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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리뷰

페이스북의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러스 고' 직접 써보니

byIT조선

5월 31일 페이스북이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페이스북 커뮤니티 커넥트’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페이스북의 다양한 SNS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최신 업데이트 소식과 유용한 정보 등을 참관객들과 공유하는 행사였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눈에 띄는 제품 중 하나가 페이스북의 새로운 가상현실 헤드셋(VR HMD)인 ‘오큘러스 고(Oculus Go)’ 였습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

오큘러스 고는 페이스북의 개발자 행사인 ‘F8 2018’에서 처음 공개된 제품으로, PC나 스마트폰 등 다른 하드웨어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가상현실(VR) 콘텐츠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독립형 VR 헤드셋’ 제품입니다.

 

독립형 VR 헤드셋은 자체적으로 디스플레이와 프로세서를 탑재해 비싼 고성능 PC나 고급형 스마트폰이 없어도 각종 VR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입니다. 헤드셋만 구매하면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번거로운 케이블 연결도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

오큘러스 고의 외형은 형님격인 PC 기반 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Lift)’와 전반적으로 비슷합니다. 장식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직선과 원, 평면이 조화된 단순한 디자인을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색상만 검은색에서 밝은 회색으로 바뀐 것이 그나마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생김새는 비슷해도 오큘러스 리프트보다 한 수 아래의 제품인 만큼 단순화된 부분도 많습니다. 머리를 고정하는 헤드밴드의 경우 리프트가 플라스틱 소재의 단단한 밴드를 사용한 것과 달리 오큘러스 고는 고무 소재의 밴드만 제공합니다. 처음 착용할 때는 밴드 길이를 딱 맞게 조절하는 것이 조금 어려운 편입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

일체형 헤드셋도 사라졌습니다. 대신 헤드셋 본체에 스피커가 달려있고, 헤드밴드의 좌우 가이드 속에 소리 통로가 뚫려있어 스피커의 소리를 양쪽 귀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헤드폰이 없어도 VR 콘텐츠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지만, 기존 헤드폰보다는 음질이 떨어지고 주위 소음도 같이 들립니다.

 

제품 측면에 충전용 마이크로B 단자와 3.5mm 규격 오디오 단자가 달려있어 고음질의 다른 헤드셋을 연결해 소리를 듣는 것도 가능합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

착용감은 괜찮은 편입니다. 디스플레이와 프로세서, 배터리 등을 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장착형 VR 헤드셋 제품보다 오히려 가볍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무게 배분이 잘 된 것으로, 장시간 사용해도 목이나 어깨가 덜 피곤할 것 같습니다.

 

얼굴과 밀착되는 부위에는 푹신한 쿠션이 장착되어 얼굴이 눌리는 것을 방지합니다. 쿠션 안쪽에는 다른 VR 헤드셋과 마찬가지로 2개의 어안형 렌즈와 장착 상태 감지 센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

화질은 최신 가상현실 헤드셋답게 선명하고 깨끗한 편입니다. 초창기 제품인 오큘러스 리프트의 해상도가 2K급(2160x1200)에 불과하지만, 오큘러스 고는 더욱 높은 2.5K급 해상도(2560x1440)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기 때문입니다.

 

화면 픽셀이나 픽셀 간 경계도 눈에 덜 띄고, 각종 텍스트도 선명하게 표시되어 가상현실 속에서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문서 작업도 충분히 가능할 정도입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

화질뿐 아니라 방향 전환에 따른 화면의 반응 속도도 빠르고 잔상도 적은 편이어서 VR 헤드셋 사용 중에 발생하는 어지럼증이나 멀미 증상도 덜할 것으로 보입니다. 확실히 기존의 스마트폰 장착형 VR 헤드셋보다 훨씬 뛰어난 화질과 퍼포먼스를 제공합니다.

 

가상현실 속에서의 조작은 전용 콘트롤러를 사용해 조작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을 만한 아담한 크기에 트리거(방아쇠)형 버튼과 터치패드 등을 고르게 갖추고 있어 가상현실 속에서 메뉴를 선택하거나 주변 사물과 쉽게 상호 작용 등이 가능합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

아쉬운 면도 있습니다. 하드웨어 성능의 한계 때문인지 PC 기반 VR 헤드셋보다는 화면의 초당 전환율이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PC 기반 VR 헤드셋들이 90Hz(초당 90프레임)의 주사율로 깜빡임과 잔상 등을 거의 느끼기 힘든 반면, 오큘러스 고는 상대적으로 조금씩 끊기는 듯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기술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체감상 화면 주사율은 60Hz(초당 60프레임) 내외로 보입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

또한, PC 기반 VR 헤드셋과 달리 사용자의 전후좌우 위치 이동과 높낮이 변화를 헤드셋이 감지하지 못합니다. 즉, 스마트폰 기반 VR 헤드셋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위치는 고정되고 주변이 변하거나 탈것을 통해 이동하는 형태의 VR 콘텐츠만 지원합니다. 즉 스마트폰 기반 VR 헤드셋에서 화질과 성능, 편의성 등만 개선된 형태인 셈입니다.

 

화면의 시야각도 상당히 좁은 편입니다. 체감상 시야각은 100도 이내 수준으로 가상현실 특유의 넓은 공간감을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한 편입니다. 좌우 렌즈간 간격 조절도 불가능해 초점을 맞추기도 불편합니다. 사용하다 보면 땀과 몸의 열로 인해 렌즈가 습기로 뿌옇게 되는 문제는 오큘러스 고 역시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전용 콘텐츠나 서비스는 오큘러스 자체 마켓을 통해 제공됩니다. 가상현실 내 스토어에서 직접 원하는 앱을 선택하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오큘러스에 따르면 1000여 종의 VR 앱을 제공하고 있어 당장 즐길 콘텐츠는 부족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의 새로운 VR 헤드셋 '오큘

사실 오큘러스 고의 진짜 용도는 페이스북이 추구하고 있는 가상현실 SNS의 구현입니다. 즐기기 위한 엔터테인먼트용 VR 헤드셋이 아니라 협업과 소통을 위한 VR 헤드셋이라면 위에서 언급한 아쉬운 점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능과 기능을 따졌을 때 23만8000원(오큘러스 홈페이지 기준)의 가격이 더욱 매력적입니다. 스마트폰 기반 VR 헤드셋보다 월등한 화질과 성능, 기능 및 편의성을 갖추고 있으면서 PC 기반 고급형 VR 헤드셋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 오큘러스 고는 본격적인 가상현실 디바이스의 대중화에 한몫할 만한 기기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