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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미스터트롯'의 하늘 찌르는 인기, 이런 상황 때문인 걸까

by오마이뉴스

'방송계 대세'로 자리매김한 트로트... 중장년층 타깃팅 성공 사례

오마이뉴스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영하는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 TV조선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방영하는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미스터트롯>의 파죽지세가 놀라움을 넘어 경이로울 정도다. 전작 <미스트롯>이 구축한 인기 덕분에 <미스터트롯> 또한 잘 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긴 했지만, 방송 3회 만에 <미스트롯>의 인기를 훨씬 능가했다. 지난 16일 기록한 17.7%(닐슨코리아 유료 시청자 기준) 시청률은 요즘 예능계에선 보기 어려운 숫자다.


모바일로 진행되는 대국민 응원투표(시청자 투표) 또한 100만표를 돌파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 정도면 오디션 대표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던 Mnet <슈퍼스타K>, <프로듀스101> 시리즈가 부럽지 않은 엄청난 화력이다.


지난해 <미스트롯>이 첫 방영할 때만해도 이 프로그램이 인기 있을 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회가 거듭될 수록 시청률이 수직상승하긴 했지만, 애초 트로트를 즐겨듣는 중장년 및 노년층 외 다른 세대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방송인지 의문이었다. 참가자들의 뛰어난 역량과 예능적인 재미와 별개로 여성 출연자들을 성상품화 시키는 <미스트롯>의 접근 방식 또한 논란이었다.


하지만 <미스트롯>의 종영 이후 8개월만에 재개하는 <미스터트롯>은 <미스트롯>보다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방송을 시작할 수 있었다.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과 MBC <놀면뭐하니?>가 탄생시킨 '트로트 이무기' 유산슬(유재석)이 트로트에 대한 호감도를 상승 시켰기 때문이다.

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송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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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방영한 TV조선 트로트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 ⓒ TV조선

판소리로 다져진 탄탄한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앞세워 <미스트롯> 방영 내내 화제의 인물이었던 송가인은 <미스트롯> 종영 후에도 '미스트롯 콘서트' 열풍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대세 중의 대세 임을 입증한 바 있다. 각종 공연 및 행사 참여 외에도 지상파, 종편 예능프로그램에도 활발히 등장한 송가인은 꾸밈없이 털털한 예능감으로 트로트에 관심이 없던 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송가인과 <미스트롯>이 트로트 열풍에 불을 지폈다면, <놀면 뭐하니?>가 배출한 유산슬은 트로트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 유재석이 <놀면 뭐하니?>를 통해 트로트 신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한 것은 평소 그의 남다른 트로트 사랑 때문이었다. MBC <무한도전> 시절 트로트 관련 기획 아이디어를 제시한 바 있는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를 통해 정식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유산슬로 트로트계에 도전장을 내민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로 자리잡기까지 모든 과정을 낱낱이 다룬 <놀면 뭐하니?>는 트로트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는데 일조했다. 유산슬이 발표한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 인기 상승 외에도 '합정역 5번 출구'를 작사, 작곡, 편곡한 이건우 작사가와 박현우(박토벤), 정경천(정차르트) 작곡가가 큰 사랑을 받았고, 신인 유산슬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가수 진성, 윤수현 또한 주목받았다. 2008년 발표한 '안동역에서'의 꾸준한 인기와 <놀면 뭐하니>를 통해 데뷔 이래 최고의 주가를 올리게된 진성은 현재 <미스터트롯> 심사위원으로도 맹활약 중이다.

트로트에 빠진 대한민국, 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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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영한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 TV조선

송가인, 유산슬에 이어 <미스터트롯>까지. 지상파, 종편을 막론하고 트로트에 빠지게 된 것은 TV시청자들의 고령화를 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TV보다 유튜브, OTT를 더 선호하는 젊은 시청자들은 점점 더 TV를 멀리하고 있고, 방송국들은 기존 타깃 시청층인 20~49세 외에도 그 이상 나이대 시청자들의 취향과 눈높이를 고려한 콘텐츠를 제작해야하는 기로에 서게 되었다.


<미스터트롯>은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TV시청자들의 취향을 확실히 저격한 콘텐츠이고, 향후 중장년층 이상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어떤 방향이던 이정표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미스터트롯>의 인기는 TV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임영웅, 이찬원, 장민호, 영탁, 홍잠언, 정동원, 김호중 등 <미스터트롯> 출연으로 화제가 된 가수들의 다시보기 영상이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미스터트롯> 관련 기사에는 출연자들을 응원하는 댓글로 봇물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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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영하는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 ⓒ TV조선

애초 프로그램 타깃층인 50대 이상 외에도 2030대에서도 <미스터트롯>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간절한 심정으로 <미스터트롯>에 참가했다는 실력파 참가자들의 감동 사연 또한 프로그램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스트롯>, 송가인, 유산슬에 이은 <미스터트롯> 열풍은 그동안 비주류로 분류된 트로트 시장 활성화에 기여함과 동시에 중장년층 이상을 위한 방송 콘텐츠 빈곤을 돌아보게 한다. 출산율 감소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 등장으로 TV 시청자 감소와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하지만 아이돌 위주 가요방송이란 타성에 젖어있던 지상파 예능은 변화를 주저했고, 결국 종편 채널이 방송계와 가요계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는 것이다. 중장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트로트가 방송계의 대세가 되고 압도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는 현실. 고령화 한국의 또 다른 이면이다.


권진경 기자(kneodo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