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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천하갑산수...
계림의 이강에 폭 빠지다

by오마이뉴스

중국 광서성 계림과 양삭으로 떠난 5박 6일 여행

오마이뉴스

동양화 한폭을 보는 것과 같은 관암나루에서 바라보는 이강의 풍광 ⓒ 김광철

지난 11월 중순 경 대학 친구가 전화가 와서 계림을 가는 싼 여행이 있는데 가자는 것이다. 나는 처음 이 말을 듣고 경주 계림으로 알아들었다. 그 친구에게 확인하였더니 경주가 아니고 중국 계림이라는 것이다.


나는 중국의 계림이 유명 관광지인 줄 몰랐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더니 우리나라의 아시아나항공이 취항을 하고 있고 많은 여행사들이 관광 상품을 내놓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하여 그 친구의 권유를 받고 함께 가기로 하였다. 이미 두 명의 전직 교사와 함께 간다는 것이다. 나까지 네 명이 한 팀을 이룬 것이다.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의 계림과 양삭 중심으로 여행을 하는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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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암나루에서 바라다 보는 석회암 봉우리들의 기묘한 형상이 아주 신비롭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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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회주의 가치 10개 덕목. 동북 3성을 갔을 때도 그렇고 중국 어디를 가나 시진핑 시대 중국 개혁의 방향을 말해주는 10개의 가치는 가는 곳마다 이렇게 간판으로 붙어있다. 특히 '文明的'을 강조하는 중국이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몸부림을 볼 수 있다. ⓒ 김광철

지난 7일 저녁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4시간 만에 계림 공항에 내릴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였더니 우리를 인솔할 가이드가 손팻말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로 1시간 정도 가면 계림 시내가 나온다는 것이다. 버스를 타고 보니 우리 말고 부부가 온 팀이 두 팀이 더 있었다. 그분들과 함께 모두 여덟 명이 5박 6일을 함께 계림과 양삭 일대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가이드는 자신을 소개하는데, 원래 고향은 선양에 살았던 조선족이라 한다. 이곳 계림에 와서 산 지가 20여년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보다도 더 북쪽에 있는 요녕성에서 계림은 베트남과 국경을 이루는 광서성에 있는 도시인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계림은 날씨가 무척 더운 곳이라고 소개를 한다. 그러면서 계림에 대하여 전반적인 안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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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화(紫金花). 계림의 겨울에도 이 꽃은 가로수로 심어져서 계림시내 겨울을 밝히고 있었다. ⓒ 김광철

'계림(桂林)'은 계수나무가 우거지 지역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계림시 광서성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데, 주변에 있는 현들까지 포함하여 계림시 전체 인구는 약 4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광서성 지역은 면적이 83만㎢로서 우리나라의 남북한 면적의 거의 4배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인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간 12월은 이곳 지역에서는 날씨가 제일 추운 달로 4℃~25℃로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 정도인 것이다. 그것도 11~1월 정도가 그렇고 나머지는 우리나라의 여름철 날씨와 같거나 그보다 훨씬 기온이 올라가서 45℃ 안팎의 더운 날씨를 보인다고 한다. 1년 강수량은 1900mm 정도로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우리가 간 계절은 이곳에서는 겨울이라고 하여 관광객들도 적게 오는 비수기라고 한다. 비수기이기 때문에 우리는 여행 경비를 좀 싸게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이곳에서는 비수기라는 계절에 여행하는 것이 안성맞춤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운데 이곳은 가을 날씨이고 비가 자주 오는 찌는 여름도 아니니 얼마나 여행하기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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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단풍. 이곳은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이지만 단풍이 들어있는 나무들은 별로 보이질 않았다. 그런데 가로수 등으로 심어진 은행나무들은 노란 단풍이 들고 있었다. ⓒ 김광철

천하갑산수(天下甲山水) '계림'

