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라이프 ]

“입술을 부풀려라”...
입술 부항기에 캡사이신 립스틱까지

by조선일보

앵두 같은 입술은 옛말, 요즘엔 도톰한 입술이 미인

송혜교 입술처럼… 필러 시술, 입술 부항기, 캡사이신 립스틱 등 인기

조선일보

배우 송혜교는 ‘입술 미인’의 대명사로 꼽힌다. 그의 입술은 지난해 한국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입술로 선정되기도 했다./tvN ‘남자친구’ 캡처

"이 립스틱 바른 모델 사진을 봤는데요, 대표님이 더 잘 어울릴 거 같아서 하나 샀어요." 지난 6일 방송된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박보검이 송혜교에게 립스틱을 건네며 로맨스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다. 웬 PPL인가 싶지만, 송혜교의 도톰한 입술을 보면 수긍이 간다. 실제로 송혜교는 지난해 한국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입술을 가진 배우로 뽑힌 바 있다.


미인의 대명사였던 ‘앵두 같은 입술’은 이제 옛말이 됐다. 요즘엔 입술이 크고 도톰해야 미인 소리를 듣는다.


◇ 입술이 인상을 좌우한다? 입술 성형 늘어


‘입술 미인’으로는 미국의 모델 겸 방송인 카일리 제너도 빼놓을 수 없다. 할리우드 셀러브리티 집안인 카다시안 가의 막내딸인 그는 얇은 입술을 도톰하게 만드는 시술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립스틱을 출시해 1분 만에 1만5000개 완판시키며 자산 규모 9억 달러(약 1조102억원)의 부자가 됐으며, 지난 8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로 뽑혔다. 그야말로 ‘입술 부자’다.


이런 분위기 탓일까? 입술 성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0년에서 2016년 사이 입술 확대술이 50% 증가했으며, 영국에선 2016년 가장 인기 있는 비수술 성형으로 입술 시술이 꼽혔다. 국내에서도 최근 3~4년 사이 입술 성형을 받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입술 성형은 대개 입술에 필러를 주입해 도톰하게 부풀리거나 입꼬리를 올려주는 시술로 이뤄지는데, 비외과적인 데다 시술 시간도 5분 정도로 짧아 인기가 높다.

조선일보

다소 평범한 인상이었던 카일리 제너는 입술을 도톰하게 바꾼 후 뷰티 아이콘이 됐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화장품을 출시해 21살의 나이에 최연소 억만장자가 됐다./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예전엔 입술이 크고 두꺼우면 성적이거나 천박한 이미지를 떠올렸지만, 요즘엔 생기있고 활동적이라고 여긴다. 송혜교, 신민아, 수지 등 미인이라 불리는 여자 연예인들을 봐도 하나 같이 크고 도톰한 입술을 가졌다.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문화도 입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 미국 성형외과학회는 미국의 입술 확대 수술 증가의 이유로 ‘셀피’를 들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입술 관련 게시물은 31만 개, #입술필러는 1만4000개가 넘는다. 대부분 도톰한 입술을 강조한 사진이나 화장법을 공유한 게시물이다.


홍기석 올레 성형외과 원장은 "나이가 들면 입술이 얇아지고 입꼬리가 쳐진다. 그래서 과거엔 중년 여성의 리프팅 수술로 입술 확대술이 선호됐다. 하지만 최근엔 도톰한 입술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입술 시술이 퍼지고 있다. 간단히 효과를 볼 수 있는 필러가 개발된 것도 접근성이 높아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요즘 선호하는 입술은 어떤 모양일까?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윗입술보다 아랫입술이 좀 더 두껍고, 흑인처럼 살짝 뒤집어진 모양이다. 아랫입술 중앙을 기준으로 양쪽에 작은 앵두를 품은 형태에, 입꼬리는 살짝 올라간 형태가 선호된다고. 한 번 시술하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모양이 유지된다.


◇ 입술 부풀려주는 립스틱 매출 20% 늘어


화장품 업계에선 도톰한 입술을 연출해 주는 립 플럼퍼(Lip Plumper)가 인기다. 올리브영은 입술을 부풀리는 기능이 있는 제품의 11월 매출이 전월보다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추, 생강, 고추냉이 등에서 추출한 성분이 든 립스틱과 틴트로, 바르면 일시적으로 입술의 주름이 펴지고 탱탱하게 부풀어 오르는 효과를 준다. 단, 성분으로 인해 맵거나 알싸한 기분이 들 수 있어 피부가 예민한 이들은 주의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입술을 부풀리는 기구도 있다. 부항기처럼 생긴 플라스틱 기구를 입술에 대고 몇 초간 흡입해 입술을 일시적으로 부풀리는 원리다. 가격은 1만 원대로, 시술을 꺼리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다. 이밖에도 입술 주름을 도톰하게 메워 주는 프라이머와 각질 없이 촉촉한 입술을 만들어주는 입술 전용 마스크팩 등 다양한 입술 미용 제품이 출시됐다.


이쯤 되면 빵빵한 입술을 만들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입술은 크기와 두께보다 얼굴과의 비율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표정을 짓느냐에 따라 입술 모양도 달라지는데, 평소 웃음이 많은 사람은 입을 다물고 있어도 웃는 인상이 나온다. 영화배우이자 자선사업가로 살다 간 만인의 여인 오드리 헵번이 유언으로 남긴 첫마디도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다면, 친절한 말을 하라"였다.

[김은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