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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세월호 희생 줄일수 있었는데…특조위 "헬기 안 떴다"

by뉴시스

사회적참사 특조위, 구조수색 적정성 관련 기자회견

4·16 세 번째 희생자…'병원이송' 지시에도 헬기 못타

당시 해경 고위부가 헬기 이용…5시간 만에 병원 행

"응급 의료진들, 사망 단정할 수 없는 상태였다 판단"

특조위, 수사 의로 방침…유가족 "명박한 살인 행위"

뉴시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문호승 세월호참사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관련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2019.10.31. bjko@newsis.com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이 응급조치가 필요한 환자를 발견하고도 해상에서 약 5시간을 허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희생자는 헬기를 탈 기회가 세 차례나 있었지만 배만 네 차례 갈아타며 육지로 왔고, 도중에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헬기들은 그냥 회항하거나 해경청장 등 고위직이 타고간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관련 조사내용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문호승 특조위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소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보고드릴 내용은 지금까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내용"이라며 "그날 오후에 해경 함정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세 번째 희생자이자 단원고 학생인 A군은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24분께 해경 함정에 의해 발견됐다. 해경은 A군을 곧장 3009함으로 옮겼고, 원격의료시스템을 가동해 '병원으로 이송하라'는 병원 응급의료진의 지시를 받았다.


특조위는 이 시점에서 A군이 살아있었던 것으로 보고있다. 해경 응급구조사가 A군을 '환자'로 호칭한 점, 오후 5시59분께 원격의료시스템을 통해 병원에 전달된 '바이탈 사인 모니터'에 불규칙한 맥박과 69%의 산소포화도가 나타난 점 등을 근거로 보고있다.


곧장 헬기를 탓다면 약 20분 만에 병원 이송이 가능했다. 실제 3009함에서 헬기를 탈 기회가 세 차례나 있었다. 하지만 A군은 헬기를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급헬기 1대는 착륙하지 않고 회항했고, 나머지 2대는 당시 김석현 해경청장과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이 타고간 것으로 조사됐다.


특조위에 따르면 A군은 헬기 대신 세 차례나 함정을 추가로 갈아탔다. 그리고 발견된지 4시간41분이 지난 오후 10시5분께야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A군이 네 번째 배에 타고있던 오후 7시15분께 심폐소생술(CPR)을 중단, 사실상 사망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우 특조위 진상규명국장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다수의 응급의학과 의료진을 대면했다"며 "모든 의료진은 바이탈 사인을 보고 '생존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할 수는 있으나 사망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구조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물리적인 전문 처치를 받는 것이 긴급하고 적절한 대처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헬기로 이송됐다면 생존가능성이 높았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 "함부로 추정을 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의사분들은 이것(당시 바이탈사인) 만으로 사망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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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장훈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조사내용 중간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가족입장 발표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9.10.31. bjko@newsis.com

특조위는 당시 전반적인 수색 상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해경의 해상수색 구조 매뉴얼에 따르면 수색 작업은 헬기와 함선이 함께 진행하도록 돼 있는데, 특조위는 헬기를 통한 수색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보고있다. 목포해경 상황보고서에는 헬기 11대와 17대 항공기가 투입됐다고 기재돼있으나, 영상자료 등을 확인하면 수색작업을 진행하는 헬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특조위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내부 검토를 거쳐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고발할 방침이다.


박 국장은 고발과 관련해 "조사내용을 정리해서 위원회에서 의결하는 절차가 남았다. 수사를 요청할지 보고서를 갈음할지 의결이 필요한 사항이다"면서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조사내용 발표를 함께 지켜본 유가족들은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애들이 숨쉬고 있는데 버리고 갔다잖아요"라고 분통을 터트리가하면, 조용히 눈물만 훔치는 이들도 있었다.


장훈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도 말도 나오지 않는다. 응급한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도대체 무엇인가. 이는 명백한 살인행위다"며 "정부와 검찰에 강력히 요구한다. 이 사실을 즉각 수사하고 관련자를 모두 살인죄로 처벌해달라"고 강조했다.


가족협의회는 내달 2일 광화문 광장에서 책임자 처벌과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는 고소·고발인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최서진 수습기자 = ​sympath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