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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On the Road

byKT&G 상상마당 웹진

잉여들은 어떻게 걱정을 멈추고 땡전 한푼 없이 유럽을 평정했나. 

On the Road

"내가 땡전 한푼 없이 유럽에서 여행하는 방법을 찾았어!” 잉여 4인방의 리더인 호재의 계획인즉슨, 1.유럽 곳곳의 숙박업소 홍보영상을 찍어준다. 2.그 댓가로 숙식을 제공받는다.(어쩌면 돈도 번다) 3.땡전 한푼 없이 유럽에서 무한대로 여행이 가능하다. ‘무한도전’도 도전할 것 같지 않은 이 무모한 계획에, 1.같은 영화과를 다닌다. 2.학비를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으나 실패했다. 3.스스로를 잉여인간이라 부른다. ‘화성인 바이러스’도 탐낼 하비, 현학, 휘가 동참한다. 게다가 이 무모한 계획에 몇 가지 미션이 추가된다. 1.영국에서 비틀즈 뺨치는 밴드를 발굴해 뮤직비디오를 촬영한다. 2.이 모든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완성해 개봉한다. 도대체 어떤 잉여들이길래 이리 꿈도 야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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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 1. 호재(24). 대학에서 국제통상학을 전공하다 2년 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영화가 좋다는 이유로 예술영화관의 영사기사로 근무하다 영화과에 입학했다. 무모한 여행을 제안한 잉여 4인방의 리더이자 영화의 감독.

 

잉여 2. 하비(22). 특기는 가만히 누워있기, 누워서 밥 먹기, 누워서 컴퓨터 하기. 하지만 놀라운 표정연기와 독특한 의상을 선보이며 잉여 4인방이 만든 호스텔 홍보영상의 주연배우로 활약했다. 

 

잉여 3. 현학(20). 광고현장에서 조명을 처음 접하고 그것에 홀려 영화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유럽까지 조명장비를 가져가지 못한 터라 딱히 할 일이 없다. 자주 배가 고프다. 

 

잉여 4. 휘(20). 학비를 벌기 위해 고생하며 번 알바비를 날리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지만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반항 없이 유럽행 비행기에 동승했다. 홍보영상의 편집과 특수효과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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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하비, 현학, 휘는 “그러지 않으면 중간에 쉽게 포기할 것 같아” 학교까지 그만두고 단돈 80만원과 카메라 1대만 들고 무작정 비행기에 오른다.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잉여 4인방은 한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연락을 취했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다. 간혹 그들의 처지를 불쌍히 여겨 한끼 밥을 사주거나, 하룻밤 재워주는 민박집은 있었지만 홍보영상엔 관심이 없었다. 추위와 배고픔을 피해 남쪽인 이탈리아 로마까지 히치하이킹을 하며 해외 호스텔에 메일을 보내고, 기적적으로 한 호스텔의 홍보영상 작업을 맡는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옐로우 호스텔 홍보영상

잉여 4인방의 첫 홍보영상인 옐로우 호스텔은 거리에서 히치하이킹으로 생활한 그들이 호스텔에 입성한 순간의 환희를 코믹하게 옮긴 것이다. “별 거 아닌 변기에도 탄성을 지를 수 있었던 건 거리에서 생활하던 우리에게 호스텔의 모든 시설이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라니 눈물이 앞을 가릴 지경이다. 그렇게 첫 작업을 마친 잉여 4인방은 계획대로 숙박과 풀코스의 식사를 대접받는다. “이건 영화가 아니에요. 진짜예요. 우리는 돈이 없어요. 하지만 먹고 있어요.” 잉여 4인방의 무모해 보이던 계획은 ‘진짜’가 되는 걸 넘어 대히트를 친다. 첫 홍보영상으로 유럽 호스텔계의 슈퍼스타가 된 잉여 4인방에겐 새로운 작업(물론 풀코스 식사와 비데, 따뜻한 침대도 함께)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쌓여간다. 카메라는 터키의 이스탄불, 그들의 마지막 종착역인 영국의 런던까지 여정을 이어간다. 이제 잉여 4인방의 자체 미션이 남았다. 여행을 지속하기 위한 작업이 아닌, 그들이 진짜 하고 싶었던 뮤직비디오 촬영을 시작할 무렵 관계가 삐걱대기 시작한다. 리더인 호재가 평소에 좋아하던 아르코의 신보 발매 소식을 듣고 연락을 취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 과연 잉여들은 마지막 미션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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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스스로를 잉여라 부르는 이들이 1년에 걸쳐 기록한 생생한 여행담이자, 유쾌한 성장이야기다. 불투명한 미래와 걱정을 멈추고 길 위에 선 잉여들은 “우리가 그만두지 않고 계속 걸어갔다는 점”이 여정에서 가장 중요했노라고 말한다. 남의 차를 얻어 탄 히치하이킹도 결국 목적지는 같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예고편

글. 김수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