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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남도의 단풍 여행지 3곳, 지금 가야 안 놓쳐요

by오마이뉴스

대둔산-내장산-백양사로 이어지는 호남의 풍광


11월 8일이 입동이었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이제 가을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단풍이 후드둑 진다는 얘기다. 뉴스에 보도된 남도의 예상 단풍철은 11월 초순, 바로 지금이다. 호남지방의 이름난 단풍 명소 3곳을 한걸음에 들러봤다. 바로 내장산과 백양사, 그리고 대둔산이다.


단풍이 절정을 지난다고 하지만 아직도 추색이 완연하다. 울긋불긋 단풍에 젖어 낙엽길을 걷다보면 지친 심신이 잠시나마 정화되는 기분이다.

기암절벽과 단풍이 어우러진 대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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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의 금강구름다리. 대둔산 중턱쯤에 위치한 금강구름다리 ⓒ 이상헌

이른 새벽 길을 나선다. 먼저 찾아간 곳은 대둔산도립공원. 대전광역시 조금 아래, 충남 논산시와 금산군 사이에 대둔산이 자리한다. 그 바로 위에는 계룡산이 위치한다.


처음 계획은 대전에서 계룡산을 찾아가려 했으나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에는 시간이 맞지 않는다. 단풍철에만 한시적으로 운행되는 버스 노선을 만들어 주면 좋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전충도'에 걸쳐있는 대둔산은 기암절벽과 단풍이 어우러진 곳이다. 여기서 전충도라 함은 전라도와 충청도를 합쳐서 필자가 부르는 명칭이다. 전주와 나주를 합쳐서 전라도, 충주와 청주의 첫 자를 따와서 충청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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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선계단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대둔산 자락. 삼선계단 위에서 바라본 금강구름다리와 대둔산 풍광 ⓒ 이상헌

입구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금강구름다리 못 미쳐서 내리게 된다. 여기서 조금만 올라가면 삼선계단이 나온다.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철제다리다. 꼭대기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약간의 어지럼이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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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삼선계단 오르기. 삼선계단의 좁은 다리를 오르는 관광객 ⓒ 이상헌

마천대 정상까지 등산을 할 수도 있겠으나 오늘의 목적은 단풍놀이이므로 적당한 높이에서 하산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려했더니만 처음부터 왕복권을 끊지 않았기에, 편도라도 왕복요금을 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첫 단추가 잘못 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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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질어질 삼선계단.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고 높은 계단이다. ⓒ 이상헌

대둔산은 가을날의 단풍도 좋고 설경의 풍경은 더욱 좋다.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다음 기회가 되면 들러보시길 바란다.

내장산 단풍터널 걷다보면 감탄사가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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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단풍길. 내장산 케이블카에서 내려 바라본 단풍길과 우화정 ⓒ 이상헌

첫 번째 코스를 후다닥 내려와 내장산으로 향한다. 아마도 보통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이 내장사일 것이다. 정읍시 아래쪽이 내장산국립공원이다. 정읍역에서 내장산행 버스가 수시로 다니므로 접근이 용이하다.

 

단풍철이면 수많은 인파에 관광버스가 연이어 들이닥치고, 입구에 주르륵 늘어선 상점이 시내의 번화가보다 더 복잡하다.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내장산까지 갈 수도 있고 단풍길을 따라 걸음걸음 내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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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입구의 우화정. 물길 한 가운데 세워진 우화정에 단풍나무를 걸고 촬영 ⓒ 이상헌

눈호강을 하러 왔으니 단풍구경을 하면서 천천히 올라간다. 물길 한가운데 정자가 우화정이다. 빨간 단풍나무를 걸치고 찍으면 운치가 살아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단풍이 화사하게 피어난다. 그 아래로 걸어왔던 단풍터널과 우화정이 보인다. 연인이나 가족을 배치하고 한 컷 한 컷 담다보면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백양사 배산임수 단풍에 흠뻑

내장산도립공원의 서남쪽에 위치한 사찰이 백양사다. 내장산 능선을 타고 서너 시간 걸으면 백양사로 내려갈 수 있다. 필자는 갈 길이 바빠 차로 달린다. 쌍계루를 바라보며 반영을 촬영하는 것이 포토제닉 포인트.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자세다. 누각의 위쪽에는 단풍나무와 돌산이 자리하고 그 앞으로 잔잔한 물길이 지난다. 청명한 가을하늘까지 더해지면 현란한 색 대비가 시지각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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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쌍계루의 반영. 배산임수의 자리에 세워진 백양사 쌍계루와 물길. ⓒ 이상헌

쌍계루 위로는 단풍이 화사하지만 그 바로 앞 연못에 심어진 단풍나무는 이제 불이 붙기 시작한다. 불과 몇 걸음 차이임에도 이렇게 녹음과 단풍이 어우러지는 곳이 백양사의 풍광이다. 물길을 향해 늘어진 단풍나무 아래로 따사로운 햇살이 풍취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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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을 향해 늘어진 백양사의 단풍나무. 백양사는 몇 걸음 차이로 단풍의 첫 시작과 끝을 볼 수 있다 ⓒ 이상헌

서서히 땅거미가 지는 오후 5시 정도면 그 많던 인파도 뜨문뜨문. 귀경하기가 아쉬울만큼 단풍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연못에 내려앉은 낙엽의 운치가 좋아 한동안 벤치에 앉아 눈요기를 했다.


이상헌 기자(daank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