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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소비 요정'인 당신이 연말정산서 토해내기만 하는 이유

by뉴시스

카드 공제 한도, 최대 300만원에 불과

전통 시장·대중교통 더해봐야 500만원

세액 아닌 소득서 공제하는 항목이므로

절세 효과 작아…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

뉴시스

연말정산 제도는 오는 2020년 도입 45년차를 맞습니다.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매해 접해도 어렵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모두가 모르는 제도'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입니다. 직장인의 새해 첫 달을 괴롭히는 연말정산. 뉴시스가 연재물 [연말정산AtoZ]를 통해 여러분의 고민을 덜어드립니다. <편집자 주>

"신용카드를 많이 쓰는데 연말정산 때만 되면 토해내느라 바빠. 신용·체크카드(현금 영수증) 소득 공제 혜택, 진짜 있는 것 맞아?"


연말정산 관련 연재물을 쓴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들은 얘기입니다. "내가 이렇게나 많이 긁는데 연말정산 환급액이 마이너스(-)일 리가 없다"면서 의혹(?)을 제기하는 분이 많았지요.


사실 카드 공제는 20~30대 직장인에게 구세주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미(비)혼이거나 결혼을 했더라도 자녀가 없는 경우가 많아 주요 소득 공제 항목인 인적 공제와 자녀 세액 공제를 받기가 어려우니까요.


이 때문에 20~30대 직장인은 카드 공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차피 연말정산할 때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하니까 이쯤은 써도 된다"고 소비를 합리화하기도 하지요. 저도 그랬고요. 이런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요….


카드 공제는 우선 '총 급여의 25% 이상인 이용액'부터 공제합니다. 1년에 4000만원을 버는 직장인이라면 신용·체크카드(현금 영수증)로 일단 1000만원 이상을 써야 하고, 1000만 1원부터 공제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카드 공제에는 한도도 있습니다. 이전 기사(<[연말정산AtoZ]크리스마스 선물 사기 전에 '이것' 먼저 확인하세요>)에서 알려드렸듯 총 급여가 7000만원 이하인 직장인의 카드 공제 한도는 300만원, 7000만원 초과~1억2000만원 이하는 250만원, 1억2000만원 초과는 200만원이에요.


다만 전통 시장에서 상품·서비스를 구매한 적이 있다면 그 구매액의 40%를 100만원까지 더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액도 40%만큼이 100만원 한도로 더 공제돼요. 결국 총 급여가 7000만원 이하인 직장인의 카드 공제 한도는 아무리 많아봐야 500만원인 셈입니다.


게다가 이 500만원은 세액이 아닌 소득에서 공제돼요. 이것저것 따져 뺄 것 다 뺀 뒤 '최종적으로 내야 할 세금'에서 공제하는 것(이것을 '세액 공제'라고 해요)이 아니라, 세금을 물릴 때 표준으로 삼는 '과세 표준' 금액에서 공제해준다는 것이지요.


무슨 얘기냐고요? 이것을 이해하려면 연말정산의 절차를 알고 계셔야 하는데요. 연재물 첫 번째 기사(<[연말정산AtoZ]받느냐, 내느냐…골칫거리 '연말정산' 한 달 앞으로>)에서 알려드렸지만 다시 한 번 알려드릴게요.

뉴시스

[헤이버힐( 미 매사추세츠주)=AP/뉴시스] 신용카드 자료 사진. 2018.06.04.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말정산은 ①총 급여에서 근로소득 공제를 해 '근로소득 금액'을 구한 뒤, ②근로소득 금액에서 소득 공제를 해 '과세 표준'을 구하고, ③과세 표준에 세율을 곱해 '산출 세액'을 얻은 다음, ④산출 세액에서 세액 공제를 해 '결정 세액'을 정하고, ⑤결정 세액과 기납부 세액을 비교해 그 차액만큼 더 걷거나 돌려주는 과정입니다.


이 흐름을 산식으로 정리하면 '①총 급여 - 근로소득 공제 = 근로소득 금액 → ②근로소득 금액 - 소득 공제 = 과세 표준 → ③과세 표준 × 세율 = 산출 세액 → ④산출 세액 - 세액 공제 → ⑤결정 세액 - 기납부 세액 = 차감 징수 세액'이 되는데요.


카드 이용액 500만원은 결정 세액을 정하는 ④단계가 아닌 과세 표준을 정하는 ②단계에서 공제한다는 얘기입니다. 참고로 20~30대 직장인이 가장 많이 속해 있는 구간(1200만원 초과~4600만원 이하)의 세율은 15%예요.


결국 카드 공제로 인해 많은 20~30대 직장인이 줄일 수 있는 세금은 500만원의 15%인 75만원에 불과해요. 이것이 바로 '소비 요정인 당신이 연말정산에서 토해내기만 하는 이유'입니다. 카드 공제의 절세 효과가 큰 줄 알고 무턱대고 긁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불상사가 발생하겠지요.


카드 공제는 총 급여가 늘어날수록 한도가 작아져요. 정부가 카드 공제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버릴 수도 있고요. 이제 카드 공제보다 절세 효과가 큰 다른 소득·세액 공제 항목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앞으로 [연말정산AtoZ]와 차근차근 알아가봅시다. 하나, 하나 친절하게 알려드릴게요. 그럼 다음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str8fw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