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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그냥 세워만 뒀는데
깨끗한 물이 만들어진다고?

by베네핏

우리에게 물이 없다면 어떠할까? 물이 없는 하루를 상상하면 ‘막막함’이라는 세 글자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제대로 씻지도 못 하고 용변 처리도 못 하며 갈증을 해소할 수도 없을 테니 말이다. 막막하다 못해 불편함을 초래할 게 상상만으로도 눈에 훤히 보인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 7컵을 마시지 못 하며 지낸다. 또한, 물 부족으로 90초 마다 한 명의 아이가 죽고, 매일 10,000여 명의 사람들이 탈수와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에 이른다.

 

그동안 많은 기업과 NGO 단체들은 이런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수없이 해왔다. 국제구호단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물 부족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와 더불어 물 부족 국가에 우물과 펌프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뿌리 깊은 물 부족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개발도상국의 작은 마을에서 이런 시설을 유지하는 데는 큰 비용이 들고 기술을 아는 전문가가 없어 고장이 나면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물 부족 문제를 위한 지속가능한 해결책은 없는 걸까?

그냥 세워만 뒀는데 깨끗한 물이 만들

최근 VICI-Labs는 미국 UC 버클리(UC Berkeley)와 국립평화봉사단(National Peace Corps Association)과 공동으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장치를 고안해냈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Indiegogo)에 공개된 이 기구의 이름은 ‘워터시어(WaterSeer)’. 워터 시어는 풍력발전기처럼 생겨서 자연 속 바람을 이용해 깨끗한 물을 만들어서 모아주는 기구다.

 

워터시어의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워터시어는 터빈, 챔버, 저수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장치는 약 2m 깊이의 땅속에 설치돼 챔버가 흙 속에 묻혀야 한다. 반면에 땅 위로 솟아 있는 터빈은 바람에 의해 돌아가는데 이 회전력으로 자연 공기를 땅속 챔버로 보낸다. 이때 챔버로 들어간 공기는 장치 내 설치된 필터로 곤층이나 쓰레기를 걸러낸다. 이렇게 외부에서 흡입되어 챔버로 들어간 따뜻한 공기는 땅속에서 냉각된 챔버 내부에서 응축하면서 물방울로 상태 변화한다. 챔버에 맺힌 물방울은 저수조에 모이게 되는데 저수통에 모인 물은 펌프를 통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그냥 세워만 뒀는데 깨끗한 물이 만들

이처럼 작동법이 간단한 데 비해 워터시어의 성능은 여러모로 뛰어나다. 100% 바람에 의해서 작동하는 워터시어는 정수를 위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인체에 해롭지 않고 친환경적이면서 가격도 저렴하다. 워터시어 장치 하나는 134달러로 추가 유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워터시어를 24시간 설치해놓아도 별도의 동력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워터시어 프로토타입은 샌프란시스코 현장 테스트에서 하루에 11갤런(약 41ℓ) 물을 모았다. 추출되는 물의 양은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데 목표량을 조금씩 늘려나갈 예정이다. 현재 VICI-Labs는 실용화를 위한 최종 시험 중에 있고 내년에는 최종적으로 워터시어를 완성할 것이다.

그냥 세워만 뒀는데 깨끗한 물이 만들

워터시어는 크라우드펀딩 종료를 20여 일 정도 남겨 놓고 목표액의 200%를 훌쩍 넘겼다. 이는 분명 좋은 소식이다. VICI-Labs는 NGO 단체들과 함께 개발도상국에 보급하기위해 비영리사업으로 워터시어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워터시어가 보급할 깨끗한 물은 많은 이들의 생명이고 시간이 될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많은 아이들과 여성들은 오염된 물을 길어 오기 위해 하루에 6시간을 걷는 대신에 자신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며 직접 변화를 일궈나갈 수 있다.

 

워터시어가 가려는 길은 빠르게 발전하는 요즘 시대에 기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기술은 겉으로만 그럴듯하게 일회성으로 반짝하는 데 그치기보다 기술이 쓰이게 될 사회와 사회 구성원들을 향해서 지속 가능해야 한다고 말이다. 처음 그 마음가짐대로 워터시어가 인간을 향한 기술로 거듭나길 응원을 보낸다.

 

Photo CC via DFID/ flickr.com
Images courtesy of WaterSeer

 

에디터 이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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