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학위 없는 내가 교수로 특채… 혹시 적폐일까봐 사표 낸다”

[트렌드]by 세계일보

진 교수, 21일 이어 22일 페북 글 “총장이 부도덕하다고 표창장이 진짜 둔갑하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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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양대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진중권(사진) 교수가 그 이유를 소상히 밝혔다.


진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전 장관 딸)표창장이 위조됐다는 판단을 내린 9월 초 ‘이제 학교에 남아 있을 수 없겠다’는 예감이 들었다”며 “그 후 벌어진 일은 결말까지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학교를 그만 둔 3가지 이유로 ▲(본인이)동양대에 학위도 없이 교수로 특채된 것 자체가 보기에 따라서는 적폐의 일부일지 모른다 ▲보수정권 시절 그것도 보수적인 지방에서 학교로 들어오는 압력이나 항의로부터 지켜주신 분(최성해 동양대 총장)께 진퇴에 관한 고언을 드리려면 최소한 직을 내놓고 하는 게 예의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학교와 총장에 대해 부당하게 잘못 알려진 부분을 해명하려면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등을 밝혔다.


결국 그의 사직서 제출은 교육부가 최근 최 총장의 5개 학력 중 3개가 허위라고 지적하고 동양대 학교법인 측에 총장 해임을 요구한 사안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2일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표창장이 위조됐다고 말하는 이들의 뒤를 캐서 부도덕한 인간으로 만들 건가”라고 물은 뒤 “총장이 부도덕하다고 표창장이 진짜로 둔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저쪽은 최성해 총장을 믿지 못할 사람으로 만들어 그의 발언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겠다는 속셈인 모양”이라며 “백번 양보해 총장이 거절 당한 청탁의 앙갚음을 하려 했거나 야당의 부추김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 가정하더라도, 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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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페이스북 갈무리.

진 교수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교수직에서 물러나는 계획과 함께 사직서 이미지를 첨부했는데, 이 사직서에 찍힌 날짜인 ‘9월10일’도 눈길을 끌었다. 최종 근무일은 12월31일로 기재됐지만, 사직서는 일찌감치 써놓았다는 얘기가 된다.


9월10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의 임명안을 재가한 다음 날이다. 같은 달 27일 진 교수는 한 특강에서 “조국 전 장관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건 명백하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진 교수는 사직서를 공개한 날 “내가 돈이 없지 ‘가오’(얼굴이란 뜻으로 체면이나 자존심을 일컫는 일본 말)가 없나. 이젠 자유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공지영 작가는 “명분도 없고, 정의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교훈도 없이!”라며 그를 비판했다.


이에 진 교수는 “누구나 제 삶의 서사를 갖고 있다. 그 서사가 깨지면 삶의 의미 자체가 사라진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제 삶의 서사가 깨지지 않게 배려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면서 “그런 사람의 선택도 남에게 모욕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응수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2019.12.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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