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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일당 50만 원입니다'
일용직이라고 무시하면 절대 안 되는 일

by피클코

일당 20~50만 원 일용직

"유흥업소밖에 없지 않나요?"

의외의 고소득 벌어들이는 일용직은 바로

일부 공고에는 당당히 '불법 로비'와 관련된 업무임을 공개한 곳도 있다.(좌) 건설 현장 일용직을 체험한 장성규(우)/ youtube @ 워크맨

취업난이 심해지며 구직자들 중 일부는 '차라리 다른 길을 찾자'라는 생각에 색다른 일자리로 눈을 돌립니다. 구인 구직 사이트를 검색하다 보면 '고소득 일용직', '일당 30만 원' 등 순간 혹하는 문구들이 눈에 띄는데요. 유흥업소, 불법 업무 등에 속하거나 눈속임 공고 등이 대부분입니다만, 실제로 높은 소득을 벌어들일 수 있는 일용직도 존재합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일당 30만 원이 기본이라는 일용직은 어떤 일들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취업보다 기술" 도배·타일 작업

타일 기사, 도배 기사에 도전하는 젊은이들. 일부 학원에는 정원을 초과한 인원이 몰려들기도 했다.

요즘 도배, 타일 분야엔 젊은 인력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습니다. 자격증 유무와 관계없이 비교적 높은 일당을 자랑할 뿐 아니라 단기간에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데요. 천편일률적인 취업 시장에 뛰어들어 퇴직, 이직을 고민하기보단 기술 하나를 제대로 배워 잘 써먹겠다는 젊은이들의 달라진 생각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줄눈 작업을 이어가는 모습

방송 '생활의 달인'에서 30년간 줄눈 작업을 이어온 한 작업자에게 세 건의 작업을 통해 일당 51만 원가량이 입금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요. 평균적으로 1건당 17~20만 원 사이지만, 역량에 따라 높은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랜 기간 정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업력이 긴 이들이 시장과 업체를 꽉 잡고 있는 데다 공급되는 인력이 많아지면서 모두가 높은 수입을 벌어들일 수 없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도배 기술은 물론, 영업까지 힘을 써야 하는 상황이죠.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 비계공

한국 물가 정보가 발표한 평균 노임(일급)이 2번째로 높은 직종에는 비계공이 등장했습니다. 비계란 산업현장에서 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입니다. 비계공은 이 비계를 조립 및 해체하는 작업을 담당하죠. 한 커뮤니티에서 파이프와 줄 하나에 몸을 지탱한 채 비계를 해체하는 아슬아슬한 모습이 화제 되었습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들의 평균 일급은 22만 원 정도였습니다.

제2 롯데월드 건축 작업 중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작업자 역시 비계공이었다. / ddanzi

건물 주변에 파이프로 얼기 설기 엮인 비계를 다루는 위험한 작업이기 때문에 작업 전 양쪽 눈의 시력, 음주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로 공사장 사고 중 6~70%가 비계에서 발생할 정도로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작업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나 비계 설치, 해체 작업에 투입되지 않습니다. 보통 숙련된 비계공들이 주요 업무를 담당하고 초보자의 경우 해체된 무거운 쇠 파이프를 정리하는 작업 정도에만 투입됩니다.

원숭이, 헬기도 이긴 '잣 따기' 달인

잣이 비싼 이유가 어느 정도 이해되는 채취 방식 / chosun, ilyo

일당 3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까지도 벌 수 있다는 '잣 따기' 아르바이트. 말 그대로 잣나무에 올라가 잣을 터는 일인데요. 나무가 워낙 크고 높을 뿐 아니라 잣은 저절로 떨어지지 않고 털어야 수확할 수 있습니다. 헬기, 애드벌룬, 원숭이 등을 이용하는 방법들이 있었으나 비용, 관리적인 측면에서 효율이 떨어져 대부분 사람이 직접 채취하고 있죠.

2년간 영그는 잣은 단 3개월간만 채취가 가능한데요. 7~8kg 사이의 대나무 장대와 함께 나무 높이 올라가 잣을 털어야 합니다. 한 잣 채취자는 "잣이 비싼 이유는 사람이 목숨을 걸고 채취하기 때문이다"라고 했죠. 15~30m의 나무를 타고 내려올 때에는 땅벌, 올라가서는 낙상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평균 노임 제일 높은 전기 분야

건설경제신문

건설업 직종 중 하루 43만 4,661원의 높은 평균 노임을 자랑하는 송전 활선 전공. 이 뒤를 배전활선전공(42만원 대), 송전 전공(40만 원 대)가 잇습니다. 세 가지 직종 모두 전기 공사 기술자들의 직종입니다. 전기공사 기술자들의 경우 평균 연령이 51.5세로 이미 고령화가 시작되었는데요. 다양한 업무가 있지만 특히 열악한 전기원 노동자들의 업무 환경이 공개되며 논란이 되었습니다.

스마트 스틱 공법(좌), 작업 중인 배전 전기원 노동자 (우) / 노동과 세계

한국 전력공사에선 '정전률 제로'에 도전하기 위해 고압선을 직접 손으로 만지며 작업하는 '직선활선 공법'을 도입했는데요. 작업자가 직접 고압 전선을 만지지 않고 작업하는 스마트 스틱 공법, 바이패스 공법 등이 있지만 비용 문제로 가장 위험한 방법으로 근로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작업 중 사망, 화상 및 감전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셈이죠.

"줄 하나에 목숨 걸었죠" 로프공

로프 하나에 의지해 높은 빌딩을 청소하는 이들. / seoul

말 그대로 줄 하나에 목숨을 거는 로프공들의 평균 노임은 하루 20~40만 원 사이입니다. 이들의 업무는 외벽 유리창 청소, 페인트 공, 코킹 등이 있습니다. 얼마 전 건물 외벽 작업을 하는 로봇이 등장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사람이 직접 청소하는 고층 건물, 전망대가 많습니다.

제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을 지키며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을 보기 드물다.

비교적 높은 급여로 학비를 벌기 위해 도전하는 대학생들도 있는데요. 실제로 건물 외벽 청소 일자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 역시 쉽게 고용되기 때문이죠. 게다가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구명줄, 관리감독자는 찾아볼 수 없는 '불법' 작업 현장들은 물론 생명 수당이 급여에 포함되어 있는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끊임없는 사고로 안전 문제가 항상 지적되는 작업 현장 중 하나입니다.

고소득 일용직, 소득세는 어떻게?

hani

하루 30~50만 원까지 벌어들이는 고소득 일용 근로자들의 소득세는 어떨까요? 보통 일용근로자의 소득세는 하루 단위로 일용 근로 소득에서 15만 원을 공제해 6%의 최저 세율이 적용됩니다. 세액이 결정되면 다시 55%를 세액 공제한 금액으로 세금이 결정되죠. 올해부터 일용직 세액 공제는 15만 원으로 상향 조정되었는데요. 일부는 연 소득 5000만 원이 넘는 일용근로자에겐 6~42%의 종합 소득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저소득 일용근로자와 함께 분리과세 혜택을 누리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죠.


실제로 같은 일용직 근로자여도 소득에 있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위험성, 전문 기술 경험 등이 반영된 결과인데요. 젊은 세대에서 쉽게 도전하지 않는 분야의 경우 기술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지만 전문 인력의 공급이 현저히 감소하면서 이들의 몸값이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무조건 연봉 5~6천? "절대 아니야"

높은 일당을 매일 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앞서 소개한 직종들은 유난히 건설 노무직, 생산직에서 자주 보입니다. 이런 직종의 공통점은 바로 날씨와 시기의 영향을 잘 받는다는 것인데요. 비수기, 성수기가 존재하며 일거리가 적을 때에는 수입이 거의 없을 때도 있습니다. 또, 불안정한 직업의 특성상 대출을 받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죠.

이탈리아에서 스케줄이 바쁜 배관공의 출장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다.

하지만 한 분야에서의 기술과 노하우를 제대로 배워둔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훨씬 높은 소득을 벌어들이기 쉽습니다. 방송 '비정상회담'에선 용접공의 연봉이 6,000만 원이며 1번의 출장에 70만 원 정도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습니다. 기술자들의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스웨덴, 호주 등에선 배관공, 보일러공 등의 근로 환경과 대우가 굉장히 좋은 편이죠.

일용직이지만 높은 소득을 벌어들이는 직종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열악한 근무 환경, 전문 인력 및 젊은 세대의 유입 부족이 눈에 띄었는데요. 다른 직종들에 비해 높은 일당이었지만 이들이 처한 위험에 비하면 오히려 부족한 보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용직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과 전문 인력 양성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