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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아베, 친서에 눈길도 안 주고 '韓 국제법 위반' 거론"

bySBS

SBS

"아베 신조 총리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면서 약 1년 만에 얼굴을 맞댄 이낙연 총리와 악수했다. 보도진이 퇴장하자 태도를 바꾼 아베 총리는 일본 기업에 징용 배상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판결에 대해 '국교 정상화의 기초가 된 '국제조약'(한일청구권협정)을 일방적으로 깬 것'이라고 엄중한 어조로 한국 측을 비판했다. (중략) 아베 총리는 받아든 친서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다시 징용 문제와 관련, '관계를 본격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제법 위반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25일 도쿄신문은 전날 일본 총리 관저에서 열린 이낙연 총리와 아베 총리 간 회담의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 총리가 청구권협정 준수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대화를 촉진하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한국 정부 관계자의 평가가 나왔지만 회담에 배석했던 오카다 나오키 일본 관방부 부장관은 회담 성과에 대해 "조금 (한일 간) 인식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일본 신문 매체들은 대체로 작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 배상 판결을 계기로 지난 1년간 악화일로로 치달아온 한일 관계의 개선 전망이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쪽에 무게 중심을 뒀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해법을 한국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재삼 천명하면서 공(볼)이 한국 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고, 한국 정부가 이런 일본 측 입장을 받아들여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관계 개선은 요원하다는 논조가 주를 이뤘습니다.


마이니치신문도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 친서가 든 봉투를 받고는 즉석에서 열어보지 않은 채 징용소송 문제에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습니다.


이 신문은 이번 회담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일본 측과 한일 양국이 다가서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어하는 한국 측 사이에 온도차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오카다 관방부 부장관은 전날 회담 후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일본 기자단의 요구에 따라 브리핑을 열어 "(한국대법원 판결은) 한일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부터 무너뜨린다. 한국은 국제조약을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고 했다는 아베 총리의 회담 중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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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아베 총리가 그간 반복해온 입장이지만 "한국이 국가 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일본 외무성이 회담 직후 공개했던 발언보다 한층 구체적이고 격한 표현이어서 이번 회담에 대한 양측간의 인식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마이니치는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징용문제를 둘러싼 대응을 총리 관저가 주도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 총리와 20분 남짓 진행한 회담에서 징용 판결에 따른 한국의 국제법 위반 문제를 두 차례나 거론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회담 중에 "(한국이) 국가와 국간 간 약속을 지킴으로써 일한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돌리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언급한 데 이어 회담 말미에도 "(한국) 대법원 판결은 국제법을 명확히 위반해 일한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부터 무너뜨린다. (한국이) 국제조약을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며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는 것입니다.


이 발언은 아베 총리가 국회 답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반복해온 표현으로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이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그간 되풀이 얘기했던 자신의 생각을 한국 정부에 거듭 확인해주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의 첫 번째 언급에 대한 답변으로만 "한국도 청구권협정을 존중하고 지켜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대응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회담 말미에 이 문제를 기습적으로 다시 거론함으로써 이 총리에게 대응 답변을 할 기회를 주지 않은 셈입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애초 한국 정부가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의식을 계기로 문 대통령의 방일을 환영한다는 아베 총리의 메시지를 받고 문 대통령의 방일을 검토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징용 문제 해결의 진전 가능성이 없어 이 총리 파견으로 낙착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사히는 일본 측은 징용 문제에 대한 대응을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지만 징용 판결이 양국의 경제, 안보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관계 개선을 진전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일본 정부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며 연내에 한일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도 "이번 회담 후에 한국 측이 어떤 대응을 할지가 (관건이다). 볼은 저쪽(한국)에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에게 전달된 문 대통령 친서에는 "가능하면 머잖은 시기에 둘이 만나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를 논의하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는 내달 예정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의 국제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요미우리는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이번 회담에선 징용 문제에 논의가 집중되면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한국이 종료하기로 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기성 기자(keatsl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