이곳 계림은 4가지 자랑이 있다고 가이드는 힘주어 말했다. '1. 산이 푸르고(山靑), 2. 물이 빼어나고(水秀), 3. 동굴이 많고, 4. 돌이 아름답고 많다(石夛)'는 것이다. 여행 내내 다녀보니 그렇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 계림은 소수민족인 장족(壯族)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그 외에도 주변 지역에는 여러 소수민족들이 사는 곳이란다. 사실 말이 소수 민족이지 우리 같은 여행객이 볼 때는 한족이나 장족이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이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아무튼 광서성(廣西城)애는 장족자치구가 있다는 것이다. 계림시 한가운데로는 이강(離江)이 흐른다. 그런데 이곳의 '離'자에는 중국 사람들은 앞에 삼수변을 넣고, 뒤에 있는 8획은 뺀 글자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그 이강은 이곳은 카스트 지형으로 석회암 산들이 종을 엎어놓은 것과 같은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3만 6천 개가 늘어져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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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가는 유람선. 그 자체도 아름다운 풍광에 한 점을 찍는다. ⓒ 김광철

그 봉우리들이 남북으로 주욱 이어내려 오는데 그 가운데를 이강이 흐르고 있다. 이강의 길이는 470km에 이른다고 한다. 기기묘묘한 봉우리들 사이로 이강이 흐르면서 빚어내는 풍광은 그야말로 천하 제일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곳이리라. 석회암 지대를 흐르기 때문에 스위스에 가면 보는 석회수 하천의 물과 비슷하지만 그 탁도는 훨씬 덜하여 맑게 보였다. 그렇기에 그 옛날 도연명은 이곳에서 '무릉도원'을 찾았다고 하고,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찾았던 곳이다.


이러저러한 설명을 듣다보니 벌써 우리가 묵어야 할 계림 시내에 있는 플라자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은 2성급이 꽤 넓고 시설도 좋은 편이었다. 계림과 한국과 시차는 1시간이 나기 때문에 우리가 계림의 숙소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얼른 씻고 다음날 일정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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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공원. 게림 여행 제1일째 날 처음 찾은 자주공원은 대나무와 상록수가 우거진 한적한 공원으로 산책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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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자주공원에서 이강 건너편에 보이는 코끼리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산 ⓒ 김광철

다음 날 아침 9시에 모여 맨 먼저 찾은 곳은 '자주공원'이다. 비수기라 그런지 공원에는 사람들이 붐비질 않았다. 대나무와 상록수가 어우러져 산책을 하기에 참 좋은 공원이었다. 공원을 한참 가로질러서 갔더니 이강이 나왔다. 강 건너 쪽에는 코끼리 형상을 하고 있는 상비산이 아주 그럴듯하게 서 있어서 강물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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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농사. 관암을 향해서 차를 달리면서 보니 비닐하우스 안에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들을 볼 수도 있었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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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농사. 이곳은 비가 많아 논농사를 많이 지을 것 같지만 농사는 거의 짓지를 않고 있었다. 이 본도 아주 드물게 본 것이다. 오리들이 낟알을 주워먹고 있는 모습이 한가롭다. ⓒ 김광철

공원을 둘러보고 나와 대절버스를 타고 우리 일행은 관암 이강을 향해서 달렸다. 가면서 보니 평지에 농사를 짓지를 않고 작은 관목과 억새와 같은 벼과식물들이 우거져 있을 벌판을 한참 달렸다. 길의 양 옆으로는 석회암 봉우리들이 연봉을 이루어 끊일 줄 몰랐다. 이렇게 약 1시간가량을 달려 관암(冠岩) 나루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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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나루변에서의 점심 식사. 오리탕에 각종 중국 음식들과 생선튀김 등이 나와서 맛있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 김광철

거리에서 오리탕에 생선 튀김 등이 곁들인 중국식 점식식사를 잘하고 이강 유람선을 타러 나갔다. 이강은 듣던 대로 정말로 강물이 맑고, 겨울임에도 수량이 풍부했다. 유람선들이 오르내리는 이강을 따라 우리 일행을 태운 배는 룰루랄라 콧노래라도 부르는 듯 신나게 내려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석회암 봉우리들의 기기묘묘한 형상은 끊일 줄 모르고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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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암 이강의 관광 안내도. 관암동굴을 나올 때는 레일바이크를 타고 나왔는데, 그 입구에 세워져 있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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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 여행. 이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보이는 풍광은 과연 천하 제일이라는데, 누가 이의를 제기하겠는가?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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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조화.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들과 모래톱, 강 양안의 대나무 등이 잘 어우러져 빚어내는 경치는 천하 절경으로 손색이 없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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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에 드리운 산 그림자. 데칼코마니를 연상케 하는 물에 비친 산그림자도 풍광의 격을 한층 드높이고 있었다. ⓒ 김광철

강변에 모래톱이라든가 작은 자갈들, 대나무, 각종 상록수들, 야생 바나나, 야자나무, 소나무 등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천하 비경을 이루고 있었다. 거기에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산 그림자가 물에 드리운 풍경은 천하제일 경이라 함에 누가 이의를 제기하겠는가? 천하갑산수(天下甲山水) '계림'이라는 말이 거저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면서 그 아름다운 황홀경에 넋을 잃고 사진기에 연신 담아 내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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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의 경치. 유람선이 움직이면서 빚어내는 이강 주변의 석회암 봉우리들의 모습이 이보다 더 조화로울 수가 있을까? 신의 한수라고나 할까?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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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 바위. 마치 병풍을 둘러친 것과 같은 봉우리들의 늘어선 모습 또한 기묘한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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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주 저장소. 관암의 석회암 동굴은 이곳 전통 명주 '삼화주'를 저장하여 숙성시키는 곳이라는 것을 알리는 간판이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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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도 더 된 삼화주 술독. 이 관암동굴 안에서 이렇게 잘 익고 있었다. 이 자체가 삼화주 선전이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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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주. 삼화주도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노삼화주'를 한 병 사서 잘 마셨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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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진열되어 있는 삼화주. 삼겹살로 저녁을 먹었던 한식당에서 찍은 삼화주 사진이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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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암동굴의 종유석. 관암동굴은 석화임 동굴이지만 다른 석회암 동굴들과 비교하여 종유석은 별로 발달하지 않은 굴이었다. ⓒ 김광철

우리를 테운 배가 다시 관암나루로 돌아오니 이제 제정신이 돌아온다. 이러서 가이드를 따라 올라간 곳은 이 고장 특산주인 '삼화주'가 숙성되어 익어가는 관암 동굴이다. 말은 석회암 동굴이지만 여느 동굴들처럼 종유석이나 석순 등이 많지 않았다. 그런 굴 속의 상온에서 이곳 사람들은 삼화주를 빚어 숙성을 시켜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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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로 심어져 겨울을 밝히고 있는 자금화(가이드가 알려준 꽃 이름이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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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농사. 이곳 게림 관암에는 귤농사를 많이 짓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노점상 아줌마들도 귤을 들고 다니며 사라고 하는데, 속에 씨가 들어있어 먹기는 불편했다. ⓒ 김광철

이렇게 관암 이강 유람을 잘하고 계림 시내를 향해서 달리는 버스 차창 밖으로는 좀 전에 노점 아줌마들한테 사 먹었던 씨앗이 몇 알씩 들어있는 이곳 귤농장이 여기저기 보인다. 그런 풍광을 보며 차를 달려 계림 시내에 가까워지니 길가 가로수는 붉으스름한 색을 띤 꽃을 달고 있었다.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자금화'(紫金花)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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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행렬. 중국은 요즘 오토바이들이 길러리에 부쩍 많이 눈에 띄는데, 이 오토바이이들은 기름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전부 전기로 가는 오ㅌ토바이들이다. 대기오염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중국이다. ⓒ 김광철

오토바이들이 길가를 열심히 그리고 많이 달리고 있었는데, 이곳 중국은 얼마 전부터 오토바이들은 다 전기로 굴러가도록 동력을 바꾸어 대기오염도 방지하고 오토바이 속력도 적당히 조절을 하여 교통사고도 줄였다고 한다. '문명' 중국은 이런 작은 것 하나하나 바꾸는 데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가이드는 거든다. 과거에는 공안들이 조금만 잘못해도 마구 잡아갔는데, 지금은 함부로 시민들을 대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전보다는 인권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런 것들이 다 중국 사회주의 가치를 실현해 가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 있는 모양이다.


김광철 기자(kkc082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