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철수' 우한 한인회장 "국가를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이슈]by 연합뉴스

"우한 밖 봉쇄지역서 오는 교민들 길 터주기, 한 편의 드라마"

현지 남은 교민들에 대한 관심·지원도 호소

연합뉴스

최덕기 중국 후베이성 한인회장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최덕기 중국 후베이성 한인회장은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700명가량의 교민이 안전한 고국 땅으로 돌아와 다행이라면서도 아직도 100명 이상의 우리 교민과 가족들이 우한과 후베이성의 봉쇄 지역에 남은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2020.2.1 [최덕기 회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ha@yna.co.kr (끝)

"교민 철수에 애를 써 주신 분들을 보면서 국가를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두 차례 정부 전세기 투입을 통해 우한(武漢)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 중인 중국 후베이성 일대의 교민 700여명이 안전하게 철수한 가운데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체류 중인 최 회장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 외교관들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 우한에 남아 다른 국민들의 이동을 도운 교민들 등 많은 이의 헌신이 없었다면 전례 없는 700여명의 긴급 철수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700명가량의 교민이 안전한 고국 땅으로 돌아와 다행이라면서도 아직도 100명 이상의 우리 교민과 가족들이 우한과 후베이성의 봉쇄 지역에 남은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다음은 최 회장과 일문일답.

-- 1∼2차 전세기 운영을 통해 700명 가까운 교민이 고국 땅을 밟았다.


▲ 국가에서 전세기까지 동원해 국민들을 무사하고 안전하게 데려온 것 자체가 굉장히 가슴 뿌듯하고 감사하다. 이 일에 임한 모든 기관에 계신 분들, 현지 총영사관 직원들이 너무 성실히 잘 해주셨다. 특히 교민 보호 담당 영사의 부인은 자기 일이 아닌데도 교민 철수 때 공항까지 남편과 함께 나가 교민들에게 간식과 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저희 가슴이 뭉클했다. 우한에 남기로 한 교민들도 숨은 공로자들이다. 일부 교민들은 직접 차를 끌고 다니시면서 철수 교민들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온 시내를 다니면서 차단 현황을 직접 파악하고 다녔다. 한인회 사무국장도 혼자 현지에 남아 며칠간 거의 잠을 못 자고 영사관을 도와 교민 안내 업무를 수행했다. 이번에 비행기 타고 온 분들이 적어도 이런 분들의 숨은 노력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그분들을 통해서 국가를 느꼈다. 한 편의 감동이었다.


-- 철수 교민에 대한 국내 여론도 우호적으로 변한 듯하다.


▲ 처음에 복지부 차관이 봉변을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처참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어제 교민들이 들어갔을 때 반응을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선진국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한에서 온 사람을 병균처럼 취급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대체로 건강한 분들이다. 특히 전세기로 온 교민들은 이중삼중의 철저한 검역을 거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격리 상태로 2주를 보낸다.


-- 우한 바깥의 다른 봉쇄된 후베이성 지역의 교민들이 공항까지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안다.


▲ 우한 외곽 지역 길목 곳곳에 지역 주민들이 자경단이라는 걸 만들어 길을 통제하고 사람들을 막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한 외 다른 도시의 교민들이 우한으로 올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인터넷 단체 대화방을 통해 어느 곳에서 길이 막혔는지를 공유하면서, 영사관에 도움을 청했다. 영사관은 해당 지역 정부 외사판공실을 통해 현지 공안이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긴급히 요청했다. 이렇게 길을 뚫은 사례가 20곳이 넘는다. 비행기야 떠서 오면 되지만 막힌 땅 길을 여는 것이 어려웠다. 영사관 측에서 잘 해결을 해줬다.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 많은 교민이 철수했지만, 우한에 남은 교민들 현황은 어떤가.


▲ 722명이 신청해 700명가량이 돌아왔다. 세 분 정도는 탑승을 원했지만 이동할 길이 없어서 스스로 포기하셨다. 나머지는 대부분 처음에 탑승하려고 신청했다가 나중에 개인 판단으로 취소한 경우들이다. 전수조사해본 결과 현재 후베이성 내 체류 인원은 총 125명이다. 앞으로 파악되는 데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중 5세 미만 영유아가 15명, 어린이가 9명, 임신부가 2명이다. 애로사항을 물어보니 부족한 물품이 많다고 한다. 어린이용을 포함한 마스크, 비상약, 체온계, 소독제, 손 세정제, 엽산 등 임신부 보조제, 분유 등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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