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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정부, 호르무즈에 청해부대 독자 파병…"美·이란과 사전 협의"

by뉴시스

청해부대 작전반경 한시적으로 확대

왕건함, 호르무즈해협서 독자적 작전

美주도 호위연합체에 연락장교 파견

미국 "한국 결정 환영하고 기대한다"

"이란, 한국의 결정 이해한다고 밝혀"

청해부대, 호르무즈 인근 기항지 옮겨

왕건함, 대잠능력 등 일부보완해 출항

뉴시스

[부산=뉴시스] 청해부대 31진 '왕건함'. (사진=해군작전사 제공).photo@newsis.com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적으로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21일 "현 중동 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청해부대는 미국 주도의 IMSC(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체) 통제가 아닌 우리 군(軍) 지휘 아래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단독 작전을 수행하면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파견 지역이 크게 확대돼 소말리아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호르무즈 해협,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에 이르는 3900여㎞ 해역이 청해부대 작전지역이 됐다. 파견 기한은 '한시적'이라고 발표됐지만 정해진 기일은 없다.


다만 정부는 미국 주도의 IMSC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청해부대가 필요한 경우 IMSC와 협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정보공유 등 제반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바레인에 있는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우리 선박 호송을 위해 (우리 군) 단독으로 작전을 한다"며 "독자적으로 보호할 능력이 없을 때 협력을 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청해부대(4400t급 구축함) 능력에 제한사항이 있다"며 "청해부대의 능력 범주 내에서 (작전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원칙을 밝혔다.


이번 정부의 독자 파병 결정은 지난해 5월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해 중동 지역에 긴장 상황이 조성되면서 검토되기 시작했다. 당시 국방부는 청해부대 작전 반경 확대 등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두고 고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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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청해부대 31진 '왕건함'(DDH-Ⅱ·4400t급)이 27일 오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서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고 있다. 7번째 청해부대 파병길에 오르는 31진 왕건함은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편성됐으며, 내년 1월 중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과 임무 교대를 한 이후 내년 7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사진=해군작전사 제공). 2019.12.27. photo@newsis.com

그러다 최근 미국-이란 사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일대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되면서 우리 국민과 선박 안전, 원유수급 문제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정부 안팎에서 독자 파병안과 IMSC 참여안 등 여러 가지 방안이 거론됐지만 파견지역 확대를 통한 독자 파병으로 가닥이 잡힌 정황은 지난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감지됐다.


지난 16일 NSC는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국민과 기업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선박의 안전한 자유 항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기존에 "국제사회와 긴말하게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정부가 일본 해상자위대와 같은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적으로 파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란 분쟁 등 중동지역 긴장고조가 장기화되고 있고 우리 국민과 선박 안전, 안정적 원유 수급 등과 관련해 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었다"며 "정부는 현 상황을 '유사시 상황'으로 정책적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과거에도 피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외국민의 보호를 위해 정부가 유사시 상황으로 정책적 판단을 통해서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 변경한 사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독자 파병 결정은 미국, 이란과 외교채널을 통한 사전 협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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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발라(이라크)=AP/뉴시스]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와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의 장례식이 4일(현지시간)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열려 지지자들이 그의 관을 옮기고 있다. 이란은 이번 미국의 공습으로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에 대해 '가혹한 보복'을 천명했다. 2020.01.05.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 이란과 사전에 협의했고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며 "미국은 한국의 결정에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수준의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도 기본적인 입장을 밝힌 걸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란이) 우리 결정을 이해한다는 정도로 밝혔다고 외교부를 통해서 들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독자 파병 결정이 가능한 것에는 최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의 해적 감소도 한몫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이 감소하고 이란 지역 정세가 불안해짐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기존 기항이었던 오만 살랄라항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오만 무스카트항으로 기항지를 옮겼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년 7월부터 무스카트로 청해부대를 이동한 것은 우리의 사전조치였다"며 "국민 안전조치, 선박보호를 위해 사전에 대비를 해왔던 상황이다. 이를 감안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은 현재 2만5000명 교민이 거주하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는 우리 선박 170여 척이 통항하고 있으며 통항 횟수만 연간 900여 회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 단독 파병 결정으로 우리 국민, 선박의 안전을 지키고 원유 수급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미국 주도의 IMSC 참여를 하지 않아 이란과 관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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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011년 청해부대 아덴만 여명작전 모습. 2019.03.12. (사진=해군 제공) photo@newsis.com

아울러 IMSC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에 직접 파병을 하면서 한미동맹에 대한 성의 표시도 할 수 있는 '1석3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통해 중동지역 일대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부산 해군작전사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4400t급)은 이날 한국시간 오후 5시30분께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과 임무 교대를 완료할 예정이다.


구축함인 왕건함은 이번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감안해 대잠 능력 등을 일부 보완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건함은 하푼 대함미사일과 SM-Ⅱ 대공미사일, 함대함 순항미사일 '해성', 대잠유도무기 '홍상어', '청상어', 해상작전헬기 링스(Lynx) 등을 탑재하고 있다.


부대원은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편성됐으며 전체 24%에 해당하는 72명이 청해부대 파병 경험이 있다.


왕건함은 지난 2010년 청해부대 5진으로 파병된 이후 10진, 13진, 18진, 21진, 27진 등 총 6차례 걸쳐 청해부대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2015년 청해부대 18진 임무 수행 시 예멘 소코트라섬에 거주하던 우리 국민 6명 등 12명을 오만의 살랄라항으로 안전하게 철수시키는 '예멘 우리 국민 철수 지원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편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방부로부터 비공개 현안보고를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 파병동의안이 통과될 때 유사시에 작전 범위 확대한다는 법적 근거를 갖고 (파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선례가 18차례 있었다. 교민들이나 선박이 구금됐을 때 작전 범위를 넓힌 것을 근거로 (파병 결정을 한 것)"이라며 이번 파병 결정이 방위비 협상과 연계된 부분에 대해선 "방위비 협상은 전혀 별개고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준호 김성진 기자 =  pjh@newsis.com, ksj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