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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지난 여름 사상 최악 온난화 경험한 영국…'수소'에서 대안 찾나

by중앙일보

중앙일보

폭염이 이어지던 2019년 유럽 [로이터=연합뉴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880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지난 2019년이 세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더운 해였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실제 이상 기온의 징후는 최근 더 도드라지고 있다. 영화 ‘겨울왕국’의 배경으로 알려진 노르웨이에서는 한겨울이어야 할 1월, 영상의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은 예년 1월 평균보다 25℃나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에는 세계 곳곳에서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졌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고, 영국도 최고기온 신기록(38.7도)을 세웠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앞두고 이젠 기후 위기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수십년동안 인류는 이 행성(지구)과 전쟁을 해왔고, 이제 이 행성이 반격하고 있다”며 탄소배출 억제를 위한 주요 경제국들의 노력이 완전히 불충분했음을 비난했다.


이 가운데 영국은 해법 모색의 일환으로 2050년까지 탄소의 순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겠다고 ‘탄소 중립’을 공식 선언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2035년까지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대체하고 저탄소 발전 비중을 4배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다. 탄소 중립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탄소의 배출량만큼 신재생 에너지 발전 등을 통해 이를 상쇄해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제로 탄소' 꿈에 한발 다가설까

영국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대안 중 하나로 택한 게 바로 ‘수소’다. BBC는 현재 쓰이고 있는 천연가스에 최대 20%의 수소를 혼합해 사용하는 실험이 최근 영국의 킬 대학에서 이뤄졌다고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수소의 경우 이산화탄소 발생을 ‘0’으로 만들 수 있어 미래의 대체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실험팀은 천연가스 파이프에 수소를 20%까지 넣어 대학 내 시설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20%인 이유는 금속을 깨뜨릴 수 있는 수소의 성질상, 파이프가 손상되지 않는 정도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BBC에 따르면, 대학 내 식당의 직원들은 20%의 수소를 넣은 가스를 사용해 요리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난방에도 적용된다. 일부 업체들은 이미 100% 수소를 사용하는 시제품(prototype) 보일러를 선보였다고 BBC는 전했다. 우스터 보시(Worcester Bosch)는 천연가스 보일러지만 원하면 수소 보일러로 바꿀 수 있는(hydrogen-ready) 보일러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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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 백수읍 영광풍력 발전단지의 풍력발전기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가스 유통 회사인 카덴트(Cadent)는 BBC에 “수소가 20% 혼합된 가스가 영국 전역으로 확대된다면, 60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50만대의 자동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과 같은 양이다. 게다가 이 실험에 쓰인 수소는 풍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한 ‘무공해 수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종희 KIST 청정신기술연구소장은 "그동안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천연가스에 수소를 넣는 실험들은 있었다"며 "아직 본격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런 방식의 시도 자체는 10년 정도 계속됐었다"고 설명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