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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본 료칸 체험기

by제이

일본 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몇 가지 아이템들이 있다. 벚꽃, 온천, 다다미방, 디저트, 캐릭터 상품 같은 것들이다. 일본 드라마가 한창 유행할 때, 다다미방에서 코타츠를 깔고 귤을 까먹는 주인공의 모습을 인상 깊게 보았다. 일본을 갈 때마다 늘 좁은 비즈니스호텔에만 묵었기 때문에, 이번 여행은 아예 작정하고 온천마을 유후인에서 료칸을 체험해보기로 했다.

 

제일 큰 난관은 료칸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러 후기와 소개 글을 보고 평가 항목을 정리하였다.

 

1. 예산 : 1인 15만 원 선을 넘지 않을 것

2. 식사 : 가이세키(석식)과 조식이 나올 것

3. 방 스타일 : 다다미방

4. 온천: 객실 내 노천탕이 딸려 있을 것

5. 거리 : 역과의 거리가 멀지 않을 것

 

이 중에서 내가 타협할 수 있는 것은 거리와 온천이었고, 나머지는 포기할 수 없는 항목이었다.

 

콘자쿠앙 료칸은 가이세키가 맛있다는 후기와 다다미방인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역과 거리가 있긴 하지만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정도였고 무엇보다 가격대가 나름(?) 합리적이었다. 보통 료칸은 가이세키가 추가되면 가격대가 껑충 올라간다.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하면 대행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다.

콘자쿠앙 홈페이지 : http://www.konjakuan.co.jp/

콘자쿠앙 대행 예약 : http://www.ryokanclub.com/main/Lodge4u/view.php?LGCode=YBZ0000128

내가 묵은 곳은 8평 정도 되는 카에데 방이다. 2층 전경의 다다미방으로, 가이세키와 조식이 포함되어 있다. 아쉽게도 객실 내 노천탕은 없다.

 

콘자쿠앙은 유후인 역부터 숙소까지 송영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거리를 구경할 겸 걸어가기로 했다. 상점들이 즐비한 거리를 걷다 긴린코 호수 주변도 지나면 료칸이 모여있는 곳에 도착한다. 1차선 도로를 지나 안쪽으로 걸어 들어오니 바로 숙소가 보였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본 료칸 체험기

콘자쿠앙 마당은 일본식 정원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총 4~5개의 방만 운영하는 작은 료칸이라, 그만큼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걸 느낄 수 있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본 료칸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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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하면 방 가운데에 크게 위치한 코타츠가 보이고, 저녁에 갈아입을 유카타와 웰컴모찌(떡), 그리고 녹차가 눈에 들어온다. 코타츠는 이번에 처음 접해보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따뜻하고 아늑해서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가 힘들었다. 한국의 전기장판만큼이나 마성의 힘이 있다.


기다리던 가이세키 시간! 시간이 되면 아주머니가 저녁을 먹으라고 알려준다. 방에 직접 내오는 곳도 있지만, 콘자쿠앙은 식당에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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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타이저부터 다양한 음식들이 코스로 줄이어 나온다. ‘단짠’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심심한 맛일 수도 있으나, 담백하니 부담이 덜해 좋았다. 특히 산천어가 비린 맛도 없이 깔끔하고 고소해서 맛있었다. 유후인에서 맛볼 수 있는 유명한 생선이라고 한다. 버섯 누룽지탕은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뻐서 아쉬웠다. 메인 요리인 야키니쿠는 화로에 휘적휘적 구워서 먹는다. 와규 속살이 너무 부드럽고 맛있었다. 자왕무시(일본식 계란찜)를 마무리로 먹으면, 코스가 끝난다. 카페로 이동해서 과일과 수제 푸딩 샤베트를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다시 실내로 돌아오면,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싶을 정도로 푹신푹신한 이불이 정갈하게 깔려있다. 눕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온천에 갈 준비를 한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본 료칸 체험기

온천에 갈 때는 어떻게 짐을 싸가야 하는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온천 근처에 샤워시설이 있으므로 비닐 안에 수건과 간단한 세면도구, 유카타, 음료수 등을 챙기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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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에서 공용 노천탕을 이용할 때는 문을 잠그고 사용한다. 다른 손님이 있으면 사용할 수 없다.


콘자쿠앙에는 실내 가족탕 2개와 실외 가족탕 2개가 있는데, 대부분 객실 내 노천탕을 사용하는지 모두 비어있어서 골라서 들어갈 수 있었다. 별이 보이는 노천온천을 즐기며 즐거운 저녁을 보냈다.

 

다음 날, 체크아웃하기 전 아침 식사를 하러 간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본 료칸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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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저녁 식사보다 더 취향이었다. 금방 지은 따끈한 밥에 연어 반찬이 나온다. 아주머니가 소유(간장)와 날계란을 넣고 비벼 먹으면 더 맛있다고 추천을 해줘서 따라 했다. 생각보다 비린 맛이 없고 고소해서 금세 한 그릇을 비울 수 있었다.

 

아직 료칸을 예약할 수 있는 대표 사이트가 없어, 한국에서 예매하려면 대행사이트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 처음 료칸을 접하는 사람들은 검증되지 않은 후기들을 하나하나 찾아봐야 해서 어렵다.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도 잘 통하지 않는 곳도 많다. 하지만 독특한 일본의 문화를 체험해 볼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