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다 진한 나눔 브라질을 붉게 물들이다

[라이프]by 베네핏

사람이 많은 신촌이나, 대학로를 걷다 보면 헌혈을 장려하는 캠페인이나 이를 권장하는 봉사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의 경우 헌혈을 하면 주는 영화 상품권을 이용해 영화를 보는 경우도 있는데, 그 때문인지 ‘피를 팔아 문화생활을 한다’는 자조 섞인 농담도 들린다. WHO(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는 국가별로 인구의 5% 정도가 정기적으로 헌혈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거나 대체할 물질이 존재하지 않아서 최소한의 대비책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역사상 모든 대회에 출전하는 등 뜨거운 축구 열기를 자랑하는 브라질은 그 열기가 무색하게도 WHO 권장 헌혈률에 절반도 안되는 1.8%의 헌혈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문제는 그만큼의 해결책을 만들어낸다고 했던가. 브라질에서는 헌혈에 대한 시민들의 차가운 관심을 녹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물보다 진한 나눔 브라질을 붉게 물들

설마 그가 헌혈을 권장했던 걸까.

하지만 많은 문제는 그만큼의 해결책을 만들어낸다고 했던가. 브라질에서는 헌혈에 대한 시민들의 차가운 관심을 녹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구단을 향한 사랑이 뜨거운 나눔으로 물들다

‘브라질에서 성공하려면, 축구를 하거나 마약을 파는 수밖에 없다’는 말은 브라질 국민이 얼마나 축구를 사랑하는지 알려준다. 창립된 지 100년이 훌쩍 넘은 축구 구단인 EC Vitoria(Esporte Clube Vitoria)는 ‘Red and Black’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름에 걸맞게 선수들은 검은색과 붉은색 스트라이프 무늬의 유니폼을 걸치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물보다 진한 나눔 브라질을 붉게 물들

기존의 검은색 & 붉은색 스트라이프 무늬 유니폼

그런 EC Vitoria가 헌혈률을 높이기 위해 유니폼에서 붉은색을 ‘잠시’ 지웠다. 기존의 검은색과 붉은색 스트라이프 무늬에서 붉은색을 흰색으로 바꾸고, 일정한 헌혈량을 목표로 설정하여 이 목표치가 달성될 때마다 줄무늬 한 칸의 흰색을 붉은색으로 다시 물들이는 캠페인을 기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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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기간 중 아래부터 유니폼이 붉은색으로 채워지고 있다.

'My Blood is Red and Black'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캠페인은 열정적인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EC Vitoria의 선수들은 2달 만에 원래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적극적인 구단의 홍보와 사람들의 참여는 캠페인 동안 헌혈률을 무려 46%나 증가시켰고, 캠페인이 종료된 이후에도 팬들은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당신도 누군가를 채워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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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헌혈 기부 공익단체 Fundacao Pro-sangue는 이색 캠페인을 진행했다. 상파울루 시내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에 일종의 포스터를 붙인 것이다. 다만 이 포스터에 특이한 점이 있다면, 헌혈하는 사람의 팔 사진이 있고,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다.


‘The Blood Charger Poster’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캠페인은 누구나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 영감을 얻었다. 우리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없을 때, 충전할 방법을 찾기 위해 인근 상점에 방문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충전기가 있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헌혈도 마찬가지다. 피가 부족한 사람들도 이를 채울 방법을 찾기 위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물보다 진한 나눔 브라질을 붉게 물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포스터는 브라질 전역에서 볼 수 있게 됐다. ‘당신이 원한다면 이곳에서 충전하라. 다만 그 호의를 돌려주길 바란다. 우리에겐 헌혈이 필요하다’라는 포스터의 문구는 사람들을 움직였고, 헌혈률은 3배가량 상승했다.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우리나라의 헌혈률은 2007년 4.3%에서 2013년 5.8%까지 상승했지만, 혈장 성분은 여전히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헌혈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건 당신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이번 주말엔 헌혈을 권장하는 봉사자의 미소에 화답해주는 것은 어떨까. 나의 피를 나누어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이 행위가 언젠가 나와 내 가족을 살릴지 모를 일이니 말이다. 


Images courtesy of EC Vitória, The Blood Charger Poster

photo(cc) via Gabriel Bitar / flickr.com


에디터 김재만

2015.10.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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