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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 ] 김셰프의 낭만식탁

허브와 와인 먹은 통삼겹살 구이… 육즙 ‘팡팡’

by세계일보

로스트 포크벨리


제자들과 독일 요리 올림픽 출전 은메달 수상

그곳서 먹은 통삼겹살 요리 크기와 맛에 반해

영감 얻어 레스토랑에 메뉴 넣어… 인기 만점

세계일보

통삼겸 포크벨리

4년마다 열리는 ‘IKA 독일 요리 올림픽’이 지난 2월 독일 스투트가르트에서 열렸다. 올림픽과 월드컵처럼 큰 요리대회 때에만 찾는 독일이지만 갈 때마다 현지에서 반드시 먹는 음식이 하나 있다. 바로 통삼겹 요리. 돼지고기를 사랑하는 우리 민족에게는 아주 익숙한 요리다. 독일에서는 작은 소시지나 옥수수 가루로 만든 폴렌타를 곁들여 먹는데, 다양한 허브가 뿌려진 통삼겹을 한입만 베어 물어도 육즙과 풍미에 반하게 된다. 오늘 도전할 요리는 독일 통삼겹 요리를 살린 로스트 포크벨리다.

김셰프의 독일 요리 올림픽 출전기

4년마다 열리는 요리 올림픽의 역사는 어느덧 100년을 넘었다. 4년 전인 2016년에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로 출전을 했고, 이번에는 내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주연’ 이름으로 지역단체전(Regional Team) 종목에 출전했다. 독일 올림픽은 크게 3종목으로 진행된다. 국가대표들이 출전하는 국가대항전이 있고 지역이나 레스토랑·팀의 이름으로 출전하는 케이터링 팀, 레지오날 팀 경기가 있다.


개인 이름으로 출전하는 개인전 경합도 치러진다. 레스토랑 직원들과 내가 가르치는 고등학교 제자들과 함께 1년 정도 준비해 이번 올림픽에 출전(사진)했는데, 종합 은메달을 받았고 26개의 지역 팀 중 11위라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대한민국의 역대 최고 성적이 8위인 점을 감안하면 단일 레스토랑으로서는 큰 성과라고 자부한다.

세계일보

대회를 마치면 독일의 마을들을 여행하며 레스토랑들 찾아다닌다. 독일 음식하면 보통 가정식으로 알고 있는 슈바인학센, 슈니첼, 스파겔 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실제 음식점에는 그런 요리들이 별로 없다. 구운 갈색송어요리, 감자 스프, 구운 통 삼겹살, 양 정강이살 요리 등 전형적인 유럽 요리들을 한데 모아놓은 메뉴들이 가장 많다. 인터넷 등으로 정보를 접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음식은 비빔밥, 신선로, 구절판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우리가 이런 음식을 평소에 잘 안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 한국인들이 즐기는 대표 음식이 김치찌게, 국밥, 떡볶이, 자장면, 짬뽕, 치킨 등인 것처럼 말이다.


2016년 방문한 독일 작은 마을의 레스토랑에는 인상적인 음식들이 많았다. 감자 스프는 신기한 맛이 났는데 내가 알던 부드러운 스프가 아니라 마치, 갱을 친 감자에 따뜻한 소금물을 푼 느낌이었다. 맛에도 놀랐지만 그 특유의 염도에 더 놀랐다. 못 먹을 짠맛은 아니지만 이래서 유럽 요리가 짜다고 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강렬한 짠맛이 혀끝을 지나갔다. 갈색 송어 구이는 한국에서 먹던 송어와 크게 다를 게 없었는데 주먹만 한 폴렌타 볼이 두덩이나 나와 하나를 먹기에도 버거웠다. 램 쉥크와 소시지들은 정말 맛있었다. 양질의 고기와 적당한 가격은 소비자로써 너무나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좋았던 요리는 작은 소시지들과 함께 나온 통삼겹살 요리였는데 폴렌타가 또 두덩어리가 나와서 엄청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통삼겹살 크기도 어른 팔뚝 만해 과연 이게 1인분이 맞을까 심히 고민을 해야만 했다.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은 다양한 다진 허브들이 뿌려져 깊은 미식의 세계를 선사했다. 유럽에서는 주로 베이컨처럼 삼겹살을 저장식품으로 만들어 먹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고정 관념은 독일 작은 마을에서 깨지게 되었다.

한국인 사랑하는 돼지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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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게타 형식의 통삼겹

2016년 독일 여행에서 영감을 얻어 귀국 후 바로 통삼겹 구이를 레스토랑 메뉴에 넣었다. 약 350g 정도의 고기를 주물팬에 올려 테이블에 올리는데 지금도 인기가 매우 높은 메뉴다. 돼지고기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육류다. 물론 국내 소비량과 도축량은 닭고기를 따라가지 못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쉽게 접하고 다양한 레시피를 보유한 대표적인 식자재라고 말할 수 있다.


돼지의 종류는 크게 요크셔, 버크셔, 듀록, 랜드레이스, 이베리코 등이 있다. 우리가 먹는 국산 돼지고기는 YLD 이라는 삼원 교배종으로 요크서, 랜드레이스, 듀록을 섞은 종자다. 요크셔는 1860년경 영국 요크셔주에서 흰색 재래종에 버크셔종·에스파냐종·중국종·네오폴리탄종 등을 교배해 만든 품종이다. 랜드레이스는 덴마크의 재래종에 영국의 라지화트종을 교잡시켜 개량한 가공용 대형 돼지다. 붉은 빛과 붉은 육색을 띤 듀록은 미국 동부가 원산지다. 성질이 온순하고 체질이 강해 사육하기가 쉬워 1대 잡종이나 3원 교잡종 돼지 생산을 위한 돼지로 널리 이용된다.


식감과 맛이 뛰어난 국산 토종 돼지는 복원과 양돈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교배종 보다 더딘 성장 속도와 크기, 낮은 번식력 때문에 아직까지 우리들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에는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지례 흑돼지와 제주 흑돼지가 있다.

로스트 포크벨리 만들기

재료

통삼겹 500g, 소금 1작은술, 설탕 some, 건조 허브(바질, 타임, 로즈마리) 10g, 화이트와인 50ml, 양파 반개, 마늘 2톨


만드는법

1. 통삼겹은 소금과 설탕을 뿌려 주고 다진 건조 허브를 골고루 뿌려 마리네이드 한다.
2. 오븐팬 바닥에 슬라이스한 양파와 마늘을 넣고 화이트 와인을 부어준다.
3. 오븐팬에 삼겹살 껍질을 위로 해서 올려준 후 예열된 오븐 200도씨 에서 30분 120도에서 1시간 조리한다.


오스테리아 주연·트라토리아 오늘 김동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