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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끝내 무산된 기성용의 유턴, 생채기만 남은 협상

by뉴시스

기성용, 서울·전북과 접점 찾지 못해

서울 위약금 요구해 협상 걸림돌된 듯

뉴시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프리미어리거 기성용(30·뉴캐슬)이 1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15라운드 광주FC 대 부천FC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기성용은 광주FC 홍보대사이자 개인 최대주주다. 2019.06.16. sdhdream@newsis.com

폐장에 가까워보였던 K리그 이적시장이 기성용이라는 예기치 못한 인물의 등장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일주일 가량 축구계를 들썩이게 했던 핫이슈는 이미 알려졌듯 '협상 결렬'로 막을 내렸다. 성장의 기틀이 됐던 K리그에 다시 뛰어들려던 기성용과 원소속팀 FC서울이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탓이다.


기성용의 에이전트사인 씨투글로벌은 지난 11일 "기성용과 FC서울, 전북 현대와의 협상을 10일부로 종료했다"면서 올해 K리그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작별을 택한 기성용은 서울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약관의 나이에 유럽으로 건너간 기성용은 그동안 기회가 날 때마다 처음 프로 유니폼을 입은 서울에 대한 애정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기성용측은 서울의 포르투갈 전지훈련 기간 중 입단 의사를 본격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은 12월30일부터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진전이 쉽지 않았다. 모든 지지부진한 협상들이 그렇듯 선수와 구단은 서로가 제시한 조건에 난색을 표했다.


K리그의 '큰 손' 전북 현대가 기성용 영입전에 가세한 것도 이때였다. 기성용과 전북은 순조롭게 접점을 향해 도달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위약금 문제라는 이번 사태의 핵심 변수가 수면 위로 불거졌다.


기성용이 K리그 내 타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해당 구단이 서울측에 일정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위약금 규모는 200만 유로(약 26억원)로 전해진다. 해당 조항은 2010년 기성용이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할 때 발생한 이적료의 일부를 서울이 기성용에게 주면서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전북 입장에서도 연봉 포함 3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결국 전북과 기성용의 협상은 흐지부지됐고, 다시 기성용과 만난 서울이 그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면서 지금의 결론에 이르렀다.


기성용을 보고 싶어했던 축구팬들은 대체로 서울의 행태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서울팬들은 자신들의 스타를 놓친 구단 프런트를 향해 다양한 방식으로 질타를 쏟아내는 중이다. 도출된 결과를 보면 서울의 행보가 기성용을 잡을 여력이 없으면서, 다른 팀에는 내주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복귀 무산이 공표된 날 기성용이 인스타그램에 영문으로 올린 '거짓으로 나에게 상처를 준다면 나도 진실로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글귀는 팬들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뀌게 했다.


이에 서울 관계자는 "협상이 안 돼 우리도 굉장히 안타깝다. 그러나 선수의 발목을 잡으려고 한 것은 아니다"면서 "위약금 이야기는 협상 과정에서 서로 언급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자세한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협상 초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은 일부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선수가 마음 상했다'는 내용에 대해 "선수에게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협상을 시작할 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은 아쉬움의 표현일 것으로 추측한다. (처음 복귀를 타진했던 때보다) 2월 초 급진적으로 대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팬들에게는 기성용의 전북 이적설이 돌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부랴부랴 구단이 다시 더 나은 조건을 들고 협상에 임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차라리 구단이 처음부터 기성용을 붙잡을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추후 다시 기회를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면 팬들이 이 정도로 분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끝내 서울과의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한 기성용은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입장에 처했다.


현 상황에서 진전이 없다면 추후 K리그행을 모색할 때도 생채기만 난 채 같은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감정이 크게 상한 기성용이 유턴을 아예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팬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데 성공하며 부활을 알린 K리그는 기성용이라는 스타를 등에 업고 또 한 번의 도약을 기대했지만 아쉬움만 삼키게 됐다.


한 K리그 관계자는 "기성용이 복귀했다면 K리그에서 성장한 선수가 해외에서 활약한 후 다시 K리그 팬들과 만나는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K리그 흥행 호조에 큰 도움이 됐을텐데 아쉽다"고 곱씹었다.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hjk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