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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이 모든 것을 허락한
한라산에 감사를

by오마이뉴스

한라산에서 만난 놀라운 눈세상을 공개합니다


지난해 12월 31일 제주도 여행에서 영실 탐방로 눈꽃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침부터 내리던 눈 때문에 산행 내내 안개로 가득했던 길이 내려올 때는 갑작스레 몰아친 바람 덕분에 조금씩 하늘이 열렸어요. 그때 눈앞에 펼쳐진 놀라운 풍광을 소개하고 싶어요. 겨울이 끝나기 전에 꼭 다녀오면 어떨까요? <겨울왕국>의 등장인물들이 어디에선가 나타날 것만 같은 하얀 세상이 정말 아름다웠거든요!


영실 탐방로는 영실 휴게소에서 병풍바위, 윗세 오름을 거쳐 남벽 분기점까지의 총 5.8km의 길이에요. 하지만 눈이 내리면 영실 탐방안내소에서 영실 휴게소까지 2.4km 구간은 스노체인을 갖추지 않은 차량을 통제하게 되니 참고하세요. 제가 올랐던 12월 31일에도 영실탐방안내소에 차를 세운 채 걸어 올라가야 했고, 기상 조건 때문에 윗세 오름까지만 탐방이 가능했답니다.

오마이뉴스

겨울왕국의 트롤들이 잠자고 있는 걸까요? 올라가는 길, 안개로 자욱한 길 곳곳에서 겨울왕국을 만났어요. 조금 춥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만난 하얀 눈으로 가득한 풍경만으로도 행복했답니다. ⓒ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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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세오름에 도착했어요. 기상악화로 남벽분기점까지는 올라갈 수 없었어요. 언젠가 남벽까지도 올라가보고 싶었어요. 아쉬움을 남겨두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 이창희

영실 휴게소에서부터는 아이젠 없이는 등반하기 어려우니 미리 준비하면 좋겠어요. 물론 영실 휴게소에서 판매도 하니까 빠트리셨다면 챙겨서 올라가시면 됩니다. 걱정 마세요!


윗세 오름까지 올라가는 길은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가끔 몰아치는 세찬 눈보라에 머리가 얼어버릴 지경이었답니다. 눈앞으로 안개가 자욱해 표지판이 알려주는 멋진 풍광을 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마음의 눈으로 바라봐야 하나 보다 생각하며 아쉬워했어요.


그렇게 윗세 오름의 통제 지점에서 되돌아 내려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바람이 몰아치더니 갑자기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는 거예요. 와, 순간적으로 지나치는 푸른 하늘이 하산길의 행운을 기대하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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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한라산이 기다리라고 했어요! 내려오는 중인데, 갑자기 바람이 몰아치더니 하늘이 열렸어요. 태양은 반짝거렸고, 멀리로 바다가 드러났거든요. 무조건 기다려야 했습니다. 뭔가, 나타날 것 같잖아요? ⓒ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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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덮었던 구름이 쉴새없이 지나가는 풍경. 내려가는 길이에요. 놀랍게 반짝이는 바다 위로, 한라산의 구름이 쉴새없이 흘러가고 있었어요. 그대로 행복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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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드러난 놀라운 풍경. 안개로 가득한 하늘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푸른 하늘 위로 반짝이는 태양은 멀리 제주의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였어요. 영실 기암이 반짝였고, 눈꽃이 가득한 한라산이 아름다웠습니다. ⓒ 이창희

그렇게 바람이 몰아칠 때마다 하늘을 힐끔거리면서 병풍바위 앞에 도착했어요. 야호! 역시, 하늘은 행운을 알아챈 등산객을 외면하지 않고 눈앞에 놀라운 풍경을 선물했어요.


봉우리를 낮게 채웠던 안개가 바람에 밀려가면서 선명하게 드러난 병풍바위와 영실기암, 그리고 그 너머를 금빛으로 반짝이는 제주의 바다까지! 믿을 수 없는 풍경이었답니다.


차가운 바람에 머리카락은 그대로 얼어버렸지만, 이곳에 올라야만 만날 수 있는 멋진 풍경에 모든 것이 보상됐어요. 하늘에, 바람에, 태양에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허락한 한라산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따뜻한 겨울이라 아쉬운 분들, 방한장비 든든하게 챙겨서 다녀오시면 어떨까요? 선명하게 아름다운 겨울이 여러분들을 반갑게 맞이할 거예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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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하산했습니다. 겨울의 나무에는 반짝이는 눈꽃이 피어난다는 거, 아세요? 머리 위로 파란 하늘과 이제는 모습을 드러낸 영실기암이 놀라운 풍경입니다. ⓒ 이창희

이창희 기자(crazyl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