는 장기 레이스입니다. 심사 과정이 순탄치 못할 경우 기약없이 한국거래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며, 최악의 경우 심사 미승인 혹은 자진 철회로 이어지게 됩니다. 운이 나쁘게도 IPO 시점에 시황이 좋지 않다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제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IPO를 통한 회수를 염두해 두고 있다면, 해당 발행사의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하고, 내부 통제 등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예측 가능한 시점에 상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엑시트를 달성하는 그날까지 모든 심사역과 창업자 동료들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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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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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ist) 증권사 출신 디지털자산 운용 스타트업 CSO (해리킴) 연구원 출신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S벤처스 투자본부) (A.I) 자산운용사 출신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S파트너스 투자본부) 동상이몽회관은 창업자와 투자자의 생각을 이어 더 나은 철학을 만드는 공간입니다. 비상장 벤처 씬의 현직자로서 투자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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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ist) 증권사 출신 디지털자산 운용 스타트업 CSO (해리킴) 연구원 출신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S벤처스 투자본부) (A.I) 자산운용사 출신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S파트너스 투자본부) 동상이몽회관은 창업자와 투자자의 생각을 이어 더 나은 철학을 만드는 공간입니다. 비상장 벤처 씬의 현직자로서 투자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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