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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보자마자 리뷰

'더 킹'
스타일리시 마당놀이 한 판

by맥스무비

권력자의 비리란, 이제 진부한 소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더 킹'은 그것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비틀어 통쾌한 한 방을 날린다. 맥스무비 편집부

조인성 X 정우성, 모두가 즐거운 종합선물세트

'더 킹' 스타일리시 마당놀이 한 판

'더 킹'은 조인성과 정우성의 조합으로 한없이 올라간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킨다. 사진 NEW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조인성과 '아수라'(2016)의 한도경으로 전에 없던 모습을 보여준 정우성. 둘의 조합만으로 '더 킹'의 기대치가 한없이 올라갔다면? 스크린에서 처음 만난 이 둘의 호흡은 그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 줄 것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박태수를 연기한 조인성은 시대의 흐름과 인물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경쾌하고 천연덕스럽게 연기한다. 마냥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그의 내레이션은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끌어가고, 김아중, 류준열과 연기할 때 신선하면서도 절묘한 호흡이 느껴진다.

 

권력의 설계자로 더 높은 권력을 향해 내달리는 인물 한강식. 정우성은 와인을 마시고 스테이크를 써는 고급스런 겉모습으로 추악함을 포장한 한강식을 우아하게 연기한다. 다정한 듯 악랄하고 코믹하지만 우습지 않게. 정우성이 정갈한 수트를 입고 대중가요를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은 예능 프로그램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둘의 조합 외에도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도 각자 캐릭터 안에서 충실히 역할을 다하고, 시선을 강탈하는 신스틸러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한강식의 비리를 파헤치는 검사 안희연을 연기한 김소진은 남자들이 득실대는 권력의 중심에서 속 시원한 ‘사이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영지

한재림 감독의 씁쓸한 리얼 잔혹동화

'더 킹' 스타일리시 마당놀이 한 판

한재림 감독은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무수히 던지며 현 사회의 변화를 호소한다. 사진 NEW

'연애의 목적'(2005)으로 연인 간의 사랑을, '우아한 세계'(2007)로 우리 사회의 가족상을, '관상'(2013)으로 한 시대의 운명을 바꾼 관상가의 이야기를 다루며 점점 영화의 세계관을 확장한 한재림 감독. 이번엔 ‘대한민국의 왕’이다. '더 킹'은 권력을 탐하는 박태수(조인성)의 독백을 시작으로 권력의 달콤한 맛에 웃음 짓는, 그러나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은 씁쓸한 이야기를 전한다.

 

간간이 던져지는 위트는 웃음을 주지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을 사는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무수히 던지며 현 사회의 변화를 호소한다. 단순한 오락영화로만 보기엔 담긴 메시지가 너무 사무친다. 현실 사회에 일침을 날린 '더킹'. 한재림 감독의 다음 ‘세계’가 기다려 진다. 이인국

스타일리시한 마당놀이 한 판

'더 킹' 스타일리시 마당놀이 한 판

'더 킹'은 실제 사료들과 배우들의 연기가 한데 뒤섞여 사실감이 극대화되고, 마치 뉴스를 보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들게 한다. 사진 NEW

'더 킹'은 검찰과 언론, 정치계를 아우르는 대한민국 권력자들의 적나라한 민낯을 드러낸다. 현대사를 아우르는 실제 사료들과 배우들의 연기가 한데 뒤섞여 사실감이 극대화된 영화는 마치 뉴스를 보는 것 같은 기시감마저 들게 한다.

 

그렇다고 마냥 무겁진 않다. 오히려 권력자들을 ‘가지고 노는’ 쪽에 가깝다. 그간 이런 소재의 한국영화는 많았지만, 이토록 스타일리시하게 사회악을 조롱하는 영화는 처음이다. 권력자들의 온갖 치부를 유쾌하게 풍자하는 마당놀이 한판이라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풍자가 그렇듯, 개운히 웃기란 어려운 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복수’를 외치는 정치의 엔지니어링,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튼튼한 라인을 타겠다고 안달난 검사들, 결국 벌어지는 굿판까지. '더 킹'엔 웃겨도 마냥 웃어넘길 수는 없는 것들 천지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애매한 상황에서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래서 결국 ‘왕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 그 답은 관객에게 달렸다. 차지수

음악과 의상으로 30년을 아우른, 탄탄한 범죄드라마

'더 킹' 스타일리시 마당놀이 한 판

30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더 킹'은 1980년대 교련복부터 1990년대 큰 품의 남성복, 2000년대의 세련된 넥타이 컬러와 좁아진 바짓단 등 당대 유행 복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 시대를 소환한다. 사진 NEW

'더 킹'은 박태수(조인성), 한강식(정우성), 양동철(배성우)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 차 안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유리 파편이 날아다니는 차 안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는데, 세 남자의 얼굴이 서서히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모습은 앞으로 이 영화가 갈 길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조폭과 연루된 검사들이 비리를 저지르는 풍경을 경쾌한 밴드 음악에 실어나르는 초반은 '더 킹'이 묵직함과 위트가 공존하는 영화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비교하자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의 검사 버전이다.

 

30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더 킹'은 1980년대 교련복부터 1990년대 큰 품의 남성복, 2000년대의 세련된 넥타이 컬러와 좁아진 바짓단 등 당대 유행 복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 시대를 소환한다. 의상의 분위기에 서서히 변화를 줌으로써 30년의 긴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러닝타임 안에 담아냈다. 여기에 1996년 발매된 클론의 ‘난’, 자자의 ‘버스 안에서’ , 2007년 호세 곤잘레스가 부른 ‘Teardrop’ 등 익숙한 가요와 올드팝을 더해 긴 설명 없이 시대 분위기를 전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의상과 음악으로 시대를 아우르는 탄탄한 범죄드라마. 양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