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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태극기 부대, 국회 난입해 아수라장…9시간 만에 해산

by뉴시스

수백명 인파 태극기·성조기 들고 국회 앞 몰려와

한국당 주최 '공수처법 등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

9시간 넘게 국회 본청 둘러싸고 꽹과리에 고성

황교안 한국당 대표 통솔로 참석자들 집회 해산

설훈 與의원 멱살 잡고 정의당 당원 향해 침 뱉어

文의장 "특정 세력 국회 유린…심각성 깨달아야"

심재철 "정문을 봉쇄해 격앙…일 키운 것은 의장"

공화당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듯…당 차원 아냐"

뉴시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우리공화당 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늦은 시간 까지 태극기를 흔들며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를 외치고 있다. 2019.12.16. photothink@newsis.com

이승주 김지은 안채원 문광호 윤해리 기자 = 자유한국당 주최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인파 수백명이 몰리면서 국회는 꽹과리 소리와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국회 본청을 둘러싸고 '공수처 반대'를 외치던 참석자들은 약 9시간 만인 오후 8시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통솔을 받아 해산했다. 규탄대회 참석자들의 무작위 본청 진입을 막기 위해 폐쇄했던 정문도 7시 40분께 다시 개방됐다.


황 대표는 "자유시민 여러분 제 얘기를 들으시라. 시위를 마치고 평화적으로 경찰관을 따라 내려갑시다. 경찰 여러분들도 수고가 많다"며 이날 저녁까지 본청 앞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참석자들을 국회 밖으로 이끌었다. 앞서 경찰을 때린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참가자 한명을 제외하고 집회 해산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일부 규탄대회 참석자들의 폭력 및 국회 포위 행위에 대해 문희상 국회의장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 급기야 벌어졌다"고 개탄했지만, 한국당은 "일을 키운 것은 의장"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오전부터 국회 정문 앞에는 규탄대회에 참가하려는 한국당 당원 및 태극기를 든 시민 수백명이 대기했다. 국회 사무처에선 안전 등을 이유로 정문을 걸어 잠갔지만, 이내 문이 열리면서 인파 수백명이 국회 본관 앞까지 단숨에 밀려들어왔다.


이들은 한국당 의원들과 "문희상 국회의장 사퇴하라" "공수처·선거법, 2대 악법 반대" 등을 크게 외쳤다. 이 때문에 규탄대회는 예정보다 약 20분 늦게 시작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회 주인은 국민이다. 주인이 내는 세금으로 움직이는 국회에 들어오겠다는데 국회 문을 걸어 잠그는 행동은 잘못됐다"고 비판하며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문희상 의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도 "여러분 국회 들어올 때 자유롭게 왔나? 막혔죠? 오래 고생하셨죠?"라며 "도대체 말도 안되는 짓 한다고 이래저래 싸우느라 시간 걸렸다. 여러분께 미안하다. 하지만 여기 들어오신 여러분 이미 승리한 것이다"라고 외쳤다.


그러자 곳곳에서 북소리, 징소리와 함께 함성이 울려퍼졌다. 한국당 의원들과 당원들, 시민들은 "좌파독재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 수호하자"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한국당은 이들과 1시간30분 가량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이후 한국당 의원들은 오후 1시30분께 예정된 일정을 챙기러 국회로 들어갔으나 지지자들은 저녁까지 남아 '공수처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참가 시민들 중 일부는 국회 앞에서 선거법 통과를 촉구하는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천막 주위를 포위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또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들고 일렬로 서서 국회 건물 주변을 에워쌌다.


이에 국회로 들어가는 모든 문들은 경찰들이 겹겹이 막아섰다. 유일하게 출입이 개방된 후문 쪽에서는 태극기 시민 일부가 국회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결국 무력 충돌까지 벌어졌다. 참석자 중 일부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목덜미를 잡아채고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정의당, 민주평화당 관계자를 향해 욕설을 하거나 침을 뱉기도 했다.


설 의원실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본청 후문에서 차량을 타고 의원회관으로 이동하던 중 태극기를 드신 분들께 둘러싸였다"며 "누군가가 의원님 뒤에서 목덜미를 잡아채 안경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경찰 보호 속에서 간신히 차량에 올라 탔지만, 이분들이 다시 차를 둘러싸고 이동하지 못하게 막아섰다"며 "일부는 차 앞에 주저앉고 차량을 두드리고 몸으로 막았다.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려 경찰 보호조치 속에서 회관까지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규탄대회 참석자들이 정의당 당직자와 당원에 저지른 폭행사건에 대해 대해 구체적인 피해사실과 영상자료를 확보 중"이라며 "향후 고소·고발 조치를 진행해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사태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태극기 부대의 국회 점거에 대해 "있어서는 안될 일이 급기야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문 의장이 "특정 세력의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며 "여야 모두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전했다.


또 "집권여당은 물론 제1야당 등 모두가 무거운 책임감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상식과 이성을 갖고 협상에 나서주기를 의장으로서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당은 국회를 점거한 태극기 지지자들이 당과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오늘 패스트트랙 법안이 합의되지 않았는데, 국민들이 오늘 국회 본회의가 열려 안건이 처리되는 것으로 알고 걱정해 오신 것 같다"며 "(국회 사무처에서) 정문을 봉쇄하고 사람들이 못 들어오게 봉쇄해버리니 더 격앙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연 당대표 비서실장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11시까지 행사하고 다 해산했다. 이후 점심을 먹고 의총을 했다. 이걸 우리 당 행사라고 비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부인했다.


우리공화당측은 당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지연 우리공화당 대변인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참가자가 우리 당원들이 맞는지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당원이 개인 자격으로는 참가할 수 있지만, 이번 참가가 당 차원에서 지시하거나 동원한 인원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서울=뉴시스] joo47@newsis.com, whynot82@newsis.com, newkid@newsis.com, moonlit@newsis.com, pigh